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의 관광명소화

admin

발행일 2009.01.13. 00:00

수정일 2009.01.13. 00:00

조회 1,806



시민기자 이혁진




동네 재래시장 입구 플래카드가 펄럭인다. 설맞이 행사를 알리는 내용이다. 예전과 달리 친숙한 대상이 됐다. 유례없는 불황을 맞아 재래시장도 활로를 찾으려 절치부심하고 있다. 올해도 서울시 등 지자체들이 전통시장 이벤트 개최 지원 등 적극 나서고 있지만 한편으론 이번 경제난이 재래시장에게 회생할 좋은 기회라는 지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조심스런 전망에 찬동하는 편이다. 종래의 인심 좋고 값싼 이미지를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재래시장을 잠식하던 대형마트 등의 공세는 아직도 거세지만 점차 시장이 좁아지고 있다.

그간 서울시 재래시장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25개 자치구 중에 재래시장이 전혀 없는 곳도 있을 정도다. 그만큼 재래시장은 거의 고사된 상태다. 그나마 남아 있는 곳은 비교적 낙후된 지역에 산재해 있다. 그래서 재래시장 있는 곳에 서민들이 많다는 말은 흥미롭다. 그런데 재래시장을 살리고 지켜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민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이 물론 제일 중요하다. 그러나 재래시장은 무엇보다 우리 전통과 정서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그곳에 삶과 문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설 대목을 맞아 시장에서 떡을 메치거나 전통놀이 행사를 하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하지만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재래시장마다 특색이 부족한 것은 유감이다. 명절이 집중된 설 전후의 대목에서 살필 수 있는 재래시장의 행사를 보면 경품 추첨 등 거의 천편일률적이다. 동네시장을 벗어나지 못하면 유치 고객도 한계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재래시장은 시장의 판을 새로 짜는 등 장기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텔레비전에서 외국의 전통시장 활로를 모색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옛 명성에 안주한 재래시장의 부침과 국제적인 시장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정부나 지자체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내용이다. 궁극적으로 재래시장도 거듭나지 않으면 고객들이 찾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재래시장의 시설현대화 추진 작업은 그런대로 성공적이라는 평가이다. 하지만 재래시장도 이제는 내외국인이 함께 들르는 관광명소로 개발하는 차원에서 육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래시장은 비록 동네시장일지라도 경쟁력 있는 특화된 곳으로 꾸며져야 한다. 즉, 풍물 시장처럼 어디서든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번 설에도 많은 사람이 제수를 마련하기 위해 재래시장을 찾을 것이다. 그러면서 재래시장에서 누구든 덤으로 특색 있는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재래시장이 관광명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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