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admin

발행일 2009.08.17. 00:00

수정일 2009.08.17. 00:00

조회 3,386

편견과 외면 속에 멀어져가는 우리 꽃 무궁화에 관한 한마당 축제

"무궁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 꽃.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광복절을 맞아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를 알리기 위한 축제가 열린 8.15 광복절 아침. 무궁화축제 마당에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50여 명의 '무궁나라 어린이기자단'이 부르는 ‘무궁화 행진곡’이 하얀색과 분홍색의 무궁화 꽃과 어우러져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졌다.

'무궁나라 어린이기자'는 전국의 초등학교 5~6학년생 중 한 학교당 5명씩 선발된 어린이들로, 무궁화를 널리 알리면서 취재기사를 쓰는 일을 맡고 있다. "기자를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오늘처럼 의미 있는 행사에 참여하는 일이에요.” 무궁나라 어린이기자들을 앞에서 인솔하고 있던 박정우(12) 어린이는 맡은 역할만큼이나 씩씩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화인 무궁화를 홍보하고 알리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더니, 잠시 중단했던 무궁화 행진곡을 다른 아이들과 함께 힘차게 부른다.

제64주년 광복절을 맞아 15일과 16일 이틀간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주변에서 ‘무궁화는 내 친구’라는 주제로 무궁화 축제가 열렸다. 무궁화를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렸는데, 휴일을 맞아 가족과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무궁화의 꽃향기를 맡아보기도 하고, 무궁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꽃을 보고 있으면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감동이 밀려오는 꽃은 무궁화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연분홍 색감의 꽃과 다른 꽃보다 크고 아름다운 꽃수술을 보고 있으면 다른 꽃에서 느낄 수 없는 아름다움과 감동이 있는 꽃이 바로 무궁화입니다.” 도봉구 창동에서 가족과 나들이 나온 권민서(32) 씨는 자신의 아이가 꽃향기를 맞아보는 귀여운 포즈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무궁화 꽃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밝혔다. 이번 축제에는 70여 개의 무궁화 품종과 가정에서 키울 수 있는 무궁화들이 특별 전시되었다.

“무궁화 떡은 무궁화 꽃잎을 말려서 가루를 내어 떡을 만들었고요. 무궁화 차는 무궁화의 잎을 말려 만든 차입니다. 맛과 향이 뛰어나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죠.” 세종문화회관 옆에 마련된 무궁화체험 행사장에서는 무궁화로 만든 떡과 차의 시식회가 열렸는데, 자원봉사자가 무궁화 떡과 무궁화 잎을 우려낸 차를 나눠주며, 만드는 방법과 효능을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기자도 무궁화 떡과 차를 맛보았는데 무궁화 향이 어우러진 떡과 녹차처럼 쌉쌀한 맛이 느껴지는 무궁화 차를 마시며 무궁화가 건강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그동안 무궁화를 너무 모르고 살아왔다는 반성도 하게 됐다.

그밖에도 무궁화 예술작품 만들기, 무궁화 꽃누루미, 무궁화 카툰메시지 보내기, 무궁화 시(詩) 전시회 등 프로그램마다 사람들이 몰렸는데, 특히 꽃잎을 말려서 그림 위에 붙이는 꽃누루미 행사에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보려는 시민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런데 한 켠에서 한창 분주한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해봤던 정겨운 놀이가 아니던가. 무궁화와 친구가 되는 방법을 아이들은 가장 빨리, 너무도 쉽게 터득한 것이다. 무궁화나무 사이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고, 무궁화에 코를 갖다 대고 꽃향기를 맡으면서, 아무도 방법을 알려 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자연스레 배우고 있었다. 이렇게 쉽게 벗할 수 있는 무궁화가 국민의 편견과 외면 속에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산림청이 사단법인 무궁화문화포럼과 함께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무궁화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무궁화가 나라꽃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조사결과를 상기하면서 우리는 무궁화와 더 친근해지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여 잘못된 점은 고쳐나가야 하겠다. 이번 설문에 응했던 국민들은 무궁화를 이용한 식품이나 캐릭터 개발, '무궁화의 날' 제정, 그리고 ‘무궁화 축제’ 이벤트 활성화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한다.

광복절을 맞이하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던 무궁화축제를 돌아보고 난 뒤 이런 축제가 보다 자주 열리기를 바라게 되었다. 아니 마음 같아서는 이번 축제가 끝났다고 무궁화를 치울 것이 아니라 아예 1년 내내 광장 가득히 무궁화 꽃향기를 맡을 수 있게 되었으면 싶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모두가 무궁화를 사랑하는 열렬한 애국자가 되었기를 소망하면서.

시민기자/정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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