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무료 관람 언제까지?
발행일 2014.03.24. 00:00
[서울톡톡] 21일 공식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www.ddp.or.kr)는 대한민국에서 '디자인'의 본질을 정의하고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통해 시민들과 문화를 나누는 '시민참여형 공공시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DDP 개관전들은 단순히 시민들에게 공간을 돌려주는 기념을 넘어, 삶의 형태를 만드는 게 디자인이라는 걸 전달하는데 의미가 있다. 총 5개인 개관전은 '디자인이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디자인의 정의, 역할, 활용'에 대해 재정립하고자 한다.
간송문화전(일반 8,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기획전시는 오는 31일까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며, DDP 내부(배움터)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위치한 전시장(이간수문 전시장, 갤러리 문) 등에서 나눠 열리므로, 각 전시장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뒤 관람하는 것이 좋다.
한국 미술의 보물 곳간, 간송문화展
DDP 규모 다음으로, 가장 뜨거웠던 관심은 바로 3대 사립미술관이자 '한국 미술의 보물 곳간'인 간송미술관이 76년 만에 외부 전시를 여는 것이었다.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 마련된 특별전 '간송문화전'은 노후화 되고 협소한 기존 미술관에서 열던 전시 모습과 많은 부분에서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워낙 국보와 보물들로 지정받은 유물들이 많아서인지 보안 담당자들이 전시장 입구부터 해례본이 진열된 공간 마지막 동선까지 지키고 있어, 다른 전시들과 달리 엄숙한 분위기를 마주하게 된다.
여기에 LED 조명과 새 진열장을 갖춘 대규모 공간에 진열된 유물들은 마치 창고에 쌓인 채 다듬어지지 못한 진주가 운동장으로 나와 빛을 내는 표현이 딱 맞았다. 그 예로 8m 길이의 <촉잔도권(심사정 작)>의 경우, 그동안 공간 제약 때문에 일부만 공개되었던 것을 DDP에서 최초로 전체 작품을 한 번에 펼쳐 선보인다.
이외에도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혜원전신첩(신윤복)>을 포함한 국보 8점, 보물 3점과 도자기류 25점, 서화류 33점의 간송 소장품 등을 통해, 단순히 300여 년 전 유물이 아닌 한국 디자인의 창조문화 뿌리를 해석하는 전시다.
스포츠 역사를 디자인으로 잇는다, 스포츠 디자인展
동대문운동장의 역사를 디자인으로 잇고자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 마련된 '스포츠 디자인전'은 스포츠 디자인에 담긴 기술과 과학을 보여준다.
특히 스포츠 선수들의 경기력과 경쟁력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디자인'을 조명하였는데, 기술과 산업, 예술이 융합된 스포츠 용품 및 예술 작품 총 360여 점이 전시됐다. 맞춤방식으로 제작된 장애인 선수용 럭비 휠체어 등을 선보인 영국 런던 디자인뮤지엄 콘텐츠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 첫 경기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황선홍의 축구화,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이상화의 최초 스케이트화 등 땀과 혼이 담긴 소품부터, 10명의 스포츠 선수와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한 콜라보레이션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콜라보레이션을 위해 작가로도 활동하는 탤런트 구혜선을 비롯해 그래픽디자이너, 미디어아티스트, 건축가, 패션디자이너 등이 참여했다. 이 중 만화가 이현세가 야구선수 김태균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와 영상 제작물인 '김태균과 까치'는 '상상과 도전'을 상징하는 스포츠맨의 디자인을 잘 보여주는 작업이다.
'건축에서 스푼까지' 크리에이터 자하 하디드의 세계, 자하 하디드_360도展
단순히 DDP 설계한 건축가를 넘어 다양한 작업 스펙트럼을 펼치는 크리에이터 자하 하디드를 집중 조명하는 '자하 하디드_360도전'. 전시는 수저, 쇼파 등 생활 소품부터 패션, 건축모형, 미디어까지 다양한 영역을 소화하는 그녀의 작품세계를 만나보는 자리다.
특히 크롬 소재에 이음새 없는 매끄러운 몰딩 기법이 두드러져 마치 '건축을 신는 개념'인 '노바슈즈'만 봐도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녀의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직선이 없는 곡선형 혹은 해체된 조형물 형태로, 여기에 흑, 백 대비로 구성된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대중들이 생각하지 않는 걸 생각하게 하는 게 건축가의 역할'이라는 건축관을 지닌 자하 하디드의 작업이 펼쳐진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디자인놀이터 로비에서 가구, 보석, 신발 등 40여 점을 선보인 1차 전시가 열린다. 이후 2차 전시는 4월 4일부터 5월 31일까지 열리며 샹들리에 9점, 건축모형, 모바일아트 등이 전시된다.
진정성 있는 착한 디자인, 엔조 마리 디자인展
친환경 삼나무 가구, 교육용 완구, 형태를 고려한 생활용품 등 보편성 기반에 둔 디자인을 선보인 이탈리아 디자이너 엔조 마리(Enzo Mari 1932~). 그는 '인간 노동의 신성함을 살리고 이들이 아름답게 생활 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 디자이너라고 정의하였다. 자하 하디드와 대조적으로 그는 화려함은 최소화하고 적은 재료로 기능에 충실한, 지속가능한 착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간수전시장에서 열린 '엔조 마리 디자인'전은 260여 점을 작품으로, 삶 속에서 디자인으로 베풀고 공유하는 '윤리'를 풀어낸 엔조 마리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판자와 못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등 19가지 기본 가구 설계도면을 제공하는 '디자인 자급자족(아우토프로제타지오네)'은 엔조 마리의 디자인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디자인을 통한 나눔과 공유, 울름 디자인 그 후展
'울름 모델'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진 독일의 울름조형대학은 1953년에서 1968년까지 15년간 운영되었으며, '바우하우스'와 함께 대표적으로 디자인 교육에 언급되어온 전문교육기관이었다.
'좋은 형태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라는 바우하우스 정신을 부활시키고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했던 울름조형대학의 교육특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로 역사문화공원 갤러리문에서 열린다.
단순한 구조와 저렴한 제작비용으로 디자인 본질에 충실한 '울름 의자', '스태커블 식기' 등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아름다움과 경제성을 갖춘 디자인을 어떻게 소비자와 나눌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 전시의 경우 디자인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고,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탐구하고 구현해 나가려는 DDP 비전과 맥락이 맞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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