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세요

발행일 2021.06.04. 13:00

수정일 2023.03.10. 17:51

머리로는 어렴풋이 기억하지만, 다시 볼 수 없는 풍경들에 대해 그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종종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을 통해 지금처럼 카메라와 인터넷의 보급이 활발하지 않았던 시절, 누군가가 담아낸 가까운 과거의 사진이나 영상들을 접할 때면 귀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여의도의 역사를 총망라한 '여의도 : 모래섬·비행장·빌딩숲' 전시가 진행 중이다. 언젠가 여의도가 모래섬, 그리고 비행장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고층건물들로 빼곡한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옛 모습을 짐작해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목축지로 사용되었던 여의도가 일제강점기에는 비행장으로,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에는 빌딩숲을 이룬 모습까지 다양한 자료와 사진들로 만나게 되었고, 처음 본 과거 여의도의 모습은 무척이나 생경했다.

최근 여의도공원부터 시작해서 주요 건축물들을 찾아보았다. 과거 비행장이었던 여의도공원에는 ‘C-47 비행기 전시관’이 조성되어 있는데 서울역사박물관의 '여의도 : 모래섬·비행장·빌딩숲'과 연계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C-47 수송기 주변에 마련된 안내문을 통해 여의도 일대의 역사와 이곳에 착륙했던 C-47 수송기와 한국광복군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공원 주변에 산재해 있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국회의사당, KBS, 한국거래소, 63빌딩 등은 ‘여의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1960년대 이후 지속적인 건설과 개발정책으로 인한 서울시의 재정난에 택지가 팔리면서 공공기관 및 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여의도공원(과거 5.16 광장)을 중심으로 국회가 있는 서쪽에는 비교적 높이가 낮은 빌딩이 세워졌고 동쪽에는 고층빌딩이 세워져 금융회사가 입주했으며 샛강 쪽에는 아파트 등 주거지역이 형성되었다는 내용을 서울역사박물관 전시를 통해 접한 바 있다. 이 일대를 직접 걸어보니 과거 여의도 종합개발계획의 틀 위에 이루어진 많은 변화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작년에는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자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파크원 Parc.1)이 준공되었고, 빌딩숲을 이룬 여의도에 또 다른 경관을 선사하고 있다.

모래섬, 비행장에서 빌딩숲으로 그야말로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를 이룩한 여의도. 서울역사박물관과 함께 여의도공원 일대를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떨까? 대한민국 공군 최초 비행단이 위치했으며, 이곳에 착륙했던 C-47 수송기와 한국광복군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여의도공원과 이 일대의 건축물의 역사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지하철 5, 9호선 여의도역 3번 출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여의도공원 ⓒ김아름

여의도공원은 시민들의 휴식·여가·체육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김아름

여의도공원 태극기 게양대 ⓒ김아름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 조성된 'C-47 비행기 전시관'. 서울시는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C-47 수송기를 찾아내고 그때 비행기가 착륙한 자리로 추정되는 지점에 전시관을 열었다 ⓒ김아름

C-47 비행기 전시관의 모습. 한국광복군의 역사를 품고 있는 C-47 수송기와 같은 모델을 전시해 두었다. ⓒ김아름

‘818’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임무를 부여받고 여의도 비행장에 착륙했던 8월 18일을 의미하며, 광복한 해인 1945년을 한글 자음 순서대로 배열한 표기인 ‘ㄱㅈㄹㅁ’과 ‘1945’, 그리고 ‘C-47’이 적혀있다. ⓒ김아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획전시인 '여의도 : 모래섬, 비행장, 빌딩숲'과 연계하여 소개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현재의 여의도의 모습과 C-47과 관련된 한국광복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아름

여의도공원의 모습. 1971년에 ‘5.16 광장’이 조성된 초기에는 국군의 날 행사, 반공·방첩대회, 고교 교련 사열 등 관제집회 성격의 행사가 주로 개최되었고, 이후 이산가족 찾기, 제13대 대통령 후보 유세, 종교인·농민·교사 주도의 집회 등이 열리는 ‘여의도광장’이 되었다. 1996년 이후에는 ‘여의도공원’으로 바뀌었고, 시민의 휴식공간과 문화행사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김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