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재채기 난다고 감기?

진홍률

발행일 2011.09.23. 00:00

수정일 2011.09.23. 00:00

조회 9,429

국가건강정보포털 제공

여름이 지나가고 일교차가 심해지는 가을이 왔습니다. 이러한 계절이 오면 많은 환자들이 콧물과 재채기가 심해지고 목이 따갑고 코가 막히는 증세로 “나는 환절기가 되면 감기를 달고 산다”고 하며 진료실로 찾아옵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부분 감기가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되어 치료를 받게 됩니다.

만성적으로 생기는 비강내의 염증을 만성비염이라고 하는데 이는 정확한 의학용어는 아니며 여러 종류의 비염들을 포괄해서 일컫는 용어입니다. 급성비염은 흔히 감기를 지칭하는 감염성 비염이며 만성비염은 원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비감염성만성비염에는 비후성비염, 과민성비염, 알레르기성비염 등 여러 가지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고 만성적인 경과를 밟게 되는 비염은 알레르기성 비염이 가장 많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독특한 네 가지 주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면서 콧물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코가 막혀 호흡하기 곤란해지는 증상으로 환자들은 굉장히 불편해 합니다. 이런 증상 외에도 ‘눈이나 목 안이 가렵다, 눈물이 난다, 머리가 아프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 머리를 앞으로 숙일 때 코 주위의 통증이 심하다, 목 뒤로 무엇이 넘어가는 것 같다’ 등의 증세를 호소하게 됩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감기 증상과 비슷하여 환자들은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코의 증상이 일주일 이상 계속 되고 열이 없는 점이 보통 감기와 구분되는 점입니다. 이러한 증상 외에도 분비물이 증가하게 되면 목 뒤로 가래가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생기며 이로 인하여 인후부의 가려움증, 목의 이물감, 기침 등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학업성적, 작업능력을 떨어뜨리는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코가 막혀서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되면 머리가 나빠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하여 콧속에 콧물이 많이 생기고 점막이 붓게 되면 코는 제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코에 비염이 발생하면 코로 호흡을 원활하게 할 수 없게 되고 냄새도 잘 맡지 못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입으로만 호흡을 하게 되어 기관지나 폐까지 염증이 퍼질 수 있으며,코가 막힐 때 주의력과 집중력은 떨어지고 기억력이 나빠집니다. 특히 2세 이하의 소아기에 뇌 발육이 활발하므로 이 시기에 장기간 비염이 생겨서 코로 호흡할 수 없게 되면 머리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공부할 때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면 코를 자주 풀어야 하며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집중을 할 수 없어 학습능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수험생의 경우 공부를 하다가 코가 막혀서 답답해지면 신속히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당연히 성인에게서도 작업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입니다.

치료를 위하여 우선적으로 원인을 찾아야

알레르기성 비염은 집먼지진드기나 동물의 털 등 어떤 특정 항원에 대해 특이한 면역 반응이 원인이 되며, 이러한 면역 반응은 혈액내의 특이면역단백질(immunoglobulin E, IgE)에 의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혈액에서 특이 항원에 대한 특이 면역단백질이 높은 수치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민성 소질은 유전적 경향이 있습니다. 식물의 꽃가루(화분)가 날아다니는 계절과 관련이 있는 것을 계절성 알레르기성비염(화분증, 고초열)이라 하며, 만성적이고 계절과 관련 없이 연중 계속되는 것을 통년성 알레르기성비염이라고 합니다.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화분증은 흔히 '꽃가루알레르기'라 불리는 알레르기비염으로 쑥이나 잔디 등의 풀, 꽃가루, 자작나무 등의 나무 꽃가루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특정 계절에 재채기 발작 증세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통년성 알레르기비염은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연중 증상이 있고 가장 흔한 항원으로 집먼지진드기가 있고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에 민감한 환자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곰팡이, 직물류, 담배, 식품 등 일상생활에서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물건이 항원이 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바퀴벌레도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항원과 특이 면역단백질의 면역반응으로 조직 내 비반세포로부터 히스타민이 분비되면 염증반응이 일어나서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이 유발되는 것입니다. 통년성 비염 환자도 환절기에 증상이 악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우선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독특한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고, 유전성 질환이므로 가족 중에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도 확인하여야 합니다. 기관지천식, 아토피피부염을 동반하고 있는지도 확인하여야 합니다. 코 안을 진찰하여 보면 점막이 종창되고 창백하며, 분비물이 수양성이거나 점액성입니다. 농성 분비물이 있으면 이차감염으로 인한 부비동염을 생각하고 이를 같이 치료하여야 합니다. 피부반응검사는 항원을 피부에 작용시킴으로써 일어나는 반응을 보는 것으로서 알레르기비염의 확진 및 원인물질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반응의 판정은 피부에 발생하는 두드러기와 주위의 홍반의 크기를 측정하여 양성대조(히스타민에 대한 반응)와 비교합니다. 최근에는 혈액검사로 특정 항원에 대한 특이 면역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 개발되었고, 이는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서도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완치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원인 항원이 코로 들어오는 것을 완전히 피하거나 과민 체질을 완전히 개선하면 이론적으로는 완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항원을 피하는 회피요법으로도 집먼지진드기가 코로 들어오는 것을 완전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단지 증상 완화를 위해 할 수 있습니다. 먼지가 많은 카펫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이불이나 베게 등 침구류는 자주 햇빛에 말려 일광 소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고양이나 개와 같은 동물의 털이나 비듬이 원인인 경우에는 애완용 동물을 키우지 않아야 합니다.

먼지를 줄이거나 피하는 회피요법으로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경우 완치보다는 증상완화를 목적으로 약제를 사용하는 대증적 약물 치료가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한 일차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의 복용 혹은 비강 내 분무, 국소용 스테로이드제의 비강 내 분무 등이 좋은 효과를 보이며 특히 새로 개발된 약제들은 이전 약제들이 가진 졸림이나 구갈 등의 부작용이 현저히 개선되었습니다. 면역요법은 과민체질 개선을 목적으로 원인 항원을 지속적으로 피하 주사하거나 혀 밑으로 투여하여 적응이 되는 일부 환자에서 완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글/진홍률(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서울의대 교수)

#질병 #건강 #알레르기성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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