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일할 수 있다
admin
발행일 2009.08.24. 00:00
복지정책이 미치지 못하는 틈새 인구, 준고령자 일자리 수요에 부응 가뭄 속에 단비라고 할까. 그 준·고령자들에게 지난해부터 시립 직업전문학교에서 직업교육을 시작하였고, 이달 28일 접수가 마감되는 금년 하반기모집에서는 교육과정이나 모집인원이 더욱 늘어났다. 현재 시립 직업교육시설 4개교 중 준·고령자 직업교육훈련과정을 두고 있는 곳은 고덕동에 있는 ‘서울종합직업전문학교’, 상계6동의 ‘상계직업전문학교’, 경기도 군포에 있지만 서울시립이 틀림없는 ‘엘림직업전문학교’ 이렇게 세 곳이다. 준고령자 과정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하여 60년 가까이 장구한 기간을 산업일꾼 양성에 힘써온 시립 서울종합직업전문학교를 찾아가 보았다. 우선 이전에 없던 준고령자과정의 설립취지가 궁금했다. 기획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강동화 과장에 의하면 "학교에 개설된 일반과정 모집에는 55세까지의 연령상한을 두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 연령자들의 늘어나는 기술교육수요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접수마감까지는 시일이 많이 남아 있고 모집인원은 상반기보다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 수는 이미 정원을 훨씬 넘기고 있었다.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조리과 엄유희 교수를 만나보았다. “교육의 만족도는 그 어떤 과정에도 지지 않을 만큼 대단해요.” 그는 뿌듯한 표정이었다. “준고령자과정은 세 학교 공히 이제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엄교수가 담당하고 있는 조리과의 경우 과정이수자들은 뜻하던 취직은 물론 다양한 결과물도 내놓고 있었다. “손자에게 쿠키를 구워주어 행복한 수강생, 색다른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돼서 기쁘다는 수강생도 있어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연마한 기량을 무료급식센터 봉사로 뽐내기도 합니다.” 겸손한 학교 측의 말과는 달리 과정은 이미 궤도에 올라 있는 느낌이었다. 물론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중요한 지표는 취업률이다. 지난해 상계직업전문학교에서 개설한 조경관리과는 수료생 70% 취업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로써 30명이던 정원은 이번부터 2배로 늘었고, 서울종합직업전문학교에도 신규 개설되었다. 다른 전공의 경우도 취업을 갈망하는 수료생들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한다. 학교 측의 취업 지도 경험에 따르면 ‘수료생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사회에 공헌한다는 자세로 도전하면 일자리 자체는 충분히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이상적인 일자리만을 고집하는 경우에는 ‘그런 일자리는 젊은이들에게 양보하시면 어떻겠느냐’며 목표를 되잡아 주기도 한다. 전문기관의 노련미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시립 직업전문학교는 원칙적으로 준·고령자를 위한 시설은 아니다. 그래서 기존 일반과정들의 수업시간을 피하여 어렵게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정원의 확대는 물론이거니와 준·고령자를 위한 직업학교 신설과 같은 대안도 검토해야 할 것 같다. 예상대로라면 약 10년 후 우리는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그즈음 공공복지 차원에서 준·고령자를 지원할 여력은 더욱 줄어들지도 모른다. 직업교육을 통하여 이들을 경제활동인구로 지켜내는 노력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민기자/박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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