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우 옛집을 찾아서

admin

발행일 2008.12.04. 00:00

수정일 2008.12.04. 00:00

조회 1,661



시민기자 전흥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자 고고미술학자였던 최순우 선생이 일반인과 친근하게 된 계기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이 밀리언셀러가 되면서 부터였다.

책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던지 이후로 멀리 영주의 부석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부석사를 찾는 사람 들은 하나같이 배흘림기둥을 꼼꼼히 살펴보며ㅁ으 고개를 끄덕 였다고 한다. 나 역시 기둥높이의 3분의 1 지점이 가장 굵고 위나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배흘림기둥을 신기하게 바라 보았던 기억을 갖고 있다.

최순우의 옛집은 한성대입구역에서 700미터 올라가다 좌측 으로 난 골목 중간에 있다. 이곳에서 최순우 선생은 문화 예술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와 같은 책들을 집필했다고 한다.

한옥의 대문을 들어서니, 고향집을 찾은 것 같은 아늑함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으리으리한 99칸 양반가옥이 아닌 작고 평범하다면 평범한 한옥집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는 조화롭고 풍부한 정서 를 느낄 수 있다.

작은 석상과 돌확, 장독과 맷돌, 국화꽃 등 특별한 것은 하나도 없지만, 소박한 어울림 속에 그윽한 문화의 향기가 배어났다.

도시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한옥들이 순식간에 양옥들로 바뀔 때, 최순우 선생의 옛집 또한 허물어질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지만,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정성과 돈을 모아 이 집을 지금까지 보존하게 되었다.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우리나라의 귀중한 자연과 문화유산 을 보존하는 시민환경 운동인 내셔널 트러스트의 1호가 된 것이다.

문화적 쉼터를 갈구하는 시민들에게 ㅁ자형의 작은 한옥인 최순우의 옛집은, 사시사철 언제고 쉽게 찾을 수 있는 마음 의 고향으로 오늘도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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