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고민 `보육반장`에게 물어봐
발행일 2013.09.23. 00:00
[서울톡톡] 지구는 둥글지만 정책은 네모나다.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마다 그 혜택의 빛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늘 있기 때문이다. <시민 말씀대로>는 바로 그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됐다. 365일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기다렸고, 별 기대 없이 털어놓은 시민 한 두 사람의 고충일지라도 귀 기울였다. 그 결과, 시민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10개의 정책이 현재 진행형이다. 과연 그 진행 모습은 어떨까? 서울톡톡은 시민기자의 눈으로 그 중 4개의 정책에 관해 직접 진단해보았다.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엄마들은 난감한 상황들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다.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점도 많고, 아이가 조금만 이상해도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게 된다. 이때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거나 상담 전화라도 맘 놓고 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땐 '우리동네 보육반장'을 찾아보자. 아마 힘든 육아 고민이 '싹'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아이 키우는데 도움 주는 다양한 육아자원 서비스, 보육반장에게 물어봐!
아이 키우기 힘들어하는 엄마들을 위해 서울시가 나섰다. 지난 5월, 서울시 17개 자치구에 육아 고민을 상담해 주는 '우리동네 보육반장'이 탄생했다. 0~7세의 미취학 아이들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지역 내 다양한 육아 자원을 수집하고, 육아 관련 정보를 필요로 하는 동네 엄마들에게 수집 정보를 제공, 육아 상담을 해 주는 것. 지역 내에 산재해 엄마들이 잘 모르는 육아와 관련된 물적·인적 자원을 파악해 서로 잘 연계하고 관리하여 양육자에게 One-Stop으로 육아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동네 보육반장'이다.
아이들의 문제 행동 지도법, 지역 사회 내 육아시설, 시기에 따른 육아방법, 출산과 모유 수유 등 아이를 키우면서 가질 수 있는 사소한 고민 모두 상담이 가능하다. 각 자치구별로 보육반장들이 직접 지역 내 보육 자원 현장을 찾아가 사진촬영을 하고 이용 후 리뷰를 남긴다.
보육반장하면서 생각의 크기도 커지고, 시야도 넓어졌다
6살,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금천구 보육반장 조영진 씨는 요즘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육아 관련 알짜 정보를 수집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전화 상담을 해 오는 엄마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일러줄 수 있고, 비슷한 욕구를 가진 엄마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하는 자조모임도 지원하고 있다. 보육교사 출신으로 4개월여의 '우리동네 보육반장' 활동은 또 다른 자존감 향상과 지역 보육반장들과의 끈끈한 커뮤니티 관계망을 형성하며 마을을 들여다보게 됐다. 마을에 대해 관심이 점점 커지고 넓어지면서 마을공동체지원사업인 '여우야 놀자(여기서 우리 놀자)'에도 참여했고, 영유아 부모들을 모집해 '엄마는 전래놀이 선생님'도 진행했다. 네이버에 카페(금천구 아이키움 나눔터)를 만들어 아이교육 프로그램, 부모교육 프로그램, 관내 유용한 소식, 공원 같은 나들이 코스 사진과 탐방 리뷰를 상세히 올려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금천구 보육반장들과 의기투합해서 그간 모은 육아정보를 모아 '우리동네 보육반장이 소개하는 꼼꼼육아정보(가칭)' 라는 책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그동안 남다른 자부심으로 보육반장을 홍보하는 리플릿과 포스터를 주민센터, 영유아병원, 건강가정지원센터, 어린이도서관 등을 찾아 홍보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잡상인 취급을 받거나 서울시 사업인데 잘 몰라줄 때는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상담에 대한 답변이 도움이 많이 됐다", "내가 하는 고민을 들어줘서 고맙다", "공감해 주니 힘이 난다"는 말을 상담자들에게 들을 때는 보람도 크다. 이젠 마을에 혼자 남겨진 아이들과 공동육아에 대한 관심까지 덤으로 생겼다. 아직 보육반장을 모르는 엄마들에게 조영진씨는 "아이를 키우는 혹은 키워 본 엄마의 눈으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연령대별 눈높이에 꼭 맞는 육아정보가 될 것"이라며, 주저 없이 언제고 어떤 고민이든 '우리동네 보육반장'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해 보길 권한다.
육아 경험이 새로운 직업이 되다
보육교사 시절부터 알고 있다가 첫아이가 태어나고부터 광진구보육정보센터 영유아플라자를 이용했던 광진구 보육반장 임양미 씨는 서울시 공문을 보고 새로운 개념의 일자리란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 결혼과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치면서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는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보육반장은 육아경험이 그대로 경력이 되는 '해 볼 만한 일'이었다. 더욱이 보육교사로 일 했었고, 지금은 6살, 2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엄마입장에서, 교사입장에서 지역 내 산재한 영유아 관련 보육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엄마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은 어찌 보면 자신에게 적격이었다. 처음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그가 맡은 행정동의 물적·인적자원을 조사했다. 어린이 집, 나들이 장소, 문화행사, 문고와 북카페, 작은 도서관, 복지센터, 상담치료센터 등을 조사했고 4명의 광진구보육반장들과 워크숍을 통해 각각 수집한 광진구의 정보들을 공유했다.
"새로 생긴 버릇이 있어요. 요즘은 동네 간판만 보고 다닌다니까요. 우리동네에 심리센터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아이들 전문치과는 어딘지, 아이가 발달검사를 받고 싶은데 토요일에도 할 수 있는지, 병원검사에선 이상이 없다고 나왔지만 지속되는 아이의 야뇨증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요즈음은 나들이 장소와 어린이 집에 대한 문의가 많다. 상담자가 스트레스 안 받고 문제점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공감해 주거나 본인이 직접 발로 뛰어 알아낸 생생 정보를 알려 줄 때, 부모교육 후 제공받은 정보를 아이들과 시도해 본 후 인증 사진을 카페에 올려줄 때 보람을 느낀다.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금방 친해져 자조모임을 갖거나 오프라인모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편이다.
또한 전화상담보다 오프라인 상담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이와 엄마의 상황을 모두 알아야 종합적인 상담이 가능하고 전화로는 하지 못하던 말들도 오프라인에서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화상담 후 자연스레 동네 이웃이 되기도 하며, 생활 속 나의 어려움을 토로했을 때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라며 공감과 위로도 필요하다고 전한다. 임양미 씨는 처음 전화상담이 왔을 때의 그 떨리면서도 반갑고, 기분 좋았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동네 보육반장'이라는 제도가 안정적인 제도로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우리동네 보육반장 46명 추가 모집 서울시가 지역 내 다양한 육아서비스나 정보를 종합하고, 직접 수혜자들을 연계 및 상담하는 등 동네주민의 육아고민에 대한 원스톱 상담창구 역할을 하게 될 '우리동네 보육반장'을 추가로 모집한다. 올해 5월부터 1차로 선정되어 17개 자치구내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우리동네 보육반장'의 성과를 토대로 그동안 배치되지 않았었던 8개 자치구(용산구, 성동구, 중랑구, 강북구, 양천구, 영등포, 강남구, 송파구)에서 46명을 모집한다. 근무기간은 10월~12월 3개월간이며, 근무시간은 주5일 하루 4시간이다. 월 급여는 56만원(4대보험 본인부담금 포함) 수준으로 지급받는다. 지원자격은 보육교사 3급, 사회복지사 2급, 유치원 정교사 2급 이상의 자격을 가진 자를 우대하지만 기본적으로 18세 이상인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최종 선발은 10월 1일(화)~10월 4일(금)로 자치구별로 선발한다. 지원신청은 서울시홈페이지→시정소식→채용공고에서 '서울형 뉴딜일자리 우리동네 보육반장 사업 참여자 추가모집 공고'를 찾아 세부적인 공고내용 및 신청양식을 내려받아 자치구별 지정 접수처에 방문·접수하면 된다. ○ 홈페이지 : http://woman.seoul.go.kr ○ 문의 : 국번없이 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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