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가면 이곳도 있다?

시민리포터 김종성

발행일 2013.02.25. 00:00

수정일 2013.02.25. 00:00

조회 2,232

신문과 달리 좀 더 전문적인 정보가 담겨 있는데다 오락적인 내용까지 들어 있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매체가 잡지다. 그런 잡지들이 모두 모여 있는 곳이 있는데 여의도에 있는 '잡지관 (한국잡지정보관)'이다. 도서관도 아니고 잡지관이라니 매달 두 세개의 잡지를 보는 리포터에게도 흥미로운 곳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잡지관 안에 '한국잡지박물관'까지 같이 있다니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좋겠다.

잡지관으로 들어서면 현재와 과거의 세상이 서로 어긋나지 않게 단정하게 펼쳐져 있다. 먼저 과거의 세상을 따라 한국잡지박물관 쪽에 들어가 보았다. 우리나라 잡지 100년사를 한 눈에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단숨에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가 잡지를 보는 즐거움보다 신기함이 먼저 앞선다.

1896년에 창간한 <대조선독립협회 회보>부터 2,000여 종의 옛날 잡지를 볼 수 있다. 최초의 여성지인 <가뎡잡지>나 <개벽> <삼천리>등 그 이름과 표지만으로도 시대를 짐작할 수 있는 잡지의 고전들이 전시되어 있다. 태동기부터 현재까지 시대별로 모두 8개의 시기로 나눠 전시했다. 우리나라 잡지의 발달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TV 가이드' '현대 문학' 같은 연령대별로 추억에 젖게 하는 잡지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각 시대별로는 1만 1백여 점의 잡지 출판물이 박물관에 보존 중이라고 한다.

8개의 시대 중 1937년 중·일 전쟁이 일어나면서 1945년 8.15 광복을 맞을 때 까지가 우리나라 잡지계의 최대 암흑기였다고 한다. 이 시기에 대부분의 국문잡지가 폐간되거나 일본어로 발행되고 조선일보, 동아일보 두 신문은 폐간되었다. 그나마 민족문화의 명맥을 주장해온 '문장' 등의 잡지도 얼마 지나지 않아 폐간되고 말았다. 그래서 이 때를 '제4기 친일언론강요기(1937~1945)'라고 명명해 놓았다.

육당 최남선이 발행한 한글 전용 최초의 소년잡지인 '붉은 져고리'(1912년), 일제하의 대표적 언론잡지인 '개벽'(1920년)과 순문예 동인지인 '창조'(1919년), 작가 염상섭 김억 오상순 등이 중심이 돼 간행한 문예 동인지 '폐허'(1920년), 낭만주의적 색채가 짙은 '백조'(1922년) 등 고교시절 국어시간에 익히 들었을 법한 문예 동인지들의 창간호들은 잡지 박물관이 자랑하는 희귀본이다.

박물관 옆엔 잡지 진열대가 도서관의 서고처럼 펼쳐져 있는 잡지 전시관이 마주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행하는 3,900여 종의 모든 잡지가 각 분야별로 모여 있다. 크지 않은 이 땅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잡지가 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세상은 참 다양한 분야로 이루어져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동네 도서관 간행물실에서 죄라도 진양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몰래 읽었던 '레이디 경향', '주부 생활'등도 참 반가웠다. 서고엔 매달 발행되는 최신판 잡지로 바뀌어 전시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리포터가 즐겨보는 자전거 잡지와 사진 잡지, 여행 잡지의 이름을 대며 위치를 물어보자 잡지사 기자냐고 직원이 말을 건넨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잡지가 전시되어 있다보니 잡지사 기자들이 자주 찾아 온단다. 잡지 서고 옆에 독서대가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잡지를 읽을 수 있다. 이 잡지 종합 전시관은 1995년 세계 최초로 문을 열었으며 2002년 여의도 이곳 박물관 옆으로 새롭게 자리를 옮겼다고.

잡지 박물관은 시대에 맞추어 한국 최초로 사이버 잡지박물관 홈페이지도 (www.kmpa.or.kr) 갖추었다. 1896년 2월 1일 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인 '친목회회보(親睦會會報)' 부터 최근에 새로 발행된 잡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잡지를 총망라하여 표지이미지, 서지정보, 목차정보 등을 4개월간에 걸쳐 데이터베이스화하였다고 한다.

○ 찾아가기 : 영등포구 여의도동 44-31 잡지회관 지하 1층
  - 5호선 여의도역 5번 출구 도보 10분
  - 9호선 샛강역 2번 출구 도보 10분
○ 운영시간 : 평일 저녁 6시까지, 토요일은 2시까지 (일요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관람문의 : 02)780-9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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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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