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들이 한가위 축제를 즐기다

admin

발행일 2009.10.05. 00:00

수정일 2009.10.05. 00:00

조회 4,270

전통놀이와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한 잔치 한마당

시월 햇살은 따스하고 그 햇살 아래 함께 한 우리는 모두 하나였노라!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고향의 부모님과 조상님, 그리고 친지를 찾아서 떠난 한가위 도심의 오후는 한가하다 못해 마치 정적마저 맴도는 듯하였다. 고향을 찾지 못했던 기자는 서울 시내 어디로 가면 추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까 잠시 생각에 골몰했다. 그리고 이내 발길이 향한 곳은 '남산골한옥마을'이었다.

북촌의 한옥마을이 길게 늘어져 있고 다소 경사가 심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이곳 남산골 한옥마을은 둥근 원형 형태로 거의 평지나 다름 없어 갓난아이를 동반한 가족들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기에 편안한 곳이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올해 벌어진 한가위 행사는 예상 밖으로 정말 풍성한 잔치상을 방불케 했다. 먼저 '풍습마당'에서는 차례상 전시, 송편 만들기 시연 행사, 투호나 굴렁쇠와 제기차기 등의 전통놀이가 한창이었다. '전시마당'에서는 한가위 고향풍습전이라 하여 닥종이인형, 고전머리, 그리고 한지공예 전시가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의 시선도 잡아끌었다. '체험마당'에서는 고향에 엽서보내기, 달님에게 소원보내기, 전통공예 체험과 명인의 시연, 민속놀이 제작체험, 다양한 전통한복 입어보기 체험, 떡메치기 체험 등 실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어린이들에겐 각종 체험행사가 인기였는데 종이공예 체험과 그네타기, 떡메치기 등은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외국인들에겐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는지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한복 입어보기 체험 행사장은 인기가 최고여서 모두가 사극에서 나오는 주인공으로 변신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게 하였다. 우리의 포돌이는 외국인 효도르와 벌인 씨름판에서 보기 좋게 넙죽 엎어져 체면이 말이 아니었으나, 특유의 유머로 위기를 모면하고 웃음보를 선물하여 모두가 하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옛날옛적 우리 조상들과 아버지, 어머니들 세대에 한가위를 어떻게 보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도 하듯,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또 맘껏 체험도 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자리였다. 남산골한옥마을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 마치 '세계인들이 모두 함께 한 축제의 장'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와 함께 나왔다는 주부 홍현정 씨는 풍습마당, 체험마당, 그리고 전시마당으로 짜여진 프로그램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하나같이 맘에 들었다고 말하면서, 가을이 가기 전에 친구네 가족과 함께 다시 방문해 미처 둘러보지 못했던 가옥들을 천천히 관람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급격하게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실에서, 우리 문화의 소중함과 우수성을 알리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 피부색을 떠나 우리 문화 속에서 세계인들이 하나가 되는 분위기에 흠뻑 취했던 기자는 석양이 노랗게 물들고 남산타워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고 나서야 집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 남산골한옥마을 안내

개방시간: 4월~10월(09:00~21:00), 11월~3월(9:00~20:00), 매주 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관람
교통편: 지하철 3, 4호선 충무로역 하차, 3번 출구, 동국대 충무로 영상센터와
매일경제신문사 사잇길로 150m 도보
0013, 0211, 104, 105, 263, 371, 400, 604, 7011번 버스로
퇴계로3가(극동빌딩 앞)하차
0013, 0211, 104, 263, 02번 버스로 퇴계로3가
(한옥마을, 한국의 집 앞)하차

시민기자/김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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