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울의 꿈을 한 눈에!
admin
발행일 2009.08.20. 00:00
얼마 전 공개된 서울역사박물관의 도시모형영상관을 찾았다. 대도시 전체를 모형으로 표현한 경우를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 도시모형영상관은 공개 전부터 화제였다. 그래서 직접 관람해볼 요량이었는데 무엇보다 퇴근 후에도 볼 수 있어 예상보다 빨리 들렀다. 박물관 3층에 마련된 시설에 들어서니 마치 영화관에 온 기분이었다. 어딘가 몽환적인 분위기다. 전체적인 연출이 영상과 조명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작은 공간에 시설들이 꽉 들어차 있는데,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묘미는 예정된 관람시간을 넘기기가 일쑤다. 그야말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유리 데크 밑에서 빛나는 오밀조밀한 모형들은 하나하나가 앙증맞고 귀엽다. 급기야 홀리듯 유리 데크에 코를 박고야 만다. 도시모형영상관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서울의 전체 모습을 헬리콥터를 타고 유영(遊泳)하는 체험을 안겨준다.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울과는 사뭇 다르다. 그런데 1/1500의 크기라면 쉽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한 가지 힌트! 63빌딩이 20Cm 정도, 상암DMC에 들어설 랜드마크 서울라이트 건물이 30Cm 라면 감이 잡힐 것이다. 한편 노원구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불암산 뒤편 자기 집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곁에 있던 나도 의아했다. 그 시민 편에서 영상관을 연출하고 제작한 한 관계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제한된 공간에 원활한 동선(動線)을 만들면서 일부 동네가 잘렸다”는 얘기를 듣고선 섭섭했지만 조금은 수긍할 수 있었다. 그는 영상관을 제대로 관람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령에 관해 조언해주기도 했다. 자칫 모형 따라 호기심으로 헤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높은 데크에 올라 와이드 영상과 함께 움직이는 조명과 서치빔을 통해 서울의 다양한 랜드마크를 살핀 후 자세히 구경하란다. 그러니까 총론을 듣고 각론을 살피라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은 족히 필요했다. 개인적인 흥미 차이는 있겠지만 서울을 보고 느끼는 감동은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서울에 대한 비전과 자부심이다. 영상관은 서울의 역동하는 모습을 자신 있게 표현하고 있었다. 아울러 시민고객에게 꿈을 가져도 된다는 자신감도 심어주었다. 전반적으로 관람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반가운 것은 남녀노소 누구든 함께 관람할 수 있어 이른바 소통의 장으로도 기대된다는 사실이다. 한편 관람객의 깊은 관심만큼 현장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서울 지리에 익숙치 못한 외국인과 타지의 관람객을 위해 산이나 공원, 그리고 건물 등 주요 지점 곳곳에 이정표를 세워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서울에 오래 산 시민들도 역시 요구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시설보호를 위해 불편하더라도 유리덮개를 일부 보강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실제로 관람데크에서 실수로 떨어진 물건이 모형을 훼손한 일이 있었는데 보기에도 안 좋았다. 다행히 이런 바람들이 신속히 보완될 계획이라고 한다. 시민들이 주의해야 할 점도 있었다. 시설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정교하기 때문에 관람하며 만지거나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관람객들의 협조를 몇 번이나 당부하는 시설안내요원의 얘기는 어딘가 호소력 있게 들렸다. 이 시설은 앞으로 활용하기에 따라선 교육, 문화, 관광 등 여러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 시설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서울을 방문하는 여행객과 VIP 외국인을 안내하는 데 적극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영상관의 주제는 ‘서울, 오늘 그리고 내일’이다. 내일의 미래는 2020년까지의 청사진이라고 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어도 10년을 당겨 볼 수 있는 셈이다. 전시관을 나서며 머리에 남은 것은 ‘꿈’이었다. 여기서 서울의 꿈을 발견한 것이다. 명품도시의 꿈은 우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이런 목적으로 영상관이 만들어졌다면 지금 첫출발은 매우 성공적이다. 이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것이다.
시민기자/이혁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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