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산책길에서 만난 힐링 스폿! 국립극장 '해오름 북라운지'

시민기자 신창근

발행일 2026.06.25. 14:29

수정일 2026.06.25. 14:29

조회 72

공연 티켓 없어도 OK! 국립극장 해오름 북라운지 ©신창근

공연 티켓 없이도 머물 수 있는 국립극장 속 문화 휴식 공간

남산을 산책하다 보면 잠시 앉아 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카페에 가자니 사람이 많아 부담스럽고, 오래 머물기에도 어딘가 눈치가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 조용히 책을 펼쳐 들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층 로비에 자리‘해오름 북라운지’다.

해오름 북라운지는 이름 그대로 책과 휴식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국립극장이라고 하면 보통 공연을 보러 가는 곳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이곳은 공연 관람객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운영시간 안에는 국립극장을 찾은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공연 티켓을 확인받고 들어가는 객석과 달리, 로비 한쪽에 열린 라운지 형태로 조성돼 있어 남산을 찾은 시민에게도 부담 없는 문화 쉼터가 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조용하고 넓다’는 첫인상이 먼저 다가왔다. 공연장이 주는 웅장한 분위기와 달리, 이곳은 한결 부드럽고 편안하다. 책장과 테이블, 소파가 적당한 간격으로 놓여 있어 동선도 여유롭다. 화려한 장식으로 시선을 끄는 공간이라기보다, 머무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책과 풍경에 집중하도록 설계된 공간에 가깝다. 그래서 잠깐 들러도 좋고, 산책 전후로 시간을 두고 쉬어가기에도 좋다.
남산 자락에 자리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신창근
남산 자락에 자리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신창근
해오름 북라운지와 공연예술 자료실 안내 배너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신창근
해오름 북라운지와 공연예술 자료실 안내 배너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신창근

통유리창 너머 남산 풍경, 계절이 바뀌는 라운지

해오름 북라운지의 진짜 매력은 창밖 풍경에 있다. 한쪽으로 길게 이어진 통유리창 너머로 남산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방문한 날의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느낌은 달라지겠지만, 실내에 앉아 나무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는 한층 여유로워진다.

일상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쉬는 시간은 의외로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카페에서는 사람들의 대화와 주문 소리가 먼저 들리고, 도심의 쉼터에서는 오래 머물기 어렵다. 그런데 해오름 북라운지에서는 공연장 로비 특유의 높은 천장고와 넓은 창 그리고 남산의 녹음이 어우러져 조용한 거리감을 만들어 준다. 복잡한 생각이 많을 때 잠시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기된다.

창가 자리에는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소파가 놓여 있다. 몸을 깊게 기대고 앉으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창밖으로 향한다.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면 남산의 풍경이 들어오고,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실내의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러한 흐름 덕분에 해오름 북라운지는 공연을 기다리는 단순한 대기 공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온전히 ‘머무는 공간’이 된다.

특히 남산은 계절마다 표정이 다르다. 봄에는 연한 초록이 돋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창을 가득 채우며, 가을에는 단풍의 색이 더해진다. 겨울에는 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극장의 건축적 선이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같은 자리에 앉아도 계절과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이 공간을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이유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층 로비에 조성된 해오름 북라운지 ©신창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층 로비에 조성된 해오름 북라운지 ©신창근
해오름 북라운지 창가에 놓인 1인용 소파에서 조용히 앉아 휴식하거나 독서를 즐기고 있다. ©신창근
해오름 북라운지 창가에 놓인 1인용 소파에서 조용히 앉아 휴식하거나 독서를 즐기고 있다. ©신창근

예술가의 서재부터 문화예술 잡지까지, 영감을 채우는 네 가지 서가

북라운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공간 곳곳에는 책장이 놓여 있다. 이곳의 서가는 단순히 많은 책을 꽂아 두기보다는 문화예술 공간인 국립극장의 성격에 맞춰 구성돼 있다. ▴‘지금 극장은’▴‘예술인의 서재’▴‘예술 관련 도서’▴‘문화예술 트렌드’ 네 가지 테마의 서가가 마련돼 있어 가볍게 둘러볼 수 있다.

‘지금 극장은’ 서가는 국립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과 연결되는 책들을 떠올리게 한다. 공연을 보기 전이라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공연을 본 뒤라면 여운을 이어가는 독서가 될 수 있다. ‘예술인의 서재’는 예술가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쌓아가는지 엿볼 수 있는 코너다. 누군가의 추천서나 예술가의 시선이 담긴 책을 만나는 경험은 평소의 독서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예술 관련 도서’ 코너는 공연예술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에 관심 있는 시민에게 반가운 공간이다.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전통예술 등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분야의 책을 통해 새로운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다. ‘문화예술 트렌드’ 코너에서는 잡지나 정기간행물처럼 가볍게 넘겨볼 수 있는 자료도 만나볼 수 있어, 긴 독서가 부담스러운 방문객에게도 적합하다.

직접 둘러보면 책 한 권을 전부 읽어야 한다는 부담은 크지 않다. 오히려 책등을 훑어보고, 마음이 가는 제목을 펼쳐 몇 쪽 읽어보다가, 다시 창밖 풍경으로 시선을 돌리는 방식이 이곳과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의 독서는 ‘공부’라기보다 ‘머무름’에 가깝다. 공연장을 찾은 사람에게는 공연 전후의 감상을 이어주는 장치가 되고, 산책 중 들른 시민에게는 일상의 리듬을 잠시 늦춰주는 문화적 쉼표가 된다.
문화예술 감성을 채워주는 해오름 북라운지 테마 서가 ©신창근
문화예술 감성을 채워주는 해오름 북라운지 테마 서가 ©신창근

남산 산책과 함께 즐기기 좋은 코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해오름극장 휴관일이다. 또 공연 일정이 있는 날에는 운영시간이 탄력적으로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국립극장 공식 안내를 확인하면 더욱 안전하다.

찾아가는 길은 남산 산책과 연결해도 좋다. 국립극장은 남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주변 산책로와 함께 둘러보기 좋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국립극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오면 공연장 건물과 광장이 마주한다. 해오름극장 안으로 들어가 2층 로비를 찾으면 해오름 북라운지를 만날 수 있다. 산책으로 지친 다리를 쉬게 하고, 책 한 권을 펼쳐 들고 숨을 고르기에 알맞은 공간이다.

이곳을 ‘숨은 힐링 스폿’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는 거창한 체험을 제공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무언가를 꼭 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책을 읽어도 되고, 잡지를 넘겨도 되고, 남산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도 된다. 공연을 보러 온 날이라면 시작 전 여유를 더해주고, 공연이 없는 날이라면 국립극장을 조금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해준다.

해오름 북라운지는 국립극장이라는 공공문화시설 안에서 시민이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도록 마련된 작은 여유의 자리다. 남산을 걷다가 조용한 실내 쉼터가 필요할 때 혹은 도심 속에서 책과 풍경이 함께 있는 공간을 찾고 싶을 때, 해오름 북라운지를 목적지로 삼아도 좋겠다. 이번 주말,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남산 산책길 위의 문화 쉼표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국립극장 해오름 북라운지

○ 위치 :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59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층
○ 교통 :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872m
○ 운영시간: 화~금요일 09:00~18:00, 주말 및 공휴일 10:00~18:00
○ 휴무 : 월요일
국립극장 누리집

시민기자 신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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