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리고, 뭔가 목에 걸린 것 같다면?
이국래
발행일 2010.10.06. 00:00
과식과 식습관 변화, 비만으로 점차 환자 느는 추세
얼마 전 직장인 김모씨(38)는 종종 속이 쓰리기도하고 목에 무언가 걸린 것 같기도 하며, 음주나 과식을 한 후에는 그 증상이 심해지는 것 같다고 하여 외래를 방문하였다.
이러한 증상은 소화기 내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것들 중의 하나이며 사실 증상과 위장관질환의 정확한 연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또 사소한 증상이라도 내시경 검사 시 위암과 같은 병변이 발견되는 수가 있어 심하지 않은 증상이라도 병원을 방문하여 내시경 등의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최근 이러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의 많은 경우에서 역류성식도염이 그 원인인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과거보다 실제로 많아진 이유는 아마도 과식이나 식습관의 변화, 비만 등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역류성식도염이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주로 가슴 안쪽에 타는 듯한 통증이나 속쓰림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인구의 7% 정도를 상회할 정도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내시경으로는 식도의 아랫부분에 미란(얕게 헐어있는 것)이 있는 것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50% 이상에서는 이러한 미란이 없는 비미란성 역류성식도염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몇 가지 증상들만으로 역류성식도염을 진단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경우 치료를 시도해보아 좋아질 때 역류성식도염을 진단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위험한 병은 아니고 증상이나 환자의 불편함이 가장 문제가 되지만 드물게 식도궤양이나 협착(좁아짐), 그리고 식도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하겠다.
커피, 초콜릿, 탄산음료, 튀김이나 기름진 음식이 증세 악화시킬 수 있어
이 병은 식도와 위의 경계 부위에 있는 괄약근이 위산의 역류를 방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거나 위에 있는 내용물 등이 소장으로 잘 내려가지 않는 것, 그리고 식도로 역류되는 내용물을 식도가 빨리 클리어링하지 못하는 것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는 비만이나 임신, 당뇨병, 과음, 흡연, 그리고 혈압약같이 하부식도괄약근을 약화시키는 약물 등이 있고 음식으로는 커피나 초콜릿, 탄산음료, 튀김이나 기름진 음식 등이 있다.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여 속이 쓰리다, 신물이 올라온다, 속이 답답하다, 가슴이 화끈거린다, 헛구역질이나 트림이 난다 등의 위장관 증상부터 목이 쉬거나 잦은 기침을 하거나 가슴이 아프다는 등의 호흡기나 순환기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수도 있다. 과거 우리의 어르신들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치받쳐 오르는 것 같다 하여 홧병이라 불리던 병의 많은 부분이 이 질환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정도 있다.
그러면 이 병의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앞에서 이야기한 역류성식도염의 위험인자 들을 피하도록 노력하고 특히 과식을 피해야하며, 식후 2~3시간(음식물이 위에서 빠져나가는 시간) 동안은 눕지 않는 것이 좋다. 수면 습관도 베게만 높이고 자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침대의 기울기 전체가 상체를 높게 해야 하는 데 실제적으로 어려우므로 좌측으로 눕는 것이 좋다고 한다.
역류성식도염의 원인이 위산이 역류하여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로서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위산분비억제제이며 비미란성 역류성식도염인 경우엔 미란성의 반 정도의 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 위장운동촉진제가 식도나 위의 내용물을 빨리 내려가게 하거나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에 도움을 주기 위해 부가적으로 사용된다.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이 증상에 연관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드물게 항우울제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역류성식도염의 치료의 문제점은 치료 이후 증상이 좋아진 환자들이 약물치료를 중단하였을 때 70~80%에 이르는 많은 경우에서 증상의 재발이나 악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증상이 좋아진 이후에도 오랜 기간 위산분비억제제 등을 저용량으로 지속적으로 쓰거나 증상이 안 좋아질 때마다 반복적으로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역류성식도염의 치료의 목표는 증상으로부터의 호전과 그로 인한 삶의 질 향상이며 또한 재발하지 않도록 하여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라 하겠고, 그러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의 교정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글/ 이국래(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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