'상생상회'에서 잃어버린 입맛 찾았어요!

시민기자 박혜진

발행일 2021.06.29. 10:50

수정일 2021.06.30. 10:53

조회 1,444

무더위로 진이 빠지는 여름이다. 부채를 흔들어 봐도 역부족이다. 입맛도 영 떨어졌다. 매 끼니를 챙기는 데 상상력이 필요하다 느끼는 요즘이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의 ‘상생상회’에 들러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보기로 했다.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을 돕고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상생상회에는 전국 8도의 먹거리가 다 모여 있다.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지역 특산물들이 입점돼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다. 

2018년 문을 연 상생상회는 작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시 방역시책에 따라 상당한 기간 문을 닫아야 했다. 지금은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정기 휴무일을 빼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을 돕고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상생상회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을 돕고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상생상회 ⓒ박혜진
상생상회에서는 전국 180개 지역에서 생산한 농특산물과 가공식품 3,470개를 판매한다.
상생상회에서는 전국 180개 지역에서 생산한 농특산물과 가공식품 3,470개를 판매한다. ⓒ박혜진

토요일 오전 찾은 매장에는 대여섯 명의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진열대를 둘러보고 있었다. 입구에는 코로나19 방역 점검대가 설치돼 있다. 열 체크와 손 소독, QR코드 스캔을 마쳐야만 입장할 수 있다.

매장 내에서 무료로 사용 가능한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반려동물 간식 코너가 눈에 띄었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펫코노미’가 성장세라고 한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펫푸드는 포장도 세련됐다. 제주 서귀포산 육포 제품 패키지에 귀여운 한라산 그림이 들어있어 선물용으로도 좋아 보였다.

이 밖에 양념류, 주잡곡·우리밀 가공식품, 건나물, 청정숲 먹거리, 간식, 농축액·잼·꿀, 지역의 차/술 등 다채로운 코너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지역의 대표 농특산물을 나타낸 인포그래픽도 발견했다. 여행 갔던 추억과 함께 먹거리를 구경하는 재미가 남달랐다.
매장 내에서 다회용 장바구니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매장 내에서 다회용 장바구니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박혜진
지역 특산물 펫푸드가 진열돼 있다
지역 특산물 펫푸드가 진열돼 있다 ⓒ박혜진
전국 특산물을 나타낸 인포그래픽
전국 특산물을 나타낸 인포그래픽 ⓒ박혜진

정말 별별 상품이 다 있었다. 국내산 청양고추로 만든 ‘뿌청’은 청양고추를 후추나 소금처럼 뿌려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평소 ‘라면에는 청양고추’라는 지론을 갖고 있던 터라 무척 반가웠다. 양념통 하나만 들고 가면 캠핑장에서도 칼칼한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각종 전통주가 모인 진열대와 간식 코너를 보면서는 ‘심쿵’ 했다. 거의 반사적으로 ‘무농약 감귤칩’ 봉지를 집어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선반을 가득 채운 술은 와인과 막걸리, 소주, 과실주 등 종류가 다양하다. 군침이 돌게 하는 주전부리와 아이스크림도 걸음을 붙들었다. 국내산 과일로 만든 소르베 아이스크림을 5개 이상 구매하면 보냉백을 주는 이벤트도 열리고 있었다.

장을 보다 보니 냉장고에 방치된 냉동 새우가 떠올랐다. 곡류 가공품 코너에서 발견한 현미 파스타면에 아스파라거스, 새우를 넣고 파스타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마실 음료로는 변산반도에서 생산된 오디주스를 골랐다. 훌륭한 점심 식사가 되겠다는 예감에 설렜다. 
국산 청양고추를 분말이나 큐브 형태로 가공해 만든 제품들
국산 청양고추를 분말이나 큐브 형태로 가공해 만든 제품들 ⓒ박혜진
간식(왼쪽) 코너와 술 코너
간식(왼쪽) 코너와 술 코너 ⓒ박혜진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박혜진
아이스크림 코너에서는 보냉백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아이스크림 코너에서는 보냉백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박혜진
점심 메뉴로 필요한 재료들을 골랐다
점심 메뉴로 필요한 재료들을 골랐다 ⓒ박혜진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면 ‘서로맛남’ 행사를 눈여겨보자. 매달 상생상회에서 판매하는 식재료와 제철 식재료를 주제로 요리 수업이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추가하면 따로 챙기지 않아도 행사 소식을 알려준다. 

‘서로 만나는 장소’, ‘물건을 사고파는 상점’, ‘본래 수준보다 더 위로 향상된다’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상생상회는 여러 지역의 이야기를 골고루 전하는 전시, 발간 사업도 하고 있다. 올해 봄 상생상회 지하 1층 지역 자원 홍보관에서 열린 ‘지역 문화의 보물섬, 지역 서점’ 전시는 전국에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동네 책방을 한곳에 모아 소개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치된 계간 잡지 ‘상생통신’은 지역상생의 의미를 다룬 대담, 리포트, 생산자 소식 등을 담고 있다.
집에 와서 아스파라거스와 새우를 넣은 현미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집에 와서 아스파라거스와 새우를 넣은 현미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박혜진
상생상회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추가하면 서로맛남 라이브 소식을 알려준다 ⓒ상생상회
상생상회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추가하면 서로맛남 라이브 소식을 알려준다 ⓒ상생상회
매장에서 배포하는 상생통신은 생산자 소식 등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장에서 배포하는 상생통신은 생산자 소식 등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마스크 코너를 구경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 고삐를 늦출 때가 아니다. 매번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버리는 것이 아까웠는데 이날 구입한 풍기인견 마스크는 세탁이 가능해 실용적일 것 같았다. 제주도에 군락지가 있는 ‘동백꽃’ 문양이 들어간 마스크 스트랩도 마음에 들었다. 하와이안 셔츠처럼 여름 분위기가 물씬 나는 아이템이다.

상품을 구입할 때 적립되는 포인트는 5천 점 이상부터 적립액에 상당하는 가격의 상품으로 교환을 받을 수 있다. 적립률은 구매금액의 3%, 제로페이 사용 시 6%다. 단, 포인트는 적립일로부터 1년 안에 쓰지 않으면 소멸된다.
풍기인견으로 제작해 여러 번 쓸 수 있는 마스크와 스트랩을 구매했다
풍기인견으로 제작해 여러 번 쓸 수 있는 마스크와 스트랩을 구매했다 ⓒ박혜진
구매금액의 3%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구매금액의 3%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박혜진

오로지 국내산 농수특산물과 가공식품만 3천여 개다. 근거리에서 생산한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푸드 마일리지를 줄일 수 있다. 상품 자체의 경쟁력도 뒤지지 않는다. 

계산을 도와준 상생상회 관계자는 “작년에는 어쩔 수 없이 180일에서 200일가량 휴점했지만 코로나19 이전에는 외국인 손님이 정말 많았다”라며 “아무래도 주변에서 잘 팔지 않는 것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언제라도 상생상회를 둘러보라. 건강과 환경, 지역을 살리면서 다양한 구경거리를 얻는 재미까지 챙길 수 있다. 
상생상회 매장 내부 전경
상생상회 매장 내부 전경 ⓒ박혜진

■ 상생상회

○ 위치 : 서울 종로구 율곡로 39 안국빌딩 신관 1층, 지하 1층
○ 운영시간 : 11:00~20:00 
○ 휴무일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정기휴무
○ 홈페이지 : https://sangsaeng.seoul.go.kr
○ 문의 : 02-738-1010

시민기자 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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