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DILKUSHA)', 오랜 잠에서 깨어나다

시민기자 조수봉

발행일 2021.03.04. 14:00

수정일 2021.03.08. 11:43

조회 1,249

딜쿠샤, 80년 만에 우리 앞에 나타나다!

행촌동(杏村洞) 골목길에 위치한 이름조차 생소한 ‘딜쿠샤’는 일제강점기에 기업인이자 언론인(AP 통신원)으로 우리나라에 와있던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Albert W. Taylor)와 그의 부인 메리 테일러(Mary L. Taylor)가 살던 집으로 ‘앨버트 테일러 가옥’이라고도 불린다.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은 1923년에 공사를 시작해 1924년에 완공됐으며,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딜쿠샤(DILKUSHA)’라는 이름을 가진 가옥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1919년 2월 28일 테일러 부부의 아들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출생한다. 아내와 아들을 보러 병원에 들른 테일러는 우연히 침대 속에 감춰져 있던 독립선언서 뭉치를 발견하고 관련 기사를 작성해 동생을 통해 미국으로 보내고 1919년 3월 13일자 뉴욕타임즈에 3·1운동 관련 내용이 보도된다. 그 후 1942년 조선총독부의 외국인 추방령에 따라 테일러 부부는 미국으로 돌아가고 딜쿠샤는 방치되다가 앨버트의 아들 브루스 T. 테일러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어린 시절 살던 이 집을 찾아내고, 2006년 한국을 방문하면서 딜쿠샤는 다시 세상의 관심을 받게 된다. 앨버트 테일러는 1948년 미국에서 사망한 이후 부인 메리에 의해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안장됐다.

2016년 서울시는 딜쿠샤를 원형 복원하기로 하고, 2017년 8월에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딜쿠샤)’을 등록문화재 제687호로 지정했다. 2018년 11월 시작된 복원 공사가 2020년 12월에 완료됐다. 공사 완료 후 거실은 남아 있는 사진 등을 근거로 테일러 부부가 살던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고, 나머지 공간은 전시실로 조성해 2021년 3월 1일에 개관했다.
딜쿠샤를 찾아가는 길라잡이가 되는 은행나무. 딜쿠샤 옆 권율 장군 집터에 서 있는 현재 수령 465년의 이 은행나무는 특히 메리가 좋아해 이곳에 딜쿠샤를 지었다고 한다 ⓒ조수봉
딜쿠샤를 찾아가는 길라잡이가 되는 은행나무. 딜쿠샤 옆 권율 장군 집터에 서 있는 현재 수령 465년의 이 은행나무는 특히 메리가 좋아해 이곳에 딜쿠샤를 지었다고 한다 ⓒ조수봉
앨버트 테일러(Albert W. Taylor)는 1923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924년에 완공하고 ‘딜쿠샤(DILKUSHA)’라는 이름을 붙인다 ⓒ조수봉
앨버트 테일러(Albert W. Taylor)는 1923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924년에 완공하고 ‘딜쿠샤(DILKUSHA)’라는 이름을 붙인다 ⓒ조수봉
딜쿠샤 정초석. ‘DILKUSHA 1923, PSALM CXX Ⅶ.Ⅰ(딜쿠샤 1923 「시편」 127편 1절)’을 새겼다 ⓒ조수봉
딜쿠샤 정초석. ‘DILKUSHA 1923, PSALM CXX Ⅶ, (딜쿠샤 1923「시편」127편 1절)’을 새겼다 ⓒ조수봉
딜쿠샤 서쪽, 여름 더위와 통풍을 위하여 크고 많은 창문을 설치하였다
딜쿠샤 서쪽, 여름 더위와 통풍을 위하여 크고 많은 창문을 설치하였다 ⓒ조수봉
여름 더위에 대비하기 위하여 많은 창문을 설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겨울 추위에 대비하고자 이중창으로 설치하였다 ⓒ조수봉
여름 더위에 대비하기 위하여 많은 창문을 설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겨울 추위에 대비하고자 이중창으로 설치하였다 ⓒ조수봉
붉은 벽돌과 ‘공동벽 쌓기 공법’이 만들어낸 딜쿠샤 외관의 멋스러움이 돋보인다 ⓒ조수봉
붉은 벽돌과 ‘공동벽 쌓기 공법’이 만들어낸 딜쿠샤 외관의 멋스러움이 돋보인다 ⓒ조수봉
지대가 높은 딜쿠샤의 후면에서는 단층집을 보는 듯하다 ⓒ조수봉
지대가 높은 딜쿠샤의 후면에서는 단층집을 보는 듯하다 ⓒ조수봉
파티를 여는 공간으로 사용되던 1층 거실. 벽면은 습한 한국의 장마철에 대비해 벽지 대신 페인트칠을 하였다 ⓒ조수봉
파티를 여는 공간으로 사용되던 1층 거실. 벽면은 습한 한국의 장마철에 대비해 벽지 대신 페인트칠을 하였다 ⓒ조수봉
거실 안쪽에는 벽난로를 설치하고 전면에는 인원수에 따라 길이를 조정할 수 있는 식탁을 놓았다 ⓒ조수봉
거실 안쪽에는 벽난로를 설치하고 전면에는 인원수에 따라 길이를 조정할 수 있는 식탁을 놓았다 ⓒ조수봉
1층 거실 벽난로 상단의 테일러 가문 문장. 이 문장을 떼어내면 연통 구멍이다. 추운 겨울에는 거실에 대형 난로를 더 설치하여 연통이 필요하였고 난로를 철거하는 여름에는 이 문장으로 연통 구멍을 가렸다 ⓒ조수봉
1층 거실 벽난로 상단의 테일러 가문 문장. 이 문장을 떼어내면 연통 구멍이다. 추운 겨울에는 거실에 대형 난로를 더 설치하여 연통이 필요하였고 난로를 철거하는 여름에는 이 문장으로 연통 구멍을 가렸다 ⓒ조수봉
테일러 부부의 결혼과 한국 입국 관련 자료를 전시한 1층 공간 ⓒ조수봉
테일러 부부의 결혼과 한국 입국 관련 자료를 전시한 1층 공간 ⓒ조수봉
결혼 전 앨버트 테일러가 메리 테일러에게 선물한 호박목걸이. 보존을 위하여 진품은 서울역사박물관으로 보내지고 딜쿠샤에는 복제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조수봉
결혼 전 앨버트 테일러가 메리 테일러에게 선물한 호박목걸이. 보존을 위하여 진품은 서울역사박물관으로 보내지고 딜쿠샤에는 복제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조수봉
앨버트 부부가 신혼살림을 시작하였고 딜쿠샤를 짓기 전까지 살던 ‘작은 회색집’에 대한 사진 자료. 현재 서대문구 충청로7길 부근으로 추정되며 이곳에 살던 때에 아들 브루스 테일러가 태어났다 ⓒ조수봉
앨버트 부부가 신혼살림을 시작하였고 딜쿠샤를 짓기 전까지 살던 ‘작은 회색집’에 대한 사진 자료. 현재 서대문구 충청로7길 부근으로 추정되며 이곳에 살던 때에 아들 브루스 테일러가 태어났다 ⓒ조수봉
연극배우였던 메리 테일러는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다. 메리 테일러가 남편과 아들과 함께 갔던 두 번의 여행 후 그린 금강산 그림. 우측 하단에 서명과 함께 제목 ‘乾坤坎離(건곤감리)’가 적혀있다 ⓒ조수봉
연극배우였던 메리 테일러는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다. 메리 테일러가 남편과 아들과 함께 갔던 두 번의 여행 후 그린 금강산 그림. 우측 하단에 서명과 함께 제목 ‘乾坤坎離(건곤감리)’가 적혀있다 ⓒ조수봉
추운 겨울에 벽난로와 더불어 거실에 설치하였던 대형 난로 ⓒ조수봉
추운 겨울에 벽난로와 더불어 거실에 설치하였던 대형 난로 ⓒ조수봉
테일러 부부는 한국의 공예품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수집하였으나 1926년 벼락으로 화재가 발생하여 많은 부분 소실되었다 ⓒ조수봉
테일러 부부는 한국의 공예품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수집하였으나 1926년 벼락으로 화재가 발생하여 많은 부분 소실되었다 ⓒ조수봉
고풍스럽게 보이는 2층과 연결되는 나무 계단 ⓒ조수봉
고풍스럽게 보이는 2층과 연결되는 나무 계단 ⓒ조수봉
하인을 부를 때 치던 계단 천장에 매달린 종 ⓒ조수봉
하인을 부를 때 치던 계단 천장에 매달린 종 ⓒ조수봉
테일러 부부가 ‘제일 중요한 곳, 딜쿠샤의 심장부’라 했던 2층 거실 ⓒ조수봉
테일러 부부가 ‘제일 중요한 곳, 딜쿠샤의 심장부’라 했던 2층 거실 ⓒ조수봉
2층 거실은 테일러 부부가 여가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이었다 ⓒ조수봉
2층 거실은 테일러 부부가 여가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이었다 ⓒ조수봉
옛 사진을 보고 재현한 2층 거실의 10폭 병풍 ⓒ조수봉
옛 사진을 보고 재현한 2층 거실의 10폭 병풍 ⓒ조수봉
2층 영상실에서는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의 방한과 자료 기증에 관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조수봉
2층 영상실에서는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의 방한과 자료 기증에 관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조수봉
영상실 내부의 벽난로 흔적 ⓒ조수봉
영상실 내부의 벽난로 흔적 ⓒ조수봉
 AP통신원으로서의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 자료가 전시된 2층 공간 ⓒ조수봉
AP통신원으로서의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 자료가 전시된 2층 공간 ⓒ조수봉
2층의 앨버트 테일러의 침실과 서재로 추정되는 공간. 멋스런 벽난로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다 ⓒ조수봉
2층의 앨버트 테일러의 침실과 서재로 추정되는 공간. 멋스런 벽난로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다 ⓒ조수봉
딜쿠샤 복원 과정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2층의 전시실 천장의 목조 트러스 일부를 노출해 놓았다 ⓒ조수봉
딜쿠샤 복원 과정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2층의 전시실 천장의 목조 트러스 일부를 노출해 놓았다 ⓒ조수봉
딜쿠샤는 독특한 ‘공동벽(空洞壁) 쌓기’ 공법을 적용하였다. 이 공법은 벽돌을 세워서 쌓고 가운데 공간을 두어 단열, 보온, 방습, 방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딜쿠샤는 세 겹으로 벽돌을 쌓아 하나의 공간을 더 두었다 ⓒ조수봉
딜쿠샤는 독특한 ‘공동벽(空洞壁) 쌓기’ 공법을 적용하였다. 이 공법은 벽돌을 세워서 쌓고 가운데 공간을 두어 단열, 보온, 방습, 방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딜쿠샤는 세 겹으로 벽돌을 쌓아 하나의 공간을 더 두었다 ⓒ조수봉

■ 딜쿠샤(DILKUSHA)

○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2길 17
○ 관람방법 : 사전 예약
○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 바로가기
○ 관람시간 : 1차 10:00~11:00, 2차 13:30~14:30, 3차 15:00~16:00, 4차 16:30~17:30
○ 관람료 : 무료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시민기자 조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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