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들의 나눔으로 훈훈해요! '든든 한 끼 누리소(所)'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02.15. 16:00

수정일 2021.02.15. 16:33

조회 2,955

2월 한 달 간 주민의 자발적 기부 캠페인 진행, 성동구민 누구나 이용 가능
주민들이 옹달샘 출입구부터 일렬로 줄을 서 있다.
주민들이 옹달샘 출입구부터 일렬로 줄을 서 있다. ⓒ윤혜숙

성동구 행당1동 주민센터 옆에 주민자치 사랑방 '옹달샘'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년간 이곳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런데 지난 2월 1일부터 한 달간 옹달샘의 문이 활짝 열렸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는데 그곳을 드나드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왜 그럴까? 
옹달샘 출입하기 전 주민의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
옹달샘 출입하기 전 주민의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 ⓒ윤혜숙

설 연휴를 앞둔 2월 10일 수요일.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옹달샘으로 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일렬로 줄지어 선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었다. 백발이 무성한 어르신부터 20대 청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다. 

정각 오후 2시에 옹달샘의 출입문이 열렸다. 주민은 입장하면서 출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제를 발랐다. 실내에 있는 자원봉사자가 주민의 주민등록증을 확인한 뒤 비닐봉지에 든 물품을 지급했다. 비닐봉지에 뭐가 들어 있는지 궁금했다. 쌀(또는 즉석밥), 통조림, 김, 라면, 마스크, 손 소독제가 들어 있었다. 
든든 한 끼 누리소에서 주민에게 물품을 지급하고 있다.
든든 한 끼 누리소에서 주민에게 물품을 지급하고 있다. ⓒ윤혜숙

사랑방 옹달샘이 '든든 한 끼 누리소(所)'로 변신했다. 든든 한 끼 누리소는 '든든하게 한 끼를 누리자'라는 뜻으로, 따듯한 쌀밥으로 한 끼를 든든하게 먹을 수 있게끔 하자는 나눔 캠페인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겨울 한파 속에서 실직 및 휴직 등으로 갑작스럽게 생계에 곤란을 겪는 성동구 주민들을 위해서 마련했다. 성동구 관내에서 자발적 기부를 통해 먹거리를 자유롭게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2월 한 달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이 비닐봉지에 든 물품을 꺼내서 보여주고 있다.
어르신이 비닐봉지에 든 물품을 꺼내서 보여주고 있다. ⓒ윤혜숙

물품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나오는 박병철(70세) 어르신은 지난주 행당1동 주민센터를 방문했을 때 주민센터 직원으로부터 '든든 한 끼 누리소'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오늘 처음 이곳에서 물품을 받아 간다"면서 "그동안 복지관이 문을 닫는 바람에 복지관에서 식사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무료로 나눠주니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자에게 비닐봉지에 든 물품을 꺼내서 하나씩 보여주었다. 쌀 2Kg을 보니 한 끼가 아니라 여러 끼의 밥을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자원봉사자가 주민의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있다.
자원봉사자가 주민의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있다. ⓒ윤혜숙

행당1동 주민센터 정원주 주임은 “관내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지원과는 별개로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코로나19로 인해 실직이나 휴직으로 생계가 곤란한 분들을 위해 2월 한 달간 진행 중이다”면서 “주민센터에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긴급자금 지원 상담 안내문도 함께 나눠주며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안내문도 함께 배부하고 있다.
긴급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안내문도 함께 배부하고 있다. ⓒ윤혜숙

성동구민이라면 누구든 이곳에 들러서 물품을 받아 갈 수 있다. 생계가 곤란하지 않은 주민일지라도 이곳에서 물품을 받을 수 있다. 각자의 양심에 맡기되 많은 주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개인별 물품 제공을 주 1회로 제한한다. 설날 당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옹달샘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하루에 50개 수량을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필자가 방문한 2월 10일에는 30분 만에 물품 지급이 완료되었다. 뒤늦게 온 이들이 두세  명 있었지만 오늘 준비한 물품의 지급이 끝나서 그분들에겐 드릴 수 없었다. 자원봉사자가 "다음 날 오후 2시에 맞춰서 이곳에 오시면 물품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드렸다.
자원봉사자가 주민에게 물품을 지급하고 있다.
자원봉사자가 주민에게 물품을 지급하고 있다. ⓒ윤혜숙

구는 주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행당1동, 금호2-3가동, 성수2가1동, 용답동 주민센터 외부 4곳에 물품 진열대를 설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기부 물품진열 등 나눔 행사를 위해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과 사랑의 열매 나눔봉사단이 지원에 나섰다. 필자가 찾아간 행당1동 옹달샘에서도 두 명의 자원봉사자가 봉사하고 있었다. 
행당1동에선 두 명의 자원봉사자가 봉사하고 있다.
행당1동에선 두 명의 자원봉사자가 봉사하고 있다. ⓒ윤혜숙

이번 든든 한 끼 누리소 운영을 위해 구청 복지정책과 사무실 및 각 동 주민센터에 기부 나눔박스를 설치해 누구나 자발적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성동·옥수·성수 종합사회복지관 3곳과 성동자원봉사센터,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기부가 가능한 품목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식품, 생활용품인 반면 기부가 불가능한 품목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 식품 사고의 우려가 있는 물품, 의류나 가방 등 잡화 품목은 기부 물품이 아니다. 
기부가 가능한 품목과 불가능한 품목이 정해져 있다.
기부가 가능한 품목과 불가능한 품목이 정해져 있다. ⓒ윤혜숙

가뜩이나 추운 겨울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몸은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다고 마음마저 멀어진 것은 아니었다. 배를 굶주리는 이웃이 없기를 바라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이 모이고 모여서 '든든 한 끼 누리소'의 물품을 채워가고 있다. 따듯한 밥 한 끼를 먹으면서 이웃의 정을 생각하며 실의에 빠진 분들이 재기의 희망을 되살리기를 바란다.  ''

■ 성동구 '든든 한 끼 누리소' 이용안내

○ 운영기간 : 2021. 2. 1. ~2. 28. 
○ 휴무일 : 설날, 매주 일요일
○ 장소 : 주민센터 5개소 (행동 1동, 금호2-3가동, 성수2가1동, 용답동, 송정동)
○ 운영시간 : 오후 2~4시(일 50명분 소진 시 조기마감)
○ 이용대상 : 성동구 주민
○ 문의 : 성동희망푸드나눔센터 02-425-1377

시민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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