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그 날을 떠올리며…
발행일 2013.04.18. 00:00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봄비가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차라리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싸 감고
마른 알뿌리들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으니
- T.S.엘리엇의 황무지 중에서
[온라인뉴스 서울톡톡] 미국계 시인 T.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에 있는 시 한 소절이다. 정과 한(恨)이 많은 한국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시다.
한국인에게 4월은 1년 중 유난스런 달이다. 크고 작은 사회적 사건들이 이 달에 특히 많았기 때문이다. 그 중 1960년의 4.19 혁명을 빼놓을 수 없다. 4.19 관련 장소는 곳곳에 있다. 서울에서는 강북구 수유동(산9-1번지)에 있는 '국립 4.19민주묘지'를 들 수 있다.
4.19 묘지가 지금의 모습을 갖춘 건 1993년부터다. 정부는 당시 묘지 크기를 확장하고 각종 기념물을 설치했다. 묘역 한가운데에는 4·19혁명의 기상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탑이 있고, 주위에는 20개의 만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유영봉안소는 이 때 전통 한식 목조건물로 확장됐고, 4·19탑과 만장은 원래 것을 묘역의 중심으로 옮기고 주위에 4·19정신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을 새로 설치했다.
묘역은 북한산 인수봉을 머리에 이고 동서로 길게 누워있다. 맨 위쪽에 유영 봉안소가 있고 그 아래 왼쪽에 제1묘역, 오른쪽에 제2묘역이 각각 만장과 함께 있으며, 묘역 하단의 가운데에 4·19탑이 우뚝 서 있다. 분향대가 마련된 4.19탑 앞에는 광장이 펼쳐지고 그 좌우에 수호신을 비롯한 상징물들이 이곳의 위엄을 지키고 있다. 광장 초입에는 상징문을 두어 내방객들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그 맞은편 동쪽에는 '정의의 불꽃'이 4.19 정신을 되새기게 한다.
현재 이 묘역에는 제 1, 2묘역 합하여 332위(2013년 4월 현재)가 안치되어 있는데 1묘역은 4.19당시의 사망자이고 2묘역은 법률에 의한 4.19혁명유공자로 사망하신 분들이다. 1995년 4월 공사를 완공하면서 묘지명을 '국립4.19묘지'라고 하였고, 2006년 다시 '국립4.19민주묘지'로 개정하였다.
서울은 참으로 볼 곳이 많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이런 서울을 알고 있고 그래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많은 내외국인들이 서울을 찾는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4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상징인 강북구 수유동의 '국립4.19민주묘지' 방문을 권해본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봄의 정취도 마음껏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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