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서울을 연구합니다
admin
발행일 2010.08.16. 00:00
- 서울에는 첫 방문인가? 두 번째다. 올해 5월 학교에서 교수님을 따라 사례연구로 현장학습을 왔었다. 인턴십 이전에 그런 경험을 해본 것은 행운이었다. 한국 역사, 한국 문화, 그리고 한국의 경제적인 발전에 대해서 많이 공부했기 때문이다. - 서울의 첫인상은 어땠나? 처음 10초 내에 든 생각은 '와, 크구나'였다. 지리상 너무 먼 곳이라서 어떤 곳일지 예상한 바는 없었다. 다만 한국문화가 얼마나 우수한지 알고 있었기에, 그 문화적 유산을 많이 봐야겠다는 기대는 있었다. 하지만 와서 보니 너무나 글로벌한 도시여서 놀랐다. 심지어 최첨단이었다. - 인턴십으로 어떤 일을 했나? 나는 최고로 흥미로운 과제를 받은 행운아였다. 관광진흥담당관에 배치되어 신촌, 명동 등 서울의 대표적 명소에 가서 관광객의 눈으로 면밀하게 관찰하고 가령 관광지도나 대중교통 시스템에 관해 개선점을 찾아내 크고 작은 제안을 하는 과제를 받았다. 그리고 매일 활동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나의 제안 하나하나가 서울에 오는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고 쉽게 여행할 수 있도록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기뻤다. 미국에서 한국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어떤 책도 내가 지금 느끼고 보는 것만큼 나에게 서울에 대한, 한국에 대한 시각을 심어주지 않았다. - 당신이 제안한 것 중 하나를 소개한다면? 서울은 굉장히 매력이 풍부한 도시이고 세계적 수준의 도시(world class city)가 되려고 애쓰고 있다. 아니, 거의 '세계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모든 '세계 도시'는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다. 호텔에 붙어 있는 사진만 봐도 어떤 도시인지 금방 알 수 있는……. 해외 마케팅 전략을 짤 때 서울에서 먼 나라에 사는 사람들조차 '저게 서울이다' 싶은 이미지를 정해서 그것을 인식하도록 확산하는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람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N타워 같은 이미지 말이다. - N타워를 하나의 대표 이미지로 제안하는 것인가? 그곳을 가봤는가? 그렇다. 대표 이미지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N타워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곳이다. 그곳에서 본 서울은 확장하고 팽창하는 도시였다. 서울에 존재하고 있는 그 빛들과 움직임, 정신없고 바쁘고 활동적이고 번화한 삶! 정말이지 놀랍다는 말로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다. - 미국의 다른 대도시와 서울을 비교한다면?
물론 서울에서처럼 5주를 내리 보낸 적은 없었지만 미국의 많은 대도시들을 방문했다. 미국의 도시들은 기회의 땅이라는 이미지를 대표한다. 전적으로 동의하며 사실이기도 하다. '빅 애플'인 뉴욕은 알고 있듯이 언제나 바쁘고 빠르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채롭고 역사적이다. 모두 다 크고 즐길 만한 도시다. 하지만 서울은 다른 미국의 대도시들이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서울의 진정한 정체성이다. 서울의 길과 길을 지나다 보면 믿지 못할 만큼 거대한 빌딩이 보이고 조명과 네온사인들이 첨단기술과 발전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면 세종대왕의 동상과 그 뒤의 궁궐이 보인다. 게다가 도시 전체가 자연적인 바위와 산으로 그림처럼 둘러싸여 있다. 그건 외국인의 눈에는 진정 놀랍다. 이 나라가 얼마나 새로운가, 이곳의 문화적 유산들이 얼마나 새로운가를 깨닫게 하고, 서울이 얼마나 잘 보존돼왔으며 그 위에 새로움을 건설했는지를 보여준다. 감히 말하건대, 서울은 세계화와 혁신과 성장에 있어 대단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서울 시민들은 너무나 익숙해서인지 오히려 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당신들이 이뤄낸 것에 대해 잊고 있는 것 같다. - 미국에서 친구가 온다면 서울에서 추천할 장소는? 실제로 9월에 내 사촌이 온다. N서울타워는 필수다. (웃음) 서울시티투어버스도 추천한다. 버스에서 내리지 않더라도 서울의 여기저기를 둘러볼 수 있다. 관광객들이 모를 만한 곳인데, 노량진수산시장도 추천한다. 인사동, 명동, 남대문 등 쿨한 쇼핑 장소는 물론 청계천과 내가 유일하게 못 가본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도. 음식은 불고기도 좋지만, 샤브샤브와 물냉면은 너무 맛있다. 김밥과 삼계탕도 좋다. 오, 만두도 빠트릴 수 없다. - 세계화 이슈로 다시 돌아가서, 행정학 전공자로서 서울에 제안할 게 있다면? 사실 외면적으로 말한다면 서울은 가능한 한 최대치로 세계화 된 것 같다. 서울은 경쟁적인 세계 시장에서 성공했고, 대단히 발전했다. 도시의 세계화에 관해서는 세계의 리더라고도 말하고 싶다. 하지만 불행히도 언어적 장벽은 크다. 그리고 진심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시민들이 글로벌한 태도를 갖췄으면 하는 점이다. 한국문화는 서구문화와 구별되는 매우 특별한 측면이 있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안 하고, 다음 사람을 위해 출입문을 잡고 기다려주지 못하며, 지하철에서 줄을 서지 않는다. (좀 더 현명한 사례를 찾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물론 글로벌화와 자신의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건 영어권 사람들이 말하는 'catch-22'다. 어느 누구도 그 경계를 구별할 수 없는 딜레마다. 이것이야말로 서울의 글로벌화에서 최종 단계일 것이다. 하이서울뉴스/조미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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