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타고 찾아온 클래식 선율 '우리동네 음악회'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1.05.17. 13:00

수정일 2021.05.17. 17:39

조회 1,786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우리동네 음악회'…집에서 관람하는 ‘이동형 트럭 무대’ 현장!
지난 9일 양천구 서울가든아파트에서 열린 우리동네 음악회 현장
지난 9일 양천구 서울가든아파트에서 열린 우리동네 음악회 현장 ⓒ이정민

“주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집에 계신 분들은 창가 쪽으로 나와서 ‘우리동네 음악회’를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5월 9일 오후 1시 서울가든아파트(양천구 신월2동) 놀이터 앞 트럭 무대에서 사회자가 공연 시작을 알렸다. 
사회자의 인사로 서울시향의 '우리동네 음악회'가 막을 열었다.
사회자의 인사로 서울시향의 '우리동네 음악회'가 막을 열었다. ⓒ이정민

이미 한 시간 전부터 접이 의자를 들고 나와 리허설을 지켜보는 어르신들과 놀이터에서 가장 높은 미끄럼틀을 차지한 아이까지 음악회에 대한 기대로 설레는 모습이었다.

이 공연은 서울시향 단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이 시민들을 찾아가 진행한 공연으로, 단지 내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며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거리두기를 지키며 음악회를 감상하는 주민들
거리두기를 지키며 음악회를 감상하는 주민들 ⓒ이정민
안전거리 안내 표지판
안전거리 안내 표지판 ⓒ이정민

우리동네 음악회 홍보를 맡고 있는 김미래 씨는 "클래식 중 비교적 쉬운 음악들과 영화 OST 같은 익숙한 곡들로 준비해서 다들 좋아하시는 거 같다. 4월 첫 공연으로 만난 은평구 주민들의 큰 호응에 후기도 많이 올려주셨고, 영등포구와 서대문구 등을 거쳐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라며 진행 상황을 전했다. 
우리동네 음악회 프로그램, 공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우리동네 음악회 프로그램, 공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이정민

“이런 건 처음인데, 제가 사는 곳이라서 보기 편한 거 같아 좋아요.” 공연장의 객석이 아닌 집 앞 놀이터에서 보는 음악회가 마냥 신기한 초등학생의 진지한 눈빛이 귀여웠다. 반려견과 함께 나온 한 주민이 무대 가까이에서 연주를 즐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놀이터를 누비던 아이의 엄마도 잠깐 허리를 펴고 명곡들을 감상했다. 스마트폰으로 연주 실황을 담는 주민들의 손길과 곡이 바뀔 때마다 프로그램 전단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뒷모습이 모처럼 여유로웠다. 
반려견과 나와 음악을 듣고있는 한 주민의 모습
반려견과 나와 음악을 듣고있는 한 주민의 모습 ⓒ이정민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저기 베란다에서 보시는 분들도 손 한번 흔들어 주시겠어요? 감사합니다.” 5월의 봄바람과 잘 어울리는 왈츠 연주에 이어 김보람(악보 위원) 씨의 친절한 해설이 주민들의 참여와 이해를 도왔다. 음악의 아버지를 묻는 질문에 여기저기에서 답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무대와 관객이 음악으로 하나 된 듯 친근했다. 
아파트 복도에서도 주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아파트 복도에서도 주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이정민

300인치 전광판을 설치한 5톤 트럭 무대 위 5명의 연주자들은 정식 공연장 못지않은 기량과 집중력으로 50분이 넘는 음악회를 빛냈다. 첼리스트 박무일 씨는 “찾아가는 연주 또한 서울시향이 해야 될 일이라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야외무대에서 주민들의 열기가 직접적으로 느껴져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다 같이 힘든 시기에 음악으로 활력을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연주에 환호와 박수로 화답하는 주민들
연주에 환호와 박수로 화답하는 주민들 ⓒ이정민

“마지막 곡은 여러분이 앞을 향해서 나가는 힘찬 기운이 느껴지실 텐데요. 끝나고 너무 아쉽다 생각이 드시면 ‘앵콜’ 외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어느덧 우리 집 광장과 발코니가 객석 1열이 되는 실내악 이동식 공연의 10회 차 연주가 성황리에 마무리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메마른 문화생활에 단비가 되어준 ‘우리동네 음악회’와 이에 화답하는 주민들의 환호와 박수가 아파트 단지를 가득 채웠다.
한 주민이 서울시향 야외무대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한 주민이 서울시향 야외무대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이정민

“정말 멋있고 참 잘하시네요. 딸이랑 손녀도 같이 나와서 보니 좋고, 요즘 나들이도 못 가는데 많이 위안이 됐어요. 음악 들으니까 마음이 좋아요. 고맙습니다.” 오래 살아온 아파트에서 처음 접한 음악회 덕분에 즐거워졌다는 60대 주민의 말이 여운을 남긴다.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어줄 서울시향의 찾아가는 ‘우리동네 음악회’는 5월 22일 양천구 목동현대아파트(13:00) 등 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향 홈페이지 (www.seoulphil.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우리동네 음악회 이후 하반기에도 서울 25개 자치구의 다양한 장소에서 시민과 호흡하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연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서울시향'의 찾아가는 ‘우리동네 음악회’

홈페이지 : www.seoulphil.or.kr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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