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깊은 도서관에서 놀자

시민기자 이나미

발행일 2014.04.22. 00:00

수정일 2014.04.22. 00:00

조회 4,766

종로구 최초 한옥도서관인 도담도담 한옥도서관

디지털 시대, 도서관 예찬이 점점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한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진리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왜? 우리 삶은 '검색'으로는 되지 않는 '사색'이 존재하니깐. 공부도, 일도, 삶도, 팍팍하게 느껴질 때 도서관으로 향해보자.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부터 우리동네 작은 도서관까지 서울톡톡 시민기자가 구석구석 취재했다. 책으로 삶을 다독(多讀)이는 멋진 방법, 지금부터 만나보자.

[서울톡톡] 봉제산업 밀집지역인 숭인동. 신설동역 12번 출구에서 나와 몇 걸음 걷다보면, 오래된 골목길을 만나게 된다. 골목길 앙 옆으로 역시 오래된 가게들이 촘촘히 밀착돼 있는데, 가게들 사이로 아담하고 깔끔한 한옥집이 서 있었다. 바로 이 한옥집이 종로구가 지난 2월 13일 개관한 '도담도담 한옥도서관'이다.

도담도담 한옥도서관은 과거 한의원과 한식당이었던 한옥집을 리모델링하여 지난 2월에 개관했다

번잡한 외부와 달리 도서관 내부는 평온함 그 자체였다. 신발을 벗고 들어와야 하는 도서관은 마을사랑방 모습에 가까웠다. 기존 도서관 보단 적은 규모(31평)지만, 시원하게 트인 마루와 마당 덕분에 답답하지 않다. 도서관에 책상이라고는 '모자열람실'에 있는 원목밥상이 전부다. 책보단 사람에 집중한 도서관임을 말해준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 대다수는 아이와 어머니들이다. 바닥에 앉아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어머니, 공간을 돌아다니거나 누워서 책 읽는 아이들 모습은 이 도서관에선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정숙에 익숙한 도서관에선 보기 힘든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다.

넓은 원목마루가 두드러진 도담도담 한옥도서관 내부. 천장 서까래가 인상적이다

모자열람실 

한옥도서관의 시작은 어린이였다. 종로구가 지역 간 도서관 불균형을 해소하고 무엇보다, 이 지역 어린이들에게 한옥 체험기회를 제공하고자 도서관 건립을 추진했다.

먼저 한옥도서관 명칭이 '도담도담'인 이유가 궁금했다. 김영자 관장은 도담도담에 대해 "어린아이가 탈 없이 잘 놀며 자라는 모양을 뜻하는 순 우리말로, 도서관에서 꿈을 키우며 잘 자라길 바란다는 뜻으로 지역주민들이 직접 지었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도서관이 들어설 장소를 물색하던 중 한식당이던 한옥이 자리가 난 걸 알게 되었다. 이어 종로구는 북촌 한옥마을 등 서울에서 전통문화시설이 많은 지역 특성과 이 한옥이 잘 맞는다는 점을 들어,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한옥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고자 페인트 칠 외엔 거의 손을 보지 않았다.

한옥도서관 김영자 관장은 이곳에서 50년을 함께 한 지역주민이기도 하다

"엄마들의 치유공간이자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구립도서관을 구상했어요."

이 지역 50년 주민이자 새마을문고 종로구지부 회장인 김 관장은 이 지역에 대해 누구보다 애정이 깊었다. 그녀는 평소 지역에 도서관은 물론,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이 없음을 아쉬워했다. 이를 도서관 건립 아이디어에 반영했고, 편안하고 평화로운 '집 같은 한옥도서관'으로 실현된 것이다.  

"서울 한복판에 마당이 있는 도서관이라 할 수 있죠. 책은 물론 차도 준비돼 있어, 주민들이 따로 카페를 찾기 않아도 책, 자연, 차와 함께 하루를 보내는 참 좋은 도서관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와 함께 김관장은 조만간 도서관에서 한옥체험, 가족음악회, 시낭송 등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행사도 계획 중임을 전했다.

모자열람실 앞에 위치한 마당은 식물도 키울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되어

책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도서관을 지향하고 있다

종로구 최초 한옥도서관인 '도담도담 한옥도서관'엔 현재 2,889권 가량의 보유도서가 갖춰져 있다. 이중 전통문화에 관한 어린이 서적이 많은 편이다. 앞으로 도서관은 한옥도서관 특성에 맞게 한문교실(명심보감, 사자성어), 전통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주민참여

도서관 개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종로구에 거주하거나 종로구에 직장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첫째·셋째 주 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한다.

위 치 :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길 43

연락처 : 02-928-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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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도담도담 한옥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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