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 넘나든 우이령, 41년 만에 열렸다

admin

발행일 2009.07.14. 00:00

수정일 2009.07.14. 00:00

조회 3,524



시민기자 이승철



“너무 좋아요. 숲도, 길도, 물소리도 모두 좋아요.”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늦었지만 이 길이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와서 정말 기뻐요.”
41년 만에 다시 열린 소귀고개(우이령)에서 만난 시민들의 얼굴이 기쁨으로 가득했다. 자양동에서 왔다는 50대 초반의 아주머니는 두 손가락을 펴 'V'자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소귀고갯길은 19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노린 북한 무장공비들의 침투로가 된 이래 폐쇄되었다가 지난 10일로 무려 41년 만에 다시 열렸다. 개방 다음날인 11일 오전 10시경,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우이동 종점에서 내려 곧장 소귀고개로 향했다. 고갯길은 입구에서부터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들로 붐볐다.

길은 잘 정돈되어 산뜻하고 싱그러운 모습이었다. 전경 초소가 있는 곳에서부터가 새로 열린 길이었다. 이곳에서부터는 신발을 벗고 걸어도 좋을 만큼 길바닥이 마사토로 잘 다져져 있었다. 실제로 아주머니 몇 사람은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걸었다. 오랫동안 폐쇄되어 있던 지역이어서 삼림이며 자연환경 상태가 매우 좋았다. 장마철에 활짝 갠 날씨가 무더웠지만 숲이 무성하여 느낌은 매우 시원하고 상큼했다.

길은 완만한 오르막 경사가 이어졌다. 길 아래 골짜기를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사람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유 있는 모습들이다. 길가 숲에는 빨갛고 노란 나리꽃이 피어나 예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는다. 가끔씩 빨갛게 익은 산딸기들도 만날 수 있었다. 1시간여 만에 고갯마루에 오르니 골짜기를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기 그지 없다. 골짜기 넘어 넓은 마당에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간식을 먹는 시민들의 모습이 정답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오른편에 바라보이는 도봉산 오봉이 손에 잡힐 듯 우람하고 멋진 모습이다. 길가 몇 곳에는 전망대를 만들어 놓아 사진 찍기에 매우 좋다. 군 유격장이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조금 올라가자 천년 고찰 석굴암이 나타난다. 석굴암을 둘러보고 내려와 교현리로 향했다. 완만한 내리막길이어서 걷기는 더욱 수월하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 교현리 국립공원 탐방안내센터에 도착하니 2시간이 걸렸다. 참으로 싱그럽고 멋진 산행길이었다. 41년 만에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우이동 소귀고갯길은 산길 걷기를 좋아하는 시민들에게는 멋진 산책명소로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귀고갯길은 이달 26일까지는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무제한 개방된다. 그러나 27일부터는 생태계 보존을 위해 출입인원을 제한한다고 한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 쪽과 양주시 교현리 쪽에서 각각 390명씩,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하루 780명씩에게만 입장을 허용하니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의 우측 상단 '에코투어'로 들어가서 '우이령 탐방'을 클릭하면 된다(http://ecotour.knps.or.kr/reservation/Uir.aspx). 예약은 13일 10시부터 가능하다.

♣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하차한 후 3번 출구에서 120, 130, 170번 이용
시내버스: 109, 144, 151, 1144, 1161, 1218번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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