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할아버지 죽는날만 기다리는데...
admin
발행일 2009.09.08. 00:00
"40년 만의 한강 나들이"
서울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쪽방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초청해 한강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 저소득층 및 자원봉사자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2009년 한강홍보선 운영”사업의 일환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고 하는데요.
쪽방촌 주민 김용조 할아버지의 봄나들이~ 저희가 함께 동행 해 보았습니다.
종로구의 한 쪽방촌 이곳에는 70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올해 나이 69 세의 김용조 할아버지.
오랜 시간 노숙생활을 하다 쪽방으로 오게 된 할아버지는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정도의 한 평 남짓한 쪽방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왔다.
방 한 켠에는 간단한 옷가지와 취사도구 그리고 약봉지가 눈에 띈다.
건강이 좋지 않으신 모양이다.
할아버지의 오늘 점심 메뉴는 시에서 지급받은 즉석국밥이 전부다.
이거라도 남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웃어 보이시는데...
쪽방촌의 하루는 길다.
움직일 공간도 없고 그저 벽에 기대 tv를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외출은 돈이 들어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다음날 다시 찾은 쪽방촌
할아버지는 멋쟁이로 변신해 있었다.
오늘은 할아버지가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한강유람선을 타는 날이다.
40년 만에 가는 한강이니 만큼 기대도 크신지
봄소풍 가는 어린아이 마냥 자꾸 웃으신다.
함께 가는 삼십여 명 모두, 쪽방촌 주민들이다.
쪽방촌에 힘들게 살지만 오늘만큼은 나들이를 떠나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서로 모르는 사이라 아직은 좀 어색한 분위기인데 비 까지 온다.
그래도 나오는 웃음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여의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시원한 강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배를 기다린지 15분여
지루 할 법도 한데 기다리는 시간마저 서로 친구가 되는 시간이다.
드디어 유람선이 들어오고 모두들 배에 올라탔다.
물살을 가르며 유람선이 달리고 한강 의 아름다운 모습이 스친다.
배안에는 비 때문에 한강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40여 년 만에 다시 보는 한강.
할아버지는 조금 더 가까이서 보려고 손으로 유리창을 닦고 또 닦는다.
그리고 훌쩍 변해버린 한강을 한참 쳐다보셨다.
안내인이 한강을 설명하느시간
모두들 귀를 기울인다.
이 시간이 소중한 건 할아버지만이 아닌 것 같다.
비가 오는 좋지 않은 날씨지만 모두들 갑판 위로 나왔다.
이 시간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도 찍고 멋지게 변한 한강의 모습도 좀 더 가까이 느낀다.
배가 다시 선착장에 도착하고 모두들 쪽방으로 돌아 가야하는 시간.
이번 나들이가 모든 아픔을 씻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들의 힘든 생활속에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김용조 할아버지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다.
할아버지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제 마음도 흐믓합니다.
서울시는 쪽방촌 주민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쪽방촌 환경개선 및 자활지원 종합대책」으로 ‘화재 및 안전’, ‘보건․의료’, ‘에너지 난방’, ‘생활편의시설개선’, ‘자존감 회복’의 5개 분야의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쪽방주민 전담 간호사를 배치하고 공동화장실 확충 하는 등 다양한 지원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쪽방촌 주민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시 / 중앙일보 공동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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