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에 봄이 왔어요

admin

발행일 2009.04.08. 00:00

수정일 2009.04.08. 00:00

조회 1,876



시민기자 정연창




금요일 오후 햇볕 좋은 봄날, 그냥 집에서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창문 사이로 삐쭉이 고개 내밀고 있는 목련과 매화의 유혹이 너무 컸다. 인터넷으로 나들이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남산골 한옥마을’을 발견했다. 집과 멀지 않은 서울 도심에 자리 잡고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냥 집에 있자고 말하는 아내를 설득하여 함께 남산골한옥마을로 향했다. 교통편을 검색해보니 내가 살고 있는 길동에서는 5호선을 이용하다 4호선 동대문운동장 역에서 환승하는 것이 가장 편해 보였다.

충무로역에 도착해 3번 출구로 나왔다. 그런데 지도 검색한 현장모습과 달라 조금 당황됐다. 마침 노점상을 하고 있는 아주머니가 계셔서 남산골한옥마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남산골한옥마을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입장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무료여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한옥마을에 들어섰다. 주변에 고즈넉한 한옥과 전통혼례식을 할 수 있는 식장, 공연장, 커다란 연못이 있었다. 연못에는 청둥오리가 무리지어 다니며 먹이 사냥에 한창이었다. 한옥마을은 빌딩으로 가득한 서울 도심과는 달리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전통놀이마당에서 학생들이 윷놀이와 널뛰기 등 전통놀이를 즐기는 것을 보면서, 컴퓨터 오락을 놀이의 전부로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곳이 놀이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현장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는 순정효황후 윤 씨 친가, 해풍부원군 윤택영댁 재실,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 오위장 김춘영 가옥, 도편수 이승업 가옥들이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마을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이 집들은 종로구 옥인동과 동대문구 제기동, 종로구 관훈동, 삼청동, 종로구 삼각동에 각각 흩어져 있던 가옥들을 이곳에 옮겨와 하나의 마을 형태로 복원해 놓은 것이었다. 보기에는 과거에 한 마을을 이루고 있었던 듯 착각이 들 정도로 담장 너머로 옆집과 앞집의 형태가 자연스러워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집은 한옥인 도편수(목수의 우두머리) 이승업의 고택이었다. 집주인이 목수였던 탓에 대감들이 살던 커다란 집과는 대조적으로 작으면서도 정감이 넘쳤다. 특히 일반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한옥이라서 더욱 관심 있게 둘러보았다.

남산골한옥마을에 봄을 맞아 꽃망울을 막 터트리기 시작한 봄꽃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택, 전통놀이 그리고 남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소리가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굳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주말이나 주중에 아이들과 함께 이곳 한옥마을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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