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엄마들이 들려주는 동화는 이런 맛이구나!
발행일 2010.11.16. 00:00
지난 11일 오후 3시, 성북구 하월곡동에 위치한 월곡종합사회복지관 3층 어울마당에선 조촐하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성북구립 월곡종합사회복지관 부설 성북외국인근로자센터 내 다문화가정 엄마들과 수도권 인근 다문화가정 엄마들이 한국의 전래동화를 들려주는 ‘제1회 아이사랑동화구연대회’가 열리고 있었던 것. 일본, 중국, 필리핀, 베트남, 몽골, 카자흐스탄 등 6개국 다문화가정 엄마들 12명이 아이들에게 친숙한 ‘혹부리 영감, 토끼와 거북, 피리 부는 호랑이, 한 고개 넘어서, 세상에서 제일 힘 센 건 누구?, 꿈꾸는 대나무’ 등의 전래 동화를 들려주는 대회였다.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 서툴지만 한 줄 한 줄 읽어 들려주었던 그 전래동화들을 이번엔 지역의 다른 아이들과 사람들에게도 들려주는 자리였다.
“옛날 어느 마을에 목에 큰 혹이 달린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할아버지를 혹부리 영감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날 산에서 나무를 하던 혹부리 영감은 소나기를 만나게 되었고 비를 피해 외딴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아이사랑 다문화 동화구연대회의 첫 번째 구연자로 나선 다카하기 히로미(일본) 씨의 혹부리영감 동화구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많이 연습은 했지만 여러 사람 앞인지라 떨리는 마음에 이야기의 중간을 잊어버리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갔고 때론 서툰 말솜씨에 웃음을 자아내는 등 대회장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12명의 참가자들은 6명씩 나눠서 동화구연을 진행했고 구연 도중 실수를 할 때나 무사히 잘 마치고 무대를 내려올 때나 한결같이 사람들은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등 훈훈한 모습이었다.
대회 중간엔 박에스더 워십팀의 신나는 댄스가 축하공연으로 펼쳐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12명의 동화구연이 모두 끝난 후엔 성북외국인근로자센터 내 세대통합난타동아리의 신명나는 무대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다문화가정 엄마들과 우리의 실버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장엄한 북소리는 우리 곁에 뿌리 내린 다문화가정을 보듬듯 하나의 소리로 큰 울림을 내고 있었다.
이번 아이사랑동화구연대회 심사위원으로 나선 보령증보재단 조생현 상근이사와 한국어능력개발원 성숙향 연구원, 월곡종합사회복지관 심숙향 자문위원은 심사평에서 이구동성으로 다문화엄마들이 열과 성을 다해 들려 준 12편의 동화구연에 박수와 지지를 보내며, ‘한국어능력개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했다.
1등 행복다모아상은 광명시에서 온 버르길마(몽골) 씨가 들려 준 ‘한 고개 넘어서’가 차지했고, 2등 아이사랑상은 한인혜(중국) 씨가 들려 준 ‘내 귀는 별빛’이 차지했다. 3등 아이사랑상은 남홍실(중국) 씨의 '책 읽는 생쥐', 마하노바아셀(카자흐스탄) 씨의 '세상에서 제일 힘 센 건 누구?', 보오쭉(베트남) 씨의 '한 고개 넘어서' 등이 차지했다. 수상자들은 기쁨과 함께 울컥 이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약 두 시간 가량 펼쳐진 아이사랑 다문화동화구연대회에서 다문화엄마들이 펼쳐 보인 이야기보따리 속엔 우리문화를 이해해 보려는 마음과 그것을 아이들에게 전해주려는 마음, 더불어 우리와 어느덧 동화된 그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교훈 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엄마들의 마음은 다 똑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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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월곡종합사회복지관 부설 성북외국인근로자센터 02) 911-2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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