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빨갛게~ 가을이 내려앉았네”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10.26. 00:00

수정일 200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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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의 향연,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져

가을 햇볕은 우리 몸에 보약. 햇빛은 비단 식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에도 큰 영향을 미쳐 피부나 점막을 건강하게 하고, 마음까지 밝게 해 주는 효과가 있어, 가을은 일광욕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돈도 들지 않으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길이 도심 곳곳에 있다.
바로 서울시가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선정한 ‘단풍과 낙엽의 거리’.
총 44곳, 연장 100㎞에 이르는 이들 거리의 낙엽은 11월 중순까지 치워지지 않고 쌓이며 가을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해, 가을 햇빛을 온몸으로 받을 수 있는 웰빙코스로 뜨고 있는 것.
올해는 단풍이나 은행처럼 형형색색으로 물들진 않지만, 3만평에 이르는 넓은 규모에 하얗게 핀 억새꽃이 물결을 이루는 월드컵 공원도 ‘단풍과 낙엽의 거리’로 선정되는 등 시민들은 굳이 교외로 나가지 않고도 주변에서 쉽게 계절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한편 주렁주렁 ‘열매’를 맺어 한결 풍성한 거리도 가을햇빛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하듯 중랑천 제방(목동교~이화교)의 감나무길 등 7개소 14㎞에 이르는 곳은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열매의 거리’로 명성이 자자하다.
감나무, 모과나무 등 유실수 가로수가 모여 있어 단풍과 함께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양천구 안양천변로, 강동구 성내로(신명초교~생태공원), 관악구 단감나무 길, 성북구 석관로 감나무길 등이 유명하다.
가족이나 다정한 연인과 함께 도심 가을나들이 계획을 찬찬히 세워보는 것도 이 가을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되겠다.

서울시내 소문난 '단풍·낙엽 거리' 어디에 있나

종로구…삼청동길, 청와대길

경복궁에서 민속박물관을 거쳐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약 1km의 길은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은행나무가 유명한 곳.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산책하듯 걷다보면 1km 길도 어느새 금방이다. 민속박물관을 지나 갈림길이 나오면 왼편이 청와대로 진입하는 길, 오른편이 삼청터널로 이어지는 길.
두 곳 다 나무 아래로 걸을 수 있는 훌륭한 산책로. 낙엽을 주워 흩뿌리며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민속박물관 뒤편과 삼청동 길에는 갤러리와 맛잇는 집이 모여 있는 곳으로도 유명해 평소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대적인 건물의 국제갤러리, 날아갈 듯한 처마가 아름다운 학고재 미술관 등도 들려보면 좋을 듯.

중구…덕수궁길

걷고 싶은 서울의 대표적 거리 중 하나.
시청 쪽의 덕수궁 길에서 시작해 정동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도 운치 있기로 소문난 곳. 은행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더 낭만적이다.

왼편으로는 옛 대법원 건물을 운치있게 살려 개조한 시립미술관이, 정동극장으로 향하는 길로 쭉 걸어가면 정동극장, 정동이벤트홀, 스타식스 등 영화관과 공연장도 밀집해 있어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덕수궁 돌담길은 일방통행길이어서 차량이 쉽게 속도를 낼 수 없어 보행자가 더욱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다.
밤이면 돌담길을 비추는 조명이 군데군데 놓여져 있는 벤치와 어우러져 더욱 운치있다.

용산구…소월로 (힐튼호텔~하이야트 호텔)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 푸른 산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나들이하기에도 좋을만큼 남산은 도심과 가깝다.
평소에는 마음먹고 가야 하는 등산길이지만 이번 가을만큼은 낙엽을 감상하기 위해 슬슬 걸어올라가 보자.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출발해 힐튼호텔 방향으로 올라가 하이야트 호텔 쪽으로 걸어올라가면 된다.
가는 길에 만나는 남산 도서관, 독일문화원을 둘러봐도 좋다. 남산공원 북측 순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명성이 자자한 곳.
욕심을 조금 더 낸다면 서울시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서울타워 코스도 좋다.

마포구…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억새밭)

하늘공원을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10월. 햇볕이 따갑지 않고 선선한 바람이 항상 부는데다 9월말부터 부쩍 피어오르는 억새꽃망울이 양지바른쪽부터 활짝 터져 오르기 때문.
비록 단풍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3만평 규모의 억새꽃 사이로 한강과 어우러진 가을정취를 즐기는 것도 색다른 매력.
그래서인지 해마다 10월이면 펼쳐지는 억새축제는 회를 거듭할수록 서울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 중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곳에 오르니 왜 ‘하늘공원’인지 알겠다는 어느 방문객의 말처럼 파란 하늘아래 한껏 펼쳐진 억새밭 사이로 걷는 운치란 말로 형언할 수 없다. 억새밭을 배경으로 이곳 풍경을 카메라 앵글에 담으면 누구나 멋진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

노원구…화랑로 (태릉입구~삼육대)

8.6㎞의 구간에 버즘나무 등 1,200여 그루의 가로수가 터널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는 곳.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4번 출구로 나와 10분쯤 걸으면 육사 정문이 보인다. 서울여대를 향해 다시 왼쪽 길로 들어서면 가로수가 우거진 숲길이 나온다. 이곳부터 삼육대학교까지 가는 길은 산책은 물론 드라이브하기에 제격이다.
산책길에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도 볼거리가 많다. 산책이 끝나면 주변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며 잠시 쉬는 것도 운치를 더해준다. 출출해지면 선수촌 옆 태릉갈비촌에 들러 유명한 '태릉갈비'로 허기를 달래는 것도 좋을 듯.

강남구 양재천길·서초구 시민의 숲

양재천길은 양재천을 따라 강남구 도곡동과 대치동에 걸쳐 있는 2.8㎞의 보조간선도로.
하늘을 찌를 듯한 메타세쿼이아 나무 830여 그루가 특히 이국적이다.나무끼리 맞대어 터널을 이루고 있는 메타세쿼이아 숲을 보노라면 마치 독일의 전나무 숲에 와 있는 듯하다.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양재 시민의 숲도 산책코스로 좋다. 나무 25만 그루, 야외무대,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 자연관찰소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인근 양재천을 가로지르는 무지개 다리도 생기는 등 많은 시민들이 휴일을 이용해 즐겨 찾고 있다.
테니스장, 배구장, 농구장 등 스포츠시설도 갖추고 있어, 시민들은 이곳을 산책로뿐만 아니라 자전거도로와 운동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등포구…여의서로 (서강대로~국회 뒤~파천교)

벚꽃이 만개할 무렵이면 이곳을 찾는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곤 하지만 벚꽃 못지않게 아름다운 은행잎의 노란 물결도 놓치면 아까운 볼 거리.
서강대로에서 시작되어 국회의사당 뒤편을 거쳐 파천교로 약 1.8km에 걸쳐 이어진다. 옛 여의도 광장에 자리한 여의도 공원의 산책길도 둘러볼 수 있다.


단풍과 낙엽의 거리



열매가 있는 거리


하이서울뉴스 /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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