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은 왜 2번 맞을까? 이재갑 교수 인터뷰

시민기자 이성희

발행일 2021.03.17. 15:28

수정일 2021.03.25. 15:05

조회 8,773

내 손안에 서울은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 10일 이재갑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 손안에 서울은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 10일 이재갑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이토록 우리 삶을 뒤흔든 바이러스가 또 있었을까요. 미국,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월 26일 첫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불안감은 존재합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지난 3월 10일 서울시민기자와 함께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백신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은 백신의 안전성, 접종 이상반응 등 각종 ‘질문들’을 가지고 있다. 한림대 의과대학 부교수이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를 만나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6명의 서울시민기자(대학생기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인터뷰는 현 상황을 고려하여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이재갑 교수가 알기 쉽게 백신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이재갑 교수가 알기 쉽게 백신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빠른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플랫폼 기술’

Q. 1년 만에 나온 백신, 제대로 만들어진 걸까요?

보통 백신을 개발하는 데 3년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요. 사스, 신종인플루엔자, 에볼라 등의 전염병이 유행한 이후 2017년 백신을 연구하고 개발 기술을 표준화하기 위한 CEPI(세계감염병혁신연합)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플랫폼에서 연구했던 사스, 메르스 백신 자료를 기반으로 빠른 백신 개발이 가능했습니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시험 단계가 대폭 축소되었죠. 또한 감염자 수가 많다 보니 바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할 수 있었고요.

백신 종류별 특성

백신 종류별 특성
플랫폼 mRNA 백신(헥산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제조사 화이자 및
바이오엔텍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연령 만 16세 이상 만 18세 이상 만 18세 이상 -
접종 횟수(간격) 2회, 21일 2회, 28일 2회, 8-12주
*허가는 4~12주"
1회
보관 -90℃∼-60℃
(6개월)
-20℃(6개월) 2∼8℃(6개월) -20℃(24개월)
개봉 후 저장 희석 후 실온
(2℃∼30℃)
6시간
실온 6시간 실온
(30℃이하)
6시간
냉장에서
4∼6시간

※화이자 백신은 국내 특례승인 자료에 의함. 모더나 백신과 얀센 백신은 아직 국내허가 전으로, 해외 제품 정보이며 향후 변경 가능함 (출처: 질병관리청 2021.03.11. 기준)
☞백신의 특성과 용법 자세히 보기

Q. 백신 부작용은 무엇이 있나요? 대처 방안이 궁금해요.

백신을 맞으면 몸이 처음 접하는 낯선 항원에 면역반응을 일으키며 항체가 형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통, 두통, 고열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개인의 면역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72시간 안으로 회복됩니다. 열이 나면 타이레놀 성분의 해열제를 드셔도 됩니다. 복용 후에도 하루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기관과 상담해 보세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상반응은 아나필락시스가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는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으로, 발진이나 호흡곤란, 심하면 쇼크가 오기도 합니다. 대부분 접종 후 30분 이내에 발생하기 때문에, 접종 후 의료기관에서 15~30분 정도 대기 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2회 접종 시 접종 간격 지켜야, 접종 안내 못 받으면 보건소나 1339 문의

Q. 2회 접종과 1회 접종의 차이를 알려주세요.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는 항체 형성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바이러스다 보니 1회만으로는 충분한 면역 부스터가 마련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2번 맞는데, 얀센의 경우 1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어서 1회 접종을 하고 있습니다.
2회 접종 백신은 접종 간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백신을 맞고 난 뒤 면역을 형성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두 번째 백신을 너무 빨리 맞게 되면 효력이 없어 다시 맞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원래 간격보다 조금 늦게 맞는 것은 괜찮습니다.

Q. 접종 시기와 접종 장소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대상자별로 문자 등 여러 방법으로 접종이 통보될 겁니다. 기간과 장소를 예약하게 됩니다. 더불어 어떤 백신을 맞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화이자, 모더나는 냉동 보관이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한 전국 250여 개의 ‘접종센터’에서 맞게 됩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노바백스는 냉장 보관이므로 지정된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에서 맞을 수 있습니다. 가령 전화번호가 바뀌는 등 연락을 받지 못하게 되면 보건소나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로 문의하면 됩니다.
서울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서울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바이러스는 종식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며 살아간다”

Q. 백신 효과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변이 바이러스도 걱정이에요.

현재 백신 접종 대상자를 한 추적 연구 결과, 6개월까지는 백신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1년까지는 갈 것 같다는 얘기가 있는데,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입니다.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기존 접종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면 추가 접종이나 새 백신 접종의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노바백스와 얀센으로 실험한 결과 20~30%가량 효과가 떨어졌습니다. 이에 변이 바이러스 백신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변이 바이러스 패턴들을 보게 되면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라도 매년 예방접종을 새로 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Q. 교수님에게 코로나19는 어떤 바이러스인가요?

코로나19는 우리가 생각했던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많이 깨뜨렸습니다. 먼저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부분인데, 예전에는 대부분 증상있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썼는데 무증상 감염이 생기면서 누구나 다 마스크를 쓰게 됐습니다.
또 하나 마스크를 쓰면서 감기 바이러스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에요. 겨울 내내 인플루엔자가 유행을 안했거든요. 제가 감염내과를 한 이후에 인플루엔자가 이렇게 한 번도 유행 안한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인플루엔자도 무서운 병으로 알고 있는데 코로나19는 인플루엔자도 넘보지 못할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제가 경험한 바이러스 중에 전파력 부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바이러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코로나19 이후에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닥칠 수도 있을까요? 앞으로의 전망은?

코로나19의 종식을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심리적 종식’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백신 접종을 하게 되면 고위험군들의 사망률이 많이 떨어지고,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많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생각할 때 코로나19는 두려워할 만한 것이 아닌, 겨울철에 유행하는 독한 독감과 비슷한 바이러스로 인식하게 되는 심리적 종식이 이뤄지는 거죠. 앞으로 심각한 바이러스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경험한 것, 백신에 대한 기술, 사회적 거리두기 등 대처 능력이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에 코로나19보다 좀 더 체계적인 대응이 될 거라고 생각 합니다.

여전히 우리는 '멈춤'이 필요해

언제쯤 학교에서 대면 수업도 하고, 친한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밥도 먹을 수 있을 지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이재갑 교수는 무엇보다 “전반적인 상황 안정”이 관건이라고 답했다. 또한 작년 겨울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서울시의 ‘잠시 멈춤’ 대응이 시민들에게 전염병 관리 상황을 명료하게 이해시킨 좋은 사례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모두가 간절하게 바라왔던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하여 참으로 기쁜 요즘이다. 하지만 백신이 곧 종식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와 철저한 개인위생을 유지하며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계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듯하다. 나를 지키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 조금만 더 견뎌보자.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지만 전염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려는 우리의 자세는 언제나 지속되어야만 한다.

시민기자 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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