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탑승기

admin

발행일 2009.07.27. 00:00

수정일 2009.07.27. 00:00

조회 3,286



시민기자 박우진



지난 24일 아침. 기다리고 기다리던 지하철 9호선이 운행을 시작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승(不如一乘). 기자는 구반포에서 6호선 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9호선의 구반포~당산 구간을 왕복으로 이용해 보았다. 이전에는 반포 지역에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가는 것은 지하철만으로는 마땅치 않았었다. 방금 개통된 시설이라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역사나 차량이 많이 새로웠다. 역사입구에서부터 운행상황판이 걸려있어 오지도 않는 열차를 타러 허겁지겁 뛰지 않아도 된다. 또한 안전을 위한 스크린도어는 어느 역에나 빠짐없이 갖추어져 있다. 지하철 내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정차하기 직전 해당 역의 주변 지도가 안내스크린에 나온다는 사실이다. 이제 열차에서 내린 다음 우왕좌왕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차량 간 문이 없이 통하고 있어서 넓은 느낌을 주는 것도 새롭다.

첫 날이라 한산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우습도록 적지 않은 시민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었다. 작은 여행용 가방을 가지고 옆에 서 있는 남성은 일본인이었다. 회사일로 출장을 자주 온다는 그는 오늘 저녁 하네다행 비행기를 타러 김포공항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평소 같으면 도로정체가 심한 금요일 저녁에는 서둘러 버스에 몸을 실었을 터인데, 지하철이라 안심이란다. 김포공항과 강남지역을 연결하는 만큼 코엑스와 무역센터까지 9호선이 연결되면 더 좋겠다는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의견도 내놓았다. 실제로 2013년 완공예정인 2단계 공사이후, 9호선은 종합운동장으로까지도 연결된다.

어느새 기자는 당산역에 도착하여 2호선으로 환승하게 되었다. 환승을 하려다 보니 이전과 다른 점이 눈에 들어왔다. 9호선의 경우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때 환승게이트를 통과하면서 교통카드를 다시 접촉해야 했다. 지하철노선별로 운영기관이 달라 요금분배를 명확히 하려는 이유에서 그렇다고 한다. 환승객 관련 통계자료도 얻어지니 적절한 배차에 도움이 될 것이다. 거기에 하나 더. 갑자기 눈 앞에 거대 에스컬레이터가 나타났다. 9호선과 2호선 환승통로에 길이 48m, 높이 24m 규모의 국내 최장 에스컬레이터가 갈 길 바쁜 시민들을 반겨준다.

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경기를 구경하고 다시 당산역을 거쳐 구반포로 돌아오는 길. 동작역에 이르니 급행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기 위하여 3분간 정차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급행을 타려면 잠시 후 맞은편에 오는 열차를 갈아타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여러 승객들이 급행을 타려고 몸을 옮겼다. 9호선의 경우, 급행열차는 환승역을 위주로 9개 역에만 정차하며 20분에 1대씩 운행하고 있다. 반면에 급행이 서지 않는 역까지 가려고 급행에서 내려서 일반열차에 오르는 이들도 있었다. 최미영 씨는 시간 맞춰 급행을 탔더니 김포공항에서 동작까지 25분이 채 안 걸렸다면서 신반포에 있는 집까지 가도 대략 30분 정도면 되겠다며 미소지었다. 막둥이 9호선의 상큼한 질주가 더 많은 시민들의 미소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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