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돌아왔나?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4.21. 00:00
시민기자 장경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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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모 CF에서 사용되던 카피로 한 때 유행어였다. 잘 알지 못하면서 보거나 듣고만 있어도 가슴속에 파장이 일어나는 것, 그것이 내 안의 있는 ‘우리 것’에 대한 전부이다. 그런 느낌을 조카들에게 알게 해주고픈 일념과 정신적 사치를 부려본다는 이유를 대고 가족들을 문밖으로 내세웠다. 모처럼 온 가족이 나선 인사동 나들이, 정확하게 말하면 운현궁에 가기 위해서다. 운현궁에서 고종·명성황후 가례(왕, 왕세자, 왕세손과 같이 왕통을 이어나갈 분들의 혼례) 재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운현궁에는 이미 많은 관객이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간이 보이는 외국인들도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늦게 도착한 터라 먼 곳에서 관람하긴 불편했지만 화려한 예비 왕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선발전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이미 자리에 앉은 고종과 명성후 대역과 이런 뒷이야기를 전해주는 해설자의 입담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울긋불긋 화려한 한복과 장식을 한 예비왕비가 얌전한 자태를 뽐내며 등장하고, 이어 거대한 행렬이 운현궁 밖에서 이어졌는데 바로 왕을 모신 가마가 운현궁으로 들어왔다. 동작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는 이날 행사는 왕이 운현궁에 와서 예비왕비를 창덕궁으로 모셔가는 의식을 재현한 것이었다. 예비왕비를 별궁(운현궁)에 모신 것은, 왕이 일반 백성들과 같이 신부의 사가로 왕비를 맞이하러 간다는 것은 체통이 서지 않는 일이며 또한 신부의 집이 좁은 경우 가례에 관련된 많은 인원을 숙식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행사 안내문에는 설명하고 있다. 역사 속에 묻혔다 다시 드라마 주인공으로 살아나 현재에 머무른 슬픔 속에 사라진 그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영원한 주인공인 듯싶다. 눈길을 잡아끄는 화려한 의복과 그 안의 숨은 행사의 의미들을 생각하며 어린 조카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추억의 한 조각이나마 한복을 입은 우리 왕과 왕비를 기억한다면 오늘 나들이는 대성공인 듯싶다. 행사를 보고 뒤돌아 오는 인사동 길에서는 주전부리와 함께 풍물놀이, 결혼식 행렬 등 볼거리들이 넉넉했다. 늘 그곳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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