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홍제천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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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07.09.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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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홍제 고가차도를 타고 가다 보면 버스 차창 밖으로 홍제천이 얼핏 보인다. 바닥을 드러낸 건천(乾川)이 흉물스러웠다. 조선시대엔 북한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홍제천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질 정도로 수량이 풍부했다. 생명의 물줄기가 다시 흐르기 시작한 홍제천에 가보았다. 교각 위에서 바라본 천변풍경(川邊風景)은 예전처럼 죽은 모습이 아니었다. 힘찬 물살이 쉼 없이 흐르고 있었고 녹색 식물들이 그 옆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반가운 것은 그 속에 아이들과 어른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나온 아줌마가 여유롭게 다리 위를 지나간다. 그 밑으로 개구쟁이 꼬마들이 물장난을 치고 있다. 바위 위에 아이들이 벗어 놓은 운동화가 보인다. 그 속에 담긴 양말이 어릴 적 냇가에서 뛰놀던 추억을 되살린다. 마치 어느 시골 어귀에 자리 잡은 강가에 나온 착각이 들 정도다.
![]() 맑은 물이 흐르는 물속을 들여다보니 고운 모래가 보인다. 좀 더 백련교 쪽으로 내려가니 점점 산골에 들어온 듯 울창한 녹음이 펼쳐진다. 물이 다시 흘렀을 뿐인데 홍제천은 빠르게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수생식물뿐만 아니라 그 안에 어류와 새들까지 이곳을 찾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홍제천을 관통하는 고가도로 밑으로 거대한 그늘이 형성되어 있다. 그 옆으로 주민들이 산책과 조깅을 즐기고 있다. 머리를 잠시 식히려 찾아온 수험생과 주말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의 얼굴이 밝다. 콘크리트 빌딩과 소음으로 가득 찬 도심 속에서 자연의 휴식처는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행복을 준다. 인간은 태초부터 자연 속에서 생활했다. 그래서 산이나 강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것이다. 양재천, 불광천, 홍제천을 비롯해 이러한 서울의 하천들이 모두 물이 흐르고, 생명이 꿈틀대던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되어 시민들에게 집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휴식처이자 재충전의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공공미술은 없다. 좀 더 많은 녹지와 하천이 서울 속으로 들어오기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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