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자전거로 인생을 수리한다

시민기자 신성덕

발행일 2010.12.20. 00:00

수정일 2010.12.20. 00:00

조회 4,805


지난 12월 15일 오전 10시, 용산구 한강로2가의 조그만 자전거 재활용 공장 완공식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거리나 공원, 아파트단지에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하고 재활용해 취약계층에게 기증해 온 노숙인 사회적기업 '두바퀴희망자전거'가 주인공이었다. 그 중심에 있는 김석두 반장을 다음날 만났다. 공장에는 아직 행사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버려진 자전거를 새 것으로 만들 생각을 언제 하였는가?
2006년 '다시서기 센터'에서 구상하였는데 거기 일자리가 있어 자전거 수리를 시작하였다.

옛날부터 자전거 수리 기술이 있었는가?
아니다. 전에는 전혀 자전거 수리를 한 적이 없었다. 2006년부터 처음 시작하였다. 이즈음에는 생활자전거뿐 아니라 고가의 자전거 수리 의뢰가 많아 더 많이 공부하고 있다.

수리한 자전거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 동기는?
자전거는 서민들의 이동 수단으로 필요하기에 취약지역에 계신 분들과 나누고 싶었다.

자전거의 매력과 보람은?
폐자전거가 들어오면 우선 자전거 전체를 분해하고, 자전거의 녹을 제거한 뒤 깨끗이 세척을 한다. 각종 부품을 수리하고 교체하고 나면 드디어 새 자전거로 변신한다. 그 변신한 모습을 볼 때 보람과 자전거에 대한 매력을 느낀다.



나눔의 행사는 어떻게 진행하였는가?
용산구에서 '희망 싣고 달리는 자전거' 나눔의 행사를 실시하는데 어린이날 전후해서 4년째 매년 400대를 기증해왔다. 또한 필리핀에도 2008년 8월에 500대를 기증하였다. 지금까지 약 4천대를 수리하여 3천 5백대를 기증하였다.

나눔의 대상은?
각 동사무소에서 추천한 취약계층인 저소득층, 아동센터, 홀몸어르신 등이다. 행사에서 직접 기증하기도 하거나 동주민센터를 통하여 전달한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셨다고 들었다. 직업을 통해서 본인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노숙인으로 생활하며 인생을 포기하고 살았다. 생각이 없었다. 무의식 속에 살면서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쓰는 생활을 하다가 '인문학' 강의를 듣고 삶의 변화를 가져야 되겠다고 생각하였는데, 마침 자전거 수리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동참하게 되었다. 육신적으로도 쪽방 생활에서 임대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다.

인문학 강의는 어디서 들었는가?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강좌는 성공회에서 노숙인을 대상으로 강의하는데, 예술사, 철학, 문학, 역사 등을 1년간 2학기 수강하였다.

하루 일과 그리고 함께 일하시는 분들을 소개하신다면?
아침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다. 본인은 기술반장이며 12명과 함께 근무한다. 폐자전거 분해,세척,조립 등의 일을 하며 폐자전거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한 대의 수리시간은 3시간이다.



앞으로 소망이 있다면?
2006년도에는 자전거 붐이 일지 않았던 때라 폐자전거가 1년에 20만대나 버려졌다. 그러므로 수리할 일이 많았다. 또한 아파트에서도 폐자전거를 많이 기증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아파트에서도 자체 수익사업으로 폐자전거를 고물로 팔고 있어 아파트 폐자전거 기증이 거의 없다. 아파트에서 폐자전거 기증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이 많아지면 좋겠다. 또한 지금은 용산구에 한정하여 나눔의 행사를 하지만 앞으로는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께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는 많이 수줍어 하면서 말로 하는 대신 손수 글을 남겨 주었다. "저도 어렵게 살았습니다. 지금 어렵더라도 용기를 내시고 나 자신을 찾읍시다. 희망을 잃을 때는 가족을 생각하고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포기를 하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하고 용기를 내어 일어섭시다."

'두바퀴희망자전거'사업단의 대표이자 '다시서기센터'의 소장인 여재훈 신부는 "이번 자전거 공장의 완공으로 '두바퀴희망자전거'의 사회적기업화를 가속화 해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게 새로운 일자리창출의 희망을 줄 것"이라고 하였다. 오영균 '두바퀴희망자전거' 사무국장은 "내년 1월에 홈페이지 쇼핑몰도 개설한다. 현재는 용산구에 국한되어 있으나 앞으로는 홈페이지 쇼핑몰 개설로 수리된 자전거는 홈페이지를 통하여도 구입할 수 있고, 서울 전역에 배달도 된다"고 했다. '두바퀴희망자전거' 팀들에게 화이팅을 외치고 싶다.


'두바퀴희망자전거' 안내

찾아가는법: 지하철1호선 남영역 하차-왼쪽으로 굴다리 지나서-왼쪽 용산역 방면으로 500m 도보. 고가 밑(오리온 건너편)에 '두바퀴희망자전거' 공장이 있다.
문의: www.2bike.co.kr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강좌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강좌는 철학, 예술사, 문학, 역사, 작문 등 1년 2학기제 6과목 15강의 강좌를 기본으로 현장학습 및 문화체험과 사례관리를 통한 인문교양 코스를 진행한다. 참여자들에게 자아존중감의 회복과 내면적 성찰을 일깨워 현재의 상황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건강한 시민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문의: http://www.homelesskr.org/edu/edu_info.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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