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숨은 쉼표! 서울 서남권 조망 스팟 '용왕산 스카이워크'를 가다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6.06.19. 11:04

수정일 2026.06.19. 17:31

조회 45

달팽이를 닮은 나선형 용왕산 스카이워크 모습 ⓒ최용수
달팽이를 닮은 나선형 용왕산 스카이워크 모습 ⓒ최용수
올해 여름은 유난히 빨리 찾아왔다. 30도를 웃도는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 문득 무더위를 날릴 수 있는 푸른 바다나 드넓은 강이 간절해진다. 만약 멀리 떠나지 않고도 서울 한복판에서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조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숨은 명소가 있다면 어떨까? 바로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용왕산 스카이워크’가 그 주인공이다.
더위를 식히고 야경을 즐기러 용왕정을 찾은 시민들 ⓒ최용수
더위를 식히고 야경을 즐기러 용왕정을 찾은 시민들 ⓒ최용수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 1번 출구를 나와 100여 미터, 주유소를 좌측에 끼고 돌면 ‘본각사’ 이정표가 반긴다. 이정표를 따라 몇 걸음 더 옮기면 이내 초록빛으로 둘러싸인 ‘용왕산 근린공원’ 계단길이 나타난다. 해질녘이 가까워지자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활기차다. 낮 동안 일터에서 쌓인 긴장감과 도심의 분주함을 푸른 숲에 씻어내려는 듯, 가볍게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산을 오르는 이들이 가득하다.
용왕산 스카이워크는 신목동역 1번 출구에서 30분이면 넉넉하다. ⓒ최용수
용왕산 스카이워크는 신목동역 1번 출구에서 30분이면 넉넉하다. ⓒ최용수
용왕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스카이워크와 도심 풍경 ⓒ최용수
용왕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스카이워크와 도심 풍경 ⓒ최용수
신목동역에서 숨이 살짝 가빠질 때쯤인 20여 분을 걸었을까, 드디어 용왕산 중턱 스카이워크 입구에 도착했다.

‘용왕산(龍王山)’은 해발 78m의 아담한 동산이다. 왕이 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한 용왕의 전설을 품고 있어 옛날에는 ‘엄지산’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산정(山頂)에는 고풍스러운 ‘용왕정(龍王亭)’이 우뚝 서 있고, 그 앞쪽으로는 달팽이 모양의 나선형 스카이워크가 산책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높이 12.1m, 길이 224m에 달하는 스카이워크 중간에 올라서면, 기분 좋은 미세한 흔들거림이 전해져 와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 짜릿한 스릴을 선사한다.

퇴근 후 종종 스카이워크에 오른다는 한 40대 직장인은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퇴근길에 이렇게 울창한 숲길을 가볍게 걸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용왕산스카이워크는 적당한 흔들림으로 스릴을 배가해 준다. ⓒ최용수
용왕산스카이워크는 적당한 흔들림으로 스릴을 배가해 준다. ⓒ최용수
용왕산 정상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풍경, 북한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최용수
용왕산 정상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풍경, 북한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최용수

① 나선형 스카이워크가 주는 시각적 쾌감과 짜릿한 현장감

용왕산 중턱 운동장에서 좌측으로 몇 걸음 올라가면 용왕산의 하이라이트인 ‘스카이워크’ 들머리가 시작된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조망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이 길은, 지상에서부터 부드럽게 공중으로 피어오르는 달팽이 모양의 나선형 무장애 길(Barrier-Free)이다. 계단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덕분에 유모차를 미는 젊은 부부는 물론, 휠체어를 탄 어르신과 어린아이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제약 없이 공중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아래로는 푸른 숲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고개를 들면 허공을 걷는 듯한 묘한 해방감이 온몸을 감싼다.
조명이 들어오면 용왕산 스카이워크는 한결 아름답다. ⓒ최용수
조명이 들어오면 용왕산 스카이워크는 한결 아름답다. ⓒ최용수

② 전통과 현대의 조화, 산정에서 만나는 치유의 공간 '용왕정'

스카이워크의 물결을 따라 올라가면 용왕산 정상에 다다른다. 그 중앙에는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정자 ‘용왕정(龍王亭)’이 자리하고 있고, 주변은 넓고 쾌적한 나무 데크 쉼터로 조성되어 있다. 조선시대 전통 건축 양식인 팔작지붕을 얹은 2층 정자로, 서울 건립 6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역사적 상징성까지 품은 곳이다. 안개가 살포시 내려앉은 날이면 용왕정과 주위의 명품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를 그려낸다.
우리나라 전통 양식으로 지어진 용왕정 모습 ⓒ최용수
우리나라 전통 양식으로 지어진 용왕정 모습 ⓒ최용수
용왕산 정상에 있는 조망 안내도 ⓒ최용수
용왕산 정상에 있는 조망 안내도 ⓒ최용수

③ 황홀한 해넘이 노을과 파노라마 야경, 서울 최고의 '뷰 맛집'

용왕정 앞 스카이워크 상단 조망대에 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파노라마 뷰에 탄성이 터져 나온다. 왜 이곳이 ‘서울 서남권 최고의 조망 스팟’으로 입소문이 났는지 단박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해질 무렵의 용왕산은 그야말로 황홀경 그 자체다. 붉은 노을이 한강을 자줏빛으로 물들이면, 서서히 어둠이 내리면서 스카이워크 난간을 따라 은은한 황금빛 조명이 라인을 그리며 불을 밝힌다. 이 조명 라인은 발아래 펼쳐진 도시의 불빛들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거대한 야외 예술 작품으로 변모한다.
해질 무렵 용왕산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용수
해질 무렵 용왕산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용수
밤이 되면 많은 시민들이 용왕산 스카이워크에 올라 월드컵대교 야경을 즐긴다. ⓒ최용수
밤이 되면 많은 시민들이 용왕산 스카이워크에 올라 월드컵대교 야경을 즐긴다. ⓒ최용수
잠시 용왕산의 해넘이 풍경에 빠져있을 때쯤, 저 멀리 월드컵대교에서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쇼가 시작된다. 빨강, 파랑, 초록, 노랑 등 시시각각 옷을 갈아입는 월드컵대교, 흡사 거대한 마술사를 연상시킨다. 시원하게 뻗은 한강을 따라 상암동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뒤편으로는 북한산과 인왕산, 안산이 마치 서울을 포근히 감싸 안듯 호위하고 있다.
조명이 들어온 용왕산 스카이워크와 월드컵대교 미디어 파사드 풍경 ⓒ최용수
조명이 들어온 용왕산 스카이워크와 월드컵대교 미디어 파사드 풍경 ⓒ최용수
밤이 되면 월드컵대교의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를 감상할 수 있다. ⓒ최용수
밤이 되면 월드컵대교의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를 감상할 수 있다. ⓒ최용수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했다. 과거의 전망대는 단순히 높은 곳에 올라가 먼 곳을 바라보는 평면적인 공간이었다면, 용왕산 스카이워크는 자연과 호흡하며 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오감 만족형 문화 공간에 가깝다. 낮에는 푸르른 대자연의 생동감을, 밤에는 월드컵대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은하수 야경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산책을 나온 한 30대 부부는 아이들이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나선형 스카이워크를 걷는 걸 신나 한다면서 "산책로가 험하지 않고 조명도 환하게 잘 되어 있어서, 한여름 밤 열대야를 피해 가족들과 밤 나들이 오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 없다."고 전했다.
용왕산 정상과 스카이워크에는 주야간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이다. ⓒ최용수
용왕산 정상과 스카이워크에는 주야간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이다. ⓒ최용수
서울 서남권 최고의 조망 명소 용왕산 스카이워크 모습 ⓒ최용수
서울 서남권 최고의 조망 명소 용왕산 스카이워크 모습 ⓒ최용수
더운 여름,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마음의 환기가 필요하다면,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평생 잊지 못할 로맨틱한 밤을 선물하고 싶다면 주저 없이 용왕산 스카이워크로 향해보자. 은은한 하늘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한강의 밤 풍경을 품에 담는 순간, 당신은 이미 서울에서 가장 행복한 야경의 주인공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용왕산은 그런 특별한 순간을 언제든 선물해주는, 우리 가까이에 있어서 더욱 소중한 산이다.

시민기자 최용수

서울 구석구석, 발로 전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