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한창입니다

admin

발행일 2007.08.02. 00:00

수정일 2007.08.02. 00:00

조회 2,390



시민기자 이승철

“무궁, 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 꽃, 피고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서로 손 잡고서 앞으로, 앞으로 우리들은 무궁화다”, 아이들 몇이 손잡고 걸어오며 맑고 고운 목소리로 부르는 동요 ‘무궁화행진곡’ 소리가 곱게 피어난 꽃만큼이나 싱그럽고 청아하다.

장마가 끝난 금수강산에 무궁화 꽃이 한창이다. 삼복더위 중의 태양빛으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곱고 예쁘게 꽃을 피운 무궁화들은 여간 아름답고 싱그러운 모습이 아니다. 점심을 먹고 산책길에 나선 뒷동산 오동공원으로 오르는 길 오른편에는 마을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100여 평의 무궁화동산의 꽃으로 화사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무궁화 꽃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요즘 국내 여행을 하다보면 도로변과 관광지의 거리들이 온통 벚나무로 뒤덮여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른 봄철에 화사하게 피어나는 벚꽃의 화려함과 벚꽃놀이 관광객을 의식해 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벚나무를 심기 때문이다.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나라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궁화보다 일본의 국화인 벚나무가 더 대접을 받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벚꽃의 그 아름다움을 몰라서 하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무궁화도 옛날 같지 않고 요즘은 벚꽃 못지않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품종을 개량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 무궁화는 벚꽃처럼 한꺼번에 요란하게 피었다가 사라져 버리는 꽃이 아니다. 꽃 이름과 동요 가사처럼 한 번 피어나기 시작하면 피고지고, 계속 피어나는 끈기와 절개의 꽃이기 때문이다. 5천년의 역사동안 수많은 외침과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꿋꿋하게 지켜온 우리민족의 저력처럼 말이다.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이야기다. 어느 해 북방의 오랑캐들이 우리나라를 침범해 들어왔다. 그런데 한 마을 외딴집에 피난을 떠나지 못한 모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녀의 집에 적과 싸우다가 큰 부상을 입은 장수 한명이 찾아들었다. 모녀는 그 장수의 상처를 정성으로 치료해 주고 있었는데 뒤쫓아 온 오랑캐들이 저 멀리 산굽이에 나타났다.

모녀는 장수를 그들만 아는 아주 은밀한 토굴에 숨겨 주었다. 그러나 뒤쫓아 온 오랑캐들은 그 장수가 이 집에 숨어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녀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녀가 모른다고 잡아떼자 오랑캐들은 결국 젊은 처녀의 목을 베어 죽이고 말았다. 오랑캐들이 돌아간 뒤 토굴에서 나온 장수는 처녀가 죽임을 당한 사실을 알고 통곡한 후, 집 옆의 언덕에 장사를 지내주고 돌아갔다.

장수는 죽은 처녀를 장사지내기 전에 그 은공을 잊지 않게 위해 처녀의 머리카락 일부를 베어 자신의 고향 땅 부모님이 살고 있는 집 마당 한 편에 고이 묻었다. 그런데 그 이듬해 처녀의 무덤과 머리카락을 묻은 곳에서 자그마한 나무가 자라나더니 여름부터 가을까지 계속해서 예쁜 꽃을 피어내더라는 것이다. 정절과 지조,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처녀의 정신이 깃든 무궁화 꽃의 전설이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꽃”, 또 다른 동요가사다. 벚꽃과 무궁화 중에서 어느 꽃이 더 예쁘냐고 묻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 무궁화 꽃이 더 예쁘다고 한다. 아이들 옆에 화사하게 피어 있는 무궁화 꽃이 더욱 예쁜 모습으로 화사하게 빙긋 웃고 있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