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나서니 친환경 아이디어 펑펑~
발행일 2011.12.29.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올해 초, 행복마을 조성사업을 위해 고민 중이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고 싶었어요. 자원을 최대한 재활용하면서 녹색소비에 대한 틀을 만들기로 하고 재활용품 매장인 녹색가게를 열었고, 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벼룩시장을 운영하게 됐죠. 또한 지난 3월 행정안전부의 지원 아래 친환경 천연비누와 천연세제를 만드는 마을기업도 만들었습니다.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서 지역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목표였거든요.”
오류2동 주민자치위원장이며 마을기업 '엄마의 뷰티공방' 대표인 정재옥 씨는 마을기업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9월 7일 오류2동 주민센터 3층 유휴공간에 '엄마의 뷰티공방' 이라는 마을기업이 만들어졌다. 오류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축이 됐고 마을 주부들이 천연비누, 천연화장품, 천연세제 등을 생산 판매하는 친환경적인 마을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주부, 일자리를 갖게 되다
“천연비누와 천연세제, 천연화장품 만드는 것을 배우면서 제가 바뀌었습니다. 환경에 관심이 생겼거든요. 거품이 많이 나는 주방세제가 얼마나 환경에 안 좋은지 천연주방세제를 만들면서 깨달았어요. 이젠 천연세제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꼭 EM(유용한 미생물군)활성용액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서경자(47) 뷰티공방 본부장은 올 봄 우연히 주민 공고를 보게 됐다. 천연비누와 천연세제를 만드는 마을기업에 주민 동참을 구하는 내용이었고, 끌리듯 참가 신청서를 냈다. 이렇게 공고를 보고 한달음에 찾아온 마을 주부가 8명이나 됐다. 오류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마을 주부 8명에게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전문 강사를 초빙, 일주일에 2~3회씩 천연비누 만드는 법에 대해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천연비누 만들기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받았던 주부들은 모두 마을기업의 직원이 됐다. 가정주부였던 이들에게 소중한 일자리가 생긴 셈. 경력단절 십 수 년 만에 갖게 된 일자리는 주부들 모두에게 '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만족감을 갖게 했다. 이들은 4명씩 한조가 되어 '엄마의 뷰티공방'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눠 각각 하루에 4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근무 시간엔 그동안 갈고 닦은 역량을 십분 발휘해 천연비누와 천연세제를 만들었고 정성을 듬뿍 담은 제품들은 예쁜 케이스에 포장됐다.
주부들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책을 보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천연비누 레시피를 찾아 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자신이 각자 고심하고 연구하고 실험해 본 것들을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기획회의에서 공유했고 매 회의 시간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이들에게 천연비누 만들기를 가르친 강사는 마을기업 개업식에 참가해 제자들의 제품들을 보며, ‘청출어람’ 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녹색 소비 이끄는 친환경 마을기업의 탄생
'엄마의 뷰티공방'에서는 비타민, 벌꿀, 팜이나 코코넛 등 식물성 천연 오일을 사용한 친환경 천연비누와 폐식용유를 재활용해 만든 세탁비누는 물론 아이들 전용비누, 바스 붐(입욕제), 고체 천연 향수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킨, 아이크림, 영양크림 등 천연화장품 제조 공개강좌를 실비(1만 원)를 받고 진행해 지역 주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엄마의 뷰티공방 직원들의 창의력 넘치는 아이디어들은 속속 제품화되었다. 엄마의 뷰티공방에서 제작된 천연비누와 세제, 화장품 등은 공방의 진열대뿐만 아니라 오류2동 자치센터 안 진열대 위에서도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있었고, 오류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는 재활용매장 ‘녹색가게 토끼와 뽕나무’에서도 당당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오류2동 소공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벼룩시장에서도 천연비누는 인기를 얻으며 판매됐다.
마을이 키우는 마을기업, 주민 간의 소통을 이루다
엄마의 뷰티공방 운영 4개월째. 운영 첫 달인 9월 매출이 3백만 원이 넘었다. 추석을 앞두고 각종 선물용으로 오류2동 마을 사람들은 천연비누세트를 선택했고 주민들의 끈끈한 배려는 매출을 껑충 올렸다. 10월엔 벼룩시장과 지역의 크고 작은 축제의 현장에서 많은 지역 주민들이 '엄마의 뷰티공방' 천연비누 제품들을 구매했다. 11월과 12월에도 판매량이 늘었다. 오류2동에선 예년과 달리 각종 모임과 송년모임의 기념품으로 수건이 아닌 천연비누세트가 선택되었다. 구청도 나서서 지역 단체를 연결해 주며 힘을 보탰다.
빵집을 운영하는 주민은 빨래비누의 원료가 되는 폐식용유를 일주일에 한통씩 무료로 주기로 했다. '엄마의 뷰티공방' 천연 비누와 세제를 써 본 주민들은 "써 보니 정말 좋더라"라며 주위에 권유했고, 입소문을 통해 혹은 직접 써 본 후 구매를 위해 찾아오거나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oryu2beautyshop.cafe)를 통해 꼼꼼하게 제품을 확인한 후 주문을 해 오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났다. 주문이 밀려 근무시간을 초과해 가며 천연비누와 천연세제를 제작, 포장해야 하는 직원들은 오히려 “일할 맛 난다”며 즐거워했다. 이들이 만든 제품의 판매액 일부는 쌓이고 쌓여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쓰일 기금으로 조성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착하고 아름다운 기업의 전형이다.
-이것으로 13회에 걸친 '아름다운 기업'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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