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이, 안심하는 엄마

admin

발행일 2009.05.04. 00:00

수정일 2009.05.04. 00:00

조회 2,063

도대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단 말인가? 602개의 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위해 무려 7만에서 8만명이 대기 중이다. 몇 년을 기다려도 자리는 나지 않는데, 태어나지도 않은 뱃속의 아기마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육시설의 숫자가 충분하지 않은 걸까? 아니다. 단지 민간어린이집은 비싸고 서비스가 떨어진다는 학부모들의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시가 나섰다. '보육문제 해결 없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저출산 문제 해결도 없다'는 공감대를 토대로 지난해 10월부터 착수한 '서울형어린이집'이 드디어 공식 출범했다. 이제는 집에서 가깝고 국공립시설 못지 않은 보육시설에 안심하고 우리 아이들을 맡길 수 있다.

보육의 질은 높이고, 보육비 부담은 줄이고

지난 5월 4일 11시는 서울 보육의 역사에서 새 장을 여는 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가 공인한 25개 자치구의 1,125개 어린이집에서 '서울형어린이집' 출범을 기념하는 현판제막식이 일제히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서울형어린이집이란 일정한 기준과 조건을 갖춘 민간어린이집을 서울시가 공인하고, 공인된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국공립시설에 준하는 인건비는 물론 평균 보육료 수입의 10%를 기타운영비로 지원함으로써,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의 재정 격차를 해소시켜 경쟁력을 갖추게 하자는 획기적인 보육정책이다. 2008년 10월 처음 정책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기존의 보육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였으나, 약 스무 차례에 걸친 대화와 설명회를 거치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올해 4월 21일까지 총 1,125개소를 서울형어린이집으로 공인하였으며, 이들 시설의 내외부 환경개선 작업을 마치고 마침내 현판제막 행사를 갖게 된 것이다.

진작부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서울형'으로 되는가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무엇보다 민간보육시설이 서울형어린이집이 됨으로써 3세의 경우 월 52,000원, 4세 이상은 월 66,000원의 보육료가 인하되기 때문이다. '서울형어린이집' 공식 1호로 지정받은 중랑구 면목2동 소재의 나래어린이집에 2세, 4세 두 아들을 보내고 있는 박정원(34세)씨는 "정말 서울시에 감사할 뿐입니다. 특히 경제가 어려운 이 때에 서울형어린이집은 꼭 필요한 정책입니다"라고 말했다.

학부모들 뿐 아니라 어린이집 원장들도 적극 환영이다. 형태순 나래어린이집 원장은 "원래 정원 203명에 현원이 95명이었는데 올해 3월 31일에 서울형어린이집으로 공인되었다는 발표가 나자마자 원아가 10여명이 늘었다"며, "교사 처우 개선과 유아 보육료 인하로 국공립 시설과의 경쟁이 가능하게 된 만큼 앞으로 원아모집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나래어린이집 주변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이 3개소 있는데 입소대기자가 290여명에 이른다.

안심보육과 클린운영, 국공립 어린이집에 맞먹는 경쟁력

학부모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에 있어서도 한층 향상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더없이 반갑다. 소위 안심보육, 맞춤보육, 클린운영, 자율장학의 네 가지로 분류되는 보육서비스 개선의 면면을 살펴본다.

먼저, 학부모들의 보육현장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고려하여 전국 최초로 서울형어린이집 전용 방송채널(이하 IP TV)을 운영할 계획이다. IP TV란 TV, 인터넷, 휴대전화를 통해서 학부모들이 실시간으로 자녀들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어린이집 입장에서도 우수한 자체 시설을 홍보할 수 있어 IP TV를 경쟁력 강화와 효율적 운영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보육교사의 인권을 고려하여 보육교사의 동의시에만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5월 중에 자치구별로 신청을 받아 100개소에 설치하고, 연말까지는 1000개소 이상에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형어린이집은 또 다른 안심보육 대책으로 서울시의사회와 보건소의 협조를 받아 어린이집별로 주치의를 의무적으로 지정하게 하였다. 덧붙여 보육전문가 146명으로 구성된 안심보육모니터링단을 상시 운영하고, 아동학대 예방 교육과 급ㆍ간식 내용을 공개하는 것 또한 의무화하였다.

투명한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서는 회계관리 계좌를 1개 통장으로 단일화하고 회계관리 시스템과 클린카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였다. 또한 수입과 지출을 공개함으로써 학부모들로 하여금 보육시설 운영에 대해 신뢰를 갖도록 하였다.

그밖에 자율장학 제도도 도입하였다. 보육전문가를 멘토로 지정하고 12개 시설을 한 그룹으로 묶어 월 1회 학부모가 참여하는 시범공개 수업을 통해 보육과정, 기법, 기자재 등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공유함으로써 서울형어린이집 전체의 보육수준을 높이도록 하였다.

서울형어린이집의 혜택을 우리도 누릴 수 있게 해달라

전문가들은 정부평가인증과 서울형어린이집 공인 과정을 거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육서비스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서울형어린이집에 대한 어린이집 원장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고, 더 많은 수의 학부모들이 서울형어린이집 혜택을 자신들도 받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에 조은희 여성가족정책관은 "당초 공인 목표를 대폭 확대하여 서울형어린이집 공인 기준과 조건을 충족하는 시설은 추가 공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현판제막식에 참여한 1125개소를 포함하여 연말까지는 2,395개소가 서울형어린이집으로 공인될 전망이다.

문의 : 여성가족정책관 보육담당관 ☎ 02) 3707-9860

하이서울뉴스/조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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