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연극인들, 열정만큼은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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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12.07. 00:00

수정일 2009.12.07. 00:00

조회 1,767



시민기자 김정아




배움에 대한 욕구는 나이를 모르고 분야를 불문한다. 지난 8월 말, 성북구청과 함께 동덕여대 평생교육원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연극을 통한 삶'을 배우는 무료 교육을 시작했다. '연극' 하면 낯설고 쑥스러울지 모르는 세대인 어른과 노인분들을 위한 모임. 처음의 낯설음과 어색함은 모임이 이어질 때마다 점점 사라져 간다.

연극 강좌에는 두 반이 개설되었는데, 한 반은 직장인 및 어른반이고, 다른 한 반은 실버 세대를 위한 반이다. 직장인반은 연극 이론부터 체계적으로 배운 뒤, 연극 공연 및 영화를 보고, 자신들이 직접 공연을 만들어서 이를 무대에 올리는 커리큘럼으로 되어 있다. 아직은 초보라서 어색하고 힘들지만 이들은 지금 마지막 무대를 올리기 위해 한창 연습 중이다. 완벽함보다는 이를 통해 자신을 조금 더 알아가고, 스트레스를 풀고,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한 것이니까. 프로가 아니지 않은가. 즐겁게 참여하고, 이를 통해 '문화'라는 삶의 혜택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것이다.

한편 실버반은 55세 이상의 주민들을 위한 반으로 인형극 연습을 한다. 가끔 가면 어르신들이 인형을 예쁘고 정성스럽게 만들고, 대사를 쓰고, 동작을 연습하며, 노래를 부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인형극 공연을 통해 자신만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인근 공부방과 어린이집 등 주변의 아이들을 위해 무료 공연을 펼칠 것이기 때문에 더욱 더 욕심을 내서 노력하시는 것이다.

어르신들의 따뜻한 마음 때문인지 이 모임은 정말 훈훈하다.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모여서 따뜻한 뜻으로 예쁜 인형을 만들어 나가고 계시기 때문인 것 같다. 인형극을 통해 손 근육을 발달시키고, 대사를 외우고, 동작을 함으로서 치매 예방도 되고, 친구들도 만나시고, 보람된 일을 하게 되니까 일석 몇 조인지 모르겠다.

한 어르신은 "어릴 적 시골 장터에 인형극 하러 오는 딴따라 아저씨 보려고 아침마다 가서 줄서서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 그 때 너무 그 날만 기다렸던 기억이 나서, 나도 열심히 연습해서 우리 아가들에게 그렇게 웃음과 꿈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쁜 걸" 하시며 환하게 웃으셨다.

예술과 문화가 한 사람에게 행복을 줄 때, 그 행복은 바이러스처럼 널리널리 번져나가는 것 같다. 예술의 행복 바이러스가 저 멀리까지 전파되길 바라며, 하이서울뉴스 독자들에게 12월 동덕여대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멋진 공연들 보러 오시라고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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