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향에 취하자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3.31. 00:00
시민기자 이혁진 | |
| |
한낮 아파트를 운동 삼아 걷다 보면 이제는 완연한 봄 내음이 코끝을 스친다. 땅속에서 움트는 봄풀들의 싱그러운 향기들은 마치 봄의 기운을 맡는 것 같다. 예부터 이런 때를 놓칠세라 맨 먼저 손짓하며 찾아가는 손님이 우리들의 아낙네가 아닌가 싶다. 아닌게 아니라 어제는 그늘에서 노인정 할머니들이 햇볕을 쬐며 잔디에서 솟아나는 쑥을 보며 수군거린다. 그러면 머지않아 쑥을 따는 여정이 벌어질 게 분명하다. 이런 소리를 귀담았다가 쑥 향을 찾아 쑥을 따러 나섰다. 노지에서 자라는 쑥이라 앙증맞게 작아 보인다. 지금쯤 따면 손질도 별로 필요 없다. 식용에 딱 알맞은 어린 쑥이기 때문이다. 꽃들이 만개하는 조금 후면 쑥들은 이미 크게 자라 약용으로 쓰인다. 비록 쑥은 작아 보여도 향과 색깔 모두가 탐스럽다. 한쪽에는 드문드문 피어난 쑥들이 반갑다는 듯 한 떨기 민들레가 화사하게 방긋한다. 봄나물 중에서도 유독 쑥만은 멀리 밭이나 논에 나가지 않아도 쉽게 아파트 잔디에서 발견할 수 있다. 두 시간도 채 따지 않았는데 소쿠리 하나 가득하다. 무엇보다 땅속에서 느끼는 따뜻한 기가 쑥을 통해 전해져 봄나들이가 상쾌하다. 가까운 화단이나 잔디 같은 노지에서 쑥 향에 취해봄은 어떨까. 쑥은 본시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봄 쑥은 비타민과 칼슘이 대표적인 주성분이다. 특히 체내 해독에는 쑥만 한 효능이 없다. 쑥 향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가게에서 파는 쑥보다는 노지 쑥이 훨씬 좋다. 쑥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지만 쑥 향을 거의 보존할 수 있는 쑥국을 만들었다. 그저 된장을 약간
육수에 풀어 살짝 쑥을 데친 쑥국이야말로 쑥 향 자체였다. 쑥국을 얹힌 소박한 밥상이 이 봄철에 딱 어울리는 웰빙 밥상이 아닌가
싶다. |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