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SNS에 난리난 '창덕궁 홍매화' 보러 갈까?

시민기자 최병용

발행일 2021.04.13. 10:35

수정일 2021.05.24. 19:50

조회 2,524

매년 봄이면 아내는 “나는 궁궐이 좋아. 전생에 궁궐에서 살았던 기억이 나는 것 같아"라는 농담 섞은 이유로 홍매화를 보러 창덕궁을 찾는다. 창덕궁의 홍매화는 예부터 매란국죽 사군자의 한 폭을 차지하던 매화꽃이다. 낙선재 후원의 육모정자 상량전 기와와 홍매화는 가히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내 봄이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낙선재 후원의 육모정자 상량전 기와와 어우러진 홍매화가 절경이다.
낙선재 후원의 육모정자 상량전 기와와 어우러진 홍매화가 절경이다. ⓒ최병용

창덕궁은 1405년 조선 태종 때 지은 제2의 왕궁이다. 임진왜란 이후 순종 때까지 약 270여 년간 조선의 정궁 역할을 했다.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조선 궁궐로서 후원의 다양한 연못, 정자, 나무 등은 자연과 잘 조화된 조선 전통 조경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어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 ⓒ최병용

창덕궁 정문 돈화문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2층 지붕집 형태로 지어졌다. 중앙의 3칸은 각각 2짝씩 문짝을 달았으나 좌우 맨 끝의 칸과 측면 앞의 절반은 모두 벽을 쳐서 막았다. 돈화문에 큰 종이 설치되어 매일 정오와 오후 10시에 종을 쳐 시각을 알리기도 했다.  태종 12년인 1412년 5월에 건립했으나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어 복원된 건물로 전해진다.
창덕궁의 정문 돈화문
창덕궁의 정문 돈화문 ⓒ최병용

임금이 정사를 보던 인정전

창덕궁 인정전은 '인자한 정치를 펼친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으로 왕의 즉위식이나 외국 사신 접견 등 나라의 공식 행사를 치르던 곳이다. 인정전의 앞 마당에는 박석을 깔았고 품계석을 설치해 조선왕조의 법전으로 역할을 했다. 돌계단 난간에는 8마리의 석수를 새겼고, 가운데 계단에는 답도를 설치해 봉황을 새긴 웅장한 건물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다. 
인정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한복을 입은 관광객이 아름다운 선녀처럼 보인다.
인정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한복을 입은 관광객이 아름다운 선녀처럼 보인다. ⓒ최병용

인정전 내부는 1908년 내부를 고치면서 커튼, 전등 등 서양식 실내 장식이 도입되었지만 정면에 임금님의 어좌(용상)가 있고 그 뒤에는 나무로 만든 곡병과 일월오악도라는 병풍이 있다. 병풍에는 음양을 뜻하는 해와 달이 있는데 이는 왕과 왕비를 상징하며, 아래 다섯 개의 산봉우리는 우리나라의 동,  서, 남, 북, 중앙의 다섯 산을 가리킨다. 즉 임금이 중앙에서 사방을 다스리고, 음양의 이치에 따라 정치를 펼친다는 뜻을 담은 그림이다.
임금이 앉는 용상과 일월오악도 병풍이 있는 인정전
임금이 앉는 용상과 일월오악도 병풍이 있는 인정전 ⓒ최병용

왕비의 침전인 대조전

인정전이 왕이 집무를 보는 공간이라면 대조전은 창덕궁의 침전으로 왕비가 생활하는 공간이었다. 대조전 부속 건물인 흥복헌은 1910년 마지막 어전회의를 열어 경술국치가 결정되었던 비극의 현장이기도 하다. 1917년 불타 없어진 터에 1920년에 경복궁의 침전인 교태전을 옮겨 지어 현재의 대조전이 되었다. 내부는 서양식으로 개조했으며, 왕실생활의 마지막 모습이 비교적 잘 보존 돼 보물 제816호로 지정되었다.

헌종의 검소함을 느낄 수 있는 낙선재

조선 24대 임금인 헌종은 서재 겸 사랑채인 낙선재 옆에 후궁인 경빈의 처소 석복헌을 지어 후궁을 위해 궁궐 안에 건물을 지은 이례적인 사례를 남겼다. 헌종의 평소 검소함을 나타내듯 낙선재는 단청을 하지 않은 소박한 모습을 지녔다. 낙선재에서는 영왕의 비 이방자 여사가 1989년까지 생활하기도 해 2012년 보물 제 1764호로 지정되었다.
단청을 하지 않은 소박한 모습의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 낙선재
단청을 하지 않은 소박한 모습의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 낙선재 ⓒ최병용

창덕궁은 아름답고 넓은 후원 때문에 다른 궁궐보다 왕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궁궐이다. 자연을 그대로 살려 골짜기마다 정원과 연못을 만들고 계곡 주변에는 아담한 정자를 세워 자연을 즐기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창덕궁 후원은 왕과 왕실 가족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창덕궁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넓어 호랑이가 출몰하기도 했다. 60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한복을 입은 후손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됐으니 아이러니한 역사의 현장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관광객의 모습과 창덕궁의 건축미가 조화롭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관광객의 모습과 창덕궁의 건축미가 조화롭다. ⓒ최병용

■ 창덕궁

○ 위치 : 서울 종로구 율곡로 99
○ 가는법 : 1,3,5호선 종로3가역 6번출구 도보 10분 / 3호선 안국역 3번출구 도보 5분
○ 운영시간 : 매일 09:00 ~ 18:00
홈페이지
○ 문의 : 02-3668-2300

시민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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