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지혜를 한눈에! ‘한국가구박물관’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1.06.23. 10:11

수정일 2021.06.23. 18:36

조회 1,911

‘한국가구박물관’ 입구 ⓒ김미선
‘한국가구박물관’ 입구 ⓒ김미선

성북동에는 박물관이지만, 가이드 투어할 때만 문이 열리는 곳이 있다. 한국가구박물관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지만, 한 번쯤은 방문해보면 좋을 듯하여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변호사인 고 이태영 박사님의 막내딸인 정 관장이 1960년대부터 허물어지는 한옥에서 버려지는 가구들을 하나 둘 모으고,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강제로 해체된 창경궁의 고재들까지 모아 한곳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가이드 투어 도슨트 대기실 ⓒ김미선
가이드 투어 도슨트 대기실 ⓒ김미선
사전예약으로 가이드 투어 시간에만 문이 열린다. ⓒ김미선
사전예약으로 가이드 투어 시간에만 문이 열린다. ⓒ김미선

한국가구박물관은 2,000여 평의 땅에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한옥 10채를 15년에 걸쳐 지금의 모습으로 조성하였다. 한옥은 못을 쓰지 않고 조립하는 구조로 기왓장 하나에도 번호를 매겨서 옮겼다고 한다. 목가구를 보는 순간 한 개인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확인했다. 조선시대 건축과 조경을 보고, 집 안으로 들어가 실내장식으로 손색이 없는 가구들의 배치를 확인하면서 조상의 지혜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창경궁 전각을 되살려 지은 궁채 ⓒ김미선
창경궁 전각을 되살려 지은 궁채 ⓒ김미선

이곳은 국내외 귀빈들을 모시는 환영 모임을 가졌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모 예능 프로그램 촬영 장소이기도 했던 곳이다. 사진촬영은 박물관 관람 시 도슨트가 지정한 장소에서만 가능했다. 가구박물관이지만, 가구 사진은 한 장도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러나 가구의 소중함을 알기에 지켜야 하는 약속이라고 생각했다.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불로문 뒤로 보이는 회랑채 ⓒ김미선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불로문 뒤로 보이는 회랑채 ⓒ김미선

대문이 열리는 대문채도 한 채의 한옥이다. 대문채 옆에는 일하던 사람이 기거하던 행랑채가 있다. 창경궁 전각을 되살려 지은 궁채, 한옥과 한옥을 연결하는 긴 복도 회랑채, 궁에서만 볼 수 있었던 회랑은 밖에서 보이는 모습보다 회랑을 걸으면서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이 더 아름답다.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불로문을 지나면 부엌채가 보이고, 사랑채와 안채에 앉아 창밖 풍경과 마주하는 순간 한 폭의 그림이 눈앞에 펼쳐진다. 전통 한옥 10채는 원래의 위치가 그곳에 자리했던 것 같아 보였다.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담 너머 보이는 성북동 풍경 ⓒ김미선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담 너머 보이는 성북동 풍경 ⓒ김미선

계단으로 내려가면 조선시대 선조들의 아름다운 취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고가구들이 즐비하다. 곳곳에 창을 만들어 지하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가구가 있는 전시공간은 조금 전까지 누군가 앉아 있었던 것처럼 오픈 전시로 운영되고 있었다. 목감나무, 은행나무, 대나무, 소나무, 종이로 만든 가구, 소반, 책함 등을 지역별로 분류하여 섹션별로 전시했다. 목가구 550여 점이 상설전시되어 있고, 나머지는 수장고에 보관했다가 특별 전시에서만 공개한다. 가이드 투어 동안에 관람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고가구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성북02번 마을버스를 타고 한국가구박물관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개인 차량을 이용한다면 관람 동안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가이드 투어 예약을 해야만 관람이 가능한 곳으로 한 그룹 당 10명 이내로 한 시간 동안 투어를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축소 관람 예약을 받고 있으며, 한 사람당 최대 4인까지 예약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2만 원으로 초·중·고등학생, 장애인, 성북구민은 할인 적용된다. 매주 일요일, 월요일, 국공휴일은 휴관이다. 한국어 해설은 하루 4회, 영어 해설은 하루 2회로 운영된다. 탐방 시간은 1시간이지만, 해설을 듣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아름다운 한옥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 ⓒ김미선
아름다운 한옥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 ⓒ김미선

한 시간 단위의 그룹 탐방이 마무리되면 넓은 마당은 다시 비질을 하고, 다음 손님을 맞이한다. 선조들의 지혜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공감하는 발견의 연속이었다. 우리 조상의 얼과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외국인은 물론이고, 한국인들도 감탄할 만한 장소였다.

■ 한국가구박물관

○ 위치 :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121
○ 운영시간 : 11:00 ~ 19:00 (사전예약제로 운영)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일요일, 공휴일
○ 입장료 : 20,000원
홈페이지
○ 문의 : 02-745-0181

시민기자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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