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관악산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11.04. 00:00

수정일 2004.11.04. 00:00

조회 2,026



시민기자 진보라


일요일 아침에 볼일이 있어서 7호선을 타게 되었다. 휴일 아침이라 한적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지하철이 많은 등산객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 것일까? 휴식 방법으로 잠을 생각하는 나에게 등산을 가는 사람들은 낯설기만 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근처에 관악산이 있었지만 한번도 올라가본 적이 없었다. 며칠 전 친구들과 과천에 갔던 날 우리는 관악산을 넘어가 신림동에서 순대를 먹기로 했다.
과천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어렵지 않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마실 물만 사들고 과천 향교를 지나 관악산으로 올라갔다.

관악산은 서울과 과천, 안양과 시흥에 걸쳐 있어 네 권역 시민에게 모두 산행로를 제공한다. 그러다보니 관악산에 오르는 등산로도 가지각색이다.
관악구청에서 조사한 등산로만 해도 주등산로 20개, 보조 등산로 39개 등 총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등산로를 통해 산을 오르는 이가 일요일 하루에만 10만명 정도가 된다고 하니 나처럼 집에서 가만히 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많은 사람이 관악산을 찾는 이유는 접근이 쉽다는 점 외에도 관악산이 서울 근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빼어난 암릉 코스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저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평탄한 길로 단풍 구경을 하며 올라갔다.
워낙 봉 이름도 많고 산에 관심이 없었던지라 우리가 어느 길로 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설명이라도 들었을 텐데 그저 구경하는 것에만 관심이 갔다.

우리는 다시 내려가기도 애매한 중간쯤 위치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했다.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등산객들처럼 산을 넘어 신림동가서 순대를 먹을 것인가? 우리는 순대의 유혹에 넘어가 2시간 정도를 더 걸었다.

솔직히 나는 산등산로는 한개만 있는 줄 알았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다녀와서 산을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같은 산이라도 어느 코스로 어떤 방법으로 올라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 어떤 상황이 있을지 모르니 꼭 산행 준비를 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지친 끝에 호수공원을 발견하고 참으로 기뻐했다. 정자와 분수대까지 설치되어 있는 호수 공원은 정말 멋있었다. 그날 결국 순대를 먹으러 가지 못했지만 산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된 하루였다.

* 서울대코스 - 서울대에서 시작하는 등산길은 서울시민이 애용하는 코스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관악산 입구라 부르고 관악산 관리사무소가 있어 실질적인 관악산의 관문이다.
각종 음식점과 매점이 즐비한 관악산 입구 주차장을 지나면 매표소가 나온다. 이곳에서 입장권(성인 500원, 청소년 400원)을 구입한 다음 관악산 관문을 통과하면 산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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