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이야? 갤러리야?

시민기자 서형숙

발행일 2014.02.28. 00:00

수정일 2014.02.28. 00:00

조회 2,800

1호선 시청역 화장실은 마치 갤러리처럼 시설들이 잘 갖춰져있다

[서울톡톡]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나섰을 때, 아이가 갑자기 발을 멈추고 "엄마, 응가!!!"라고 신호를 보내온다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벼운 용변은 괜찮겠지만, 내 집이 아닌 공중화장실에서 아이의 배변처리를 해 줘야 하는 일은 아무리 육아에 노련한 엄마라도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엄마들은 외출 전, 아이에게 볼 일을 보게 하고 난처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를 쓰게 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엄마들이 이런 부담감에서 해방되기 시작했다.

시청역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들어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다. 여기가 과연 화장실 입구인지 화실 입구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잘 꾸며 놓은 인테리어와 소품들 때문이었다. 거기에 휴게실을 꾸며 놓아 왕래가 많은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편리성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지저분하고 악취나고, 아이의 작은 엉덩이에 맞는 변기가 없어서 어찌할 바 몰라 쩔쩔 맬 필요가 없어졌다.

요즘 우리의 공중화장실을 가보면 믿기지 않을 만큼 나날이 깔끔해지고 쾌적해졌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위생시설도 내 집 화장실에 들어온 것처럼 잘 갖춰져 있는 화장실들을 참 자주 만나게 된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지하철, 공원화장실들까지. 덕분에 아이를 동반한 엄마들의 외출을 위한 발걸음도 절로 가벼워질 수밖에. 그렇다면 이런 변화의 시작은 처음 어디에서부터 오게 된 것일까?

유아용 변기시설과 편리시설들이 눈에 띈다

아이들과 여성들이 행복한 화장실

공중화장실이 쾌적하던, 쾌적하지 않던 여성들은 자기 차례를 맞이하기까지 참 많이 기다려야만 했다. 적게는 3~4명부터 많게는 10여 명까지. 더군다나 냄새나고 지저분해서 단 1초조차 머물고 싶지 않은 결코 유쾌하지 못한 공간에서 그 불편함을 감수하며 내 차례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뿐인가? 아이를 동반한 엄마는 자신의 몸 하나 들어가기도 힘든 작은 화장실에 아이와 함께 들어가 아이의 뒤처리를 살펴줘야 했다. 그런데 그 불편을 한방에 해결해 줄 프로젝트가 도입됐다. 바로 2009년 시작된 '여행(女幸)화장실, 일명 여성이 행복한 화장실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었다.

여행화장실은 말 그대로 여성들이 도시화장실을 이용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화장실의 안전과 편리함, 배려, 쾌적함 등의 항목들을 평가하여 점검하고 이들 문제점을 해결, 개선하여 변화시킨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요즘 공중화장실은 예전의 공중화장실보다 여성의 변기수가 훨씬 더 늘어났고, 편의성과 안전성 쾌적성 또한 그 시절에는 상상 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광화문역에는 화장실 옆에 수유방도 준비되어 있다

편리하고 쾌적한 서울의 공중화장실

가장 만족한 것들을 꼽으라면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 어린이를 위한 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는 점 등이 아닌가 한다. 요즘 아이를 데리고 외출했다가 공원이나 관공서, 지하철 역, 문화센터 등의 공중화장실에 가보면 어린이를 고려한 화장실 편의 시설이 참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아용 변기, 유아용 세면대, 기저귀 갈이대 등을 설치하여 유아와 함께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엄마들을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여성용 화장실에 남아를 동반한 엄마들을 위해 남아용 소변기를 설치해 준 것도 인상 깊다. 거기에 아기를 동반한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저귀교환대는 여성용화장실 뿐만 아니라 남성용화장실에도 갖춰져 가고 있는 실정이니 정말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어린이들의 엉덩이가 변기에 빠질까봐 염려하지 않아도 될 어린이대변기도 따로 갖춰져 있고 유아와 동반이 가능한 유아용거치대 등 편리한 시설을 갖춘 다목적화장실 등도 많이 눈에 띈다. 데이트를 나왔다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파우더룸을 갖춘 일반실에서 화장을 고치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도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지하철역마다 화장실 옆 공간에 따로 수유실을 갖춰놓은 곳도 있어서 참 편리하다. 편리성, 안전성, 쾌적성도 꼽을 만하다. 계절별로 이용할 수 있는 냉· 난방시설은 물론이고 화장실 주변에는 CCTV와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노량진 근린공원 내 공중화장실, 비상벨 CCTV가 설치되어 있고 내부도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다

쾌적한 공중화장실을 유지하기 위한 우리들의 자세는?

시민들은 이제 공중화장실에서 전화통화를 하기도 하고 벽에 걸려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잠시 분주한 발걸음을 멈추고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 공중화장실의 이미지는 지저분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고,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공간이었음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모습은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시설들을 앞으로 더 잘 유지하고 더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올바른 의식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어느 화장실 내부에 붙어 있는 문구처럼 시민들의 의식도 한층 업그레이드 돼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모두를 위해 편리성과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난 도시공중화장실에 대한 올바른 예의와 도리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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