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라운지, 어디까지 이용해 보셨나요?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1.02.02. 16:47

수정일 2021.02.17. 16:12

조회 4,344

버스정류장 근처 설치된 미세먼지 프리존 ⓒ강남구
버스정류장 근처 설치된 미세먼지 프리존 ⓒ강남구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81) 편리한 '대중교통 라운지'

'라운지(Lounge)'란 간단한 휴게공간을 말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호텔 1층에 있는 로비 라운지이다. 그리고 이 같은 라운지의 개념이 항공으로 확장된 것이 바로 공항 라운지이다. 저비용 항공사가 등장하기 전까지, 항공은 언제나 호텔급의 고급 서비스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공항 라운지에는 일반 대합실보다 더 좋은 의자가 설치되고,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이 제공되며, 음료와 간단한 식사가 제공되기도 한다.

공항 라운지가 좋은 반응을 얻자 대중교통들도 이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땅 위의 비행기’라는 고속철도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서울역과 용산역(KTX) 그리고 수서역(SRT)에 라운지가 설치되어 있다. 당일 승차권 소지자나 자사 회원, 제휴 신용카드 보유자라면 이용이 가능하다. 번잡한 대합실에 비해서 이곳은 좌석도 편안하고, 읽을거리와 음료가 제공되는 등 좀 더 편안하게 열차를 기다릴 수 있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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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설치는 지하철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지하철 대부분의 역에는 대합실 한쪽에 승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모여 있는 공간들이 있다. 이중에서도 특별히 벤치와 쉴 공간이 부족한 승강장에 휴식공간이 설치된 곳이 있는데 이를 '행복지대'라고 한다. 현재 신금호역(5호선), , 왕십리역(5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7호선) 승강장에 벤치와 독서 공간 등이 조성되어 있다. 지하철 승강장의 라운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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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같은 대중교통 대기 공간의 고급화는 이제 시내버스에도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강남구와 송파구, 성동구 등에서 시행 중인 '미세먼지 프리존', '스마트 쉼터'와 경기도가 설치한 '경기버스라운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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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춘 미세먼지 프리존 ⓒ강남구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춘 미세먼지 프리존 ⓒ강남구

'미세먼지 프리존'은 직접적으로 버스 라운지라고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버스정류장 옆에 설치되어 있어서 시내버스 대기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문이 설치된 밀폐공간이고 냉난방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특히 공기정화시스템을 설치하여 자동차로 가득한 대로변임에도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도 자유롭다고 한다.

미세먼지 프리존 안에는 바로 옆 버스정류장의 버스도착상황을 알려주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고, 버스를 못보고 놓치는 일이 없도록 버스정류장을 비춰주는 카메라 화면까지 보여주고 있다. 시내버스를 위한 고급 라운지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경기버스라운지 내부 ⓒ경기도
경기버스라운지 내부 ⓒ경기도

한편 사당역에 설치된 '경기버스라운지'도 주목된다. 보통 지자체들은 상대방 지역에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꺼려하는데 이는 관할구역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사당역 남쪽 방향은 수원과 시흥, 화성 등으로 향하는 광역버스의 집결지이다. 사당역 중심의 이 공간이 사실상 거대한 광역버스 터미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버스들이 길가에서 승객을 태우기 때문에 변변한 휴게공간이 없었다. 고속버스용 버스터미널이 길 안쪽(노외)에 설치되어 있어서 터미널 건물에 휴게공간이 있는 것과 대비된다.

그래서 비록 장소는 서울시이지만 경기도가 이곳에 경기도민을 위한 휴게공간인 경기버스라운지를 설치한 것이다. 물론 경기도민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서울시민을 비롯해 버스 승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빌딩 3, 4층에 설치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객이 적은 문제가 있다. 의자 같은 것이 없어도 좋으니 1층에 설치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이용객이 더 많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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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승강장 라운지 '행복지대'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승강장 라운지 '행복지대' ⓒ서울교통공사

현재 서울시에는 서울역, 청량리역, 구로디지털단지역 등에 노상 환승센터가 설치되어 있으나, 편의시설은 부족한 편이다. 서울시에는 향후 GTX 환승 삼각형(서울역, 삼성역, 청량리)과 양재역(GTX-C선)을 비롯해 곳곳에 환승거점들이 생길 예정이라 환승편의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운영 중인 대중교통 라운지들을 면밀히 분석해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활용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어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휴게공간이 없는 잠실역 지하 환승센터에 라운지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버스정류장과 같은 층에 설치한다면 접근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코로나 시대에 라운지 공간의 발전 방향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실내공간이 넓은 고속철도역 라운지들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운영이 중단되고 무기한 폐쇄되어 있는 상태다. 라운지가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버스정류장 옆의 소규모로 지어진 공간들이 효용성이 더 높을 수 있다.

이밖에도 IT기술을 이용해 라운지 이용자들의 체온을 자동 측정하고 라운지 안에서 대중교통 정보뿐만 아니라, 코로나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이제는 일상이 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라운지 설계가 필요하다. 실제로 고속철도 수서역에서는, 비록 현재는 운영이 중단되었지만 일반 라운지 외에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한 건강 라운지가 함께 운영되어 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였다.

이렇듯 호텔과 항공의 전유물이던 라운지는 어느덧 시내버스에까지 도입된 편리한 시설이 되었다. 미세먼지와 코로나19, 더위와 추위 등 힘든 환경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라운지는 ‘도시의 오아시스’로서 어려움을 덜어주고 편리함을 제공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교통과 사회 환경에 맞는 편리한 대중교통 라운지가 더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 그 외 대중교통 라운지 안내

○ 경기버스라운지
 - 위치 : 사당역 4번출구 앞 금강빌딩 3층 & 4층(서울특별시 관악구 과천대로 943)
 - 운영시간: (월~금) 오전10시 ~ 오후10시 / (토~일) 오후 1시 ~ 오후10시 / 법정 공휴일 및 명절(설·추석) 연휴 휴무
 ※ 동절기(2021년 1월 9일 ~ 2월 말) 1시간 연장하여 오후 11시까지 운영

○ 수석역 건강라운지
 - 위치 : SRT 수서역 1층 맞이방 (매표소 맞은편)
 - 운영시간:  09:30 ~ 18:30(연중무휴)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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