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풍경

admin

발행일 2008.11.13. 00:00

수정일 2008.11.13. 00:00

조회 1,774



시민기자 이혁진

올해는 가뭄 탓인지 낙엽이 빨리지는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쌓이는 낙엽의 양도 엄청나다. 내리는 눈이 온 땅을 덮듯 낙엽이 세상을 모자이크하고 있다. 은행나무 중에는 이파리가 열매보다 빨리 떨어져 까치밥을 단 감나무처럼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벌써 눈같이 내린 은행나무 낙엽은 흡사 금빛 융단이다. 마른 날씨에 단풍이 곱다고 하지만 왠지 앞서진 낙엽은 제 색깔마저 부족해 보인다.

요샌 낙엽이 널린 곳은 낙엽길 혹은 거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는 운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낙엽의 생명은 일주일 정도라 한다. 더 이상 방치하면 흉물스런 쓰레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낙엽은 한때 귀찮은 쓰레기취급을 받았다. 하긴 예나 지금이나 쓸쓸한 낭만의 상징이기도 하다. 문제는 낙엽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시도들이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낙엽을 활용하는 퇴비장조성이 학교 등지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자연을 생각하는 소위 에코환경을 만들고 낙엽 소각비용을 절약하는 등 여러 부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나무가 귀한 시절 낙엽은 소중한 땔감으로 쓰였다. 한때 송파구의 은행낙엽이 남이섬으로 수송돼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는 소식도 있었다. 낙엽이 효율적으로 재활용되려면 다른 쓰레기와 섞이지 않아야 한다. 낙엽만을 별도로 담는 수거용 자루는 그런 용도로 만들어졌다.

도봉구 환경지킴이 서주홍(83세) 어르신은 낙엽더미 속에서 쓰레기만을 고르기도 여간 어렵지 않다고 귀띔한다. 큰 낙엽들은 쓰레기를 덮고 있기 예사이다. 낙엽이 쓸모 있는 자원으로 활용되면서 쓰레기 선별 작업은 또 다른 일이 되고 있다. 또한 일주일에 한번 낙엽을 수거하는 작업도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환경미화원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고운 단풍을 즐기면서 낙엽의 다양한 표정을 살피기 좋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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