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 괴테가 있다면, 동양엔 다산 정약용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유태웅

발행일 2012.06.29. 00:00

수정일 2012.06.29. 00:00

조회 2,783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올해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2012 세계문화인물인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이 탄생한지 25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다산이 남긴 저술과 친필, 그림 등을 모아 전시하는 특별전시회 <천명(天命), 다산(茶山)의 하늘>이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오는 7월 22일까지 열린다. 

다산은 백성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조선을 설계한 개혁사상가이자 실용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목민심서 등 많은 저술을 남긴 학자이자 수원 화성을 건축하고 시와 그림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이번 전시회는 다산의 대표적인 저술 원본은 물론 시문(詩文)과 서화(書畵) 유물 등을 통해 다재다능했던 정약용 선생의 전체상(全體像)을 살펴볼 수 있다.

서예박물관 유물 전시 구성과 관람 동선은 먼저 저술로 보는 다산의 학문과 사상, 시문과 서화작품을 통해 문예로 보는 '인간' 다산, 다산의 학맥과 가계, 교류했던 문인 순으로 구성돼 있다. 여유당집과 목민심서를 비롯한 방대한 저술은 물론 사언시, 매조도, 산수도 등 시문과 서화 등 약 150여 점에 이르는 귀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 규모는 전체적으로 아담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여유당전서가 전시된 공간이다. 다산의 대표적인 저술인 목민심서와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이 전시돼 있다. 1930년대 위당 정인보 선생이 쓴 다산학에 관한 신문칼럼도 인상적이다. 시계반대방향으로 계획된 관람 동선을 가다보면 다산 선생의 다재다능했던 실체를 만나게 된다.

전시장 내부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를 대동한 관객들이 좀 더 흥미롭게 다산의 사상과 생애를 만날 수 있도록 꾸민 공간이다. 주 전시장 바깥 로비 공간에선 만화가 김영규 화백의 <만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작품 원화전시회를 열고 있다. 유리전시관에 만화 목민심서를 주제별로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예박물관은 전시기간동안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사상과 철학을 어린이들이 쉽게 체험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서예박물관 2층 아카데미 강의실에선 <만화로 그리는 목민심서>을 운영한다. 참가자격은 초등학교 재학생으로 선착순 25명까지 무료다. 신청문의는 02)889-8302~5.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전시장내 영상실에선 <인형극으로 보는 목민심서>를 관람할 수 있다.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예술의전당 아카데미홀(오페라극장 4층)에선 '다산학' 시민강좌가 무료로 열리고 있다. '다산학' 시민강좌는 일반인들에겐 대부분 실학자이자 목민심서 저자로만 알려져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다재다능한 실체는 물론, 그의 방대한 사상과 철학을 국내 전문가들을 통해 쉽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서예박물관 이동국 수석큐레이터는 "다산은 방대한 저술가로서 특정 주제를 잡아내기가 힘들다. 실학자와 수원 화성을 건설한 과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에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문예적인 측면까지 더 넓혀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면에서 유물 전시만으론 부족한 점이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을 초청해 다산의 사상을 좀 더 넓게 알아보자는 의미에서 이런 강좌를 마련하게 됐다"고 강좌 개설 취지를 설명한다.

최종고 서울대학교 법대교수는 지난 6월 23일 '다산학' 시민강좌 <다산과 괴테, 동서문명의 교차로>라는 강좌에서 '서양에 괴테가 있다면 동양엔 정약용 선생이 있다'고 말한다. 사실 괴테(1749~1832)와 정약용 선생은 13년 차이로 세상에 태어나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두 사람은 모두 문학, 철학, 법률, 정치, 종교, 미학, 과학기술 분야에서 재능을 보여온 '르네상스적 인간'으로 평가한다.

또한 괴테와 다산은 18세기 유럽과 동아시아가 낳은 최고의 지성인이자 학자라는 평가다. 서양에서 괴테는 '한 인간이라기보다는 한 문화'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정약용 선생은 '한번 거쳐가는 사상가가 아니라 평생을 두고 연구해야 할 만큼 풍부한 세계를 간직한 사상가'라는 평가다. 최종고 교수는 이젠 한국지성사를 좀 더 세계적 시각에서 보아야 할 때이며, 이런 관점에서 동시대를 살았던 괴테와 다산을 비교해볼 필요가 크다고 말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는 매주 토요일 다산학 시민강좌의 향후 일정은 다음과 같다.

• 7월 7일 : 왜 지금 다산인가 / 도올 김용옥, 철학자
• 7월 14일 : 다산의 생애와 사상 / 박석무, 다산연구소장
                 정약용과 18세기 동아시아 정치철학비교 / 백민정, 연세대 철학과 교슈
• 7월 21일 : 다산의 교육관과 교육활동 /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주역사전(周易四箋)에 쏟은 다산의 열정 / 방인, 경북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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