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12월 19일, 윤봉길 의사가 남긴 마지막 말
발행일 2020.12.11. 16:22
※ 본 기사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기 이전에 방문한 후 작성된 것입니다. 현재(12.5~)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은 임시 휴관 중입니다. -편집자주
1932년 12월 19일 독립운동을 하던 한 청년이 일본에 있는 가나자와 육군 공병 작업장에서 거적때기 위에 무릎이 꿇린 채 손이 묶여 총살형을 당했다. 사형집행관이 “마지막 할 말이 없는가?”고 묻자 그는 대답했다. “사형은 이미 각오하여 이에 임하여 하등의 할 말이 없다.” 마땅히 할 일을 했다는 듯 당당하고, 침착하게 말하고 총탄에 쓰려졌다. 그의 나이 스물 네 살, 꽃다운 청년이 죽었다. 그가 윤봉길이다.
윤봉길 기념관 내 윤봉길 의사 동상 Ⓒ박종섭
지난해 중국 상해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하고, 서울 양재시민의숲에 있는 윤봉길 기념관을 찾아 독립운동에 헌신한 애국지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적 있지만 그렇게 감동을 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기념관을 찾아 그의 행적을 살펴보고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뜨거운 애국심이 솟아올랐다.
윤봉길 의사 사형장 모습 사진 Ⓒ박종섭
윤봉길 의사가 폭탄을 투척한 장소는 일본 천왕의 생일과 전승 축하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기념식장이었다. 당시 중국 상해 홍코우 공원에는 일본인 1만여 명, 일반군중 1만여 명 등 약 3만 명이 운집했다. 사열대를 중심으로 기마병이 늘어섰고 일본 헌병에 의해 철통같은 경비가 이루어졌다.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윤봉길 의사는 사열대를 향해 물통 모양의 폭탄을 집어 던졌다. 폭탄이 터지자 식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당연히 잡혀 죽을 줄 알면서 과감히 이 일을 감행한 그 용기가 소름 돋게 한다.
중국 홍코우 공원 윤봉길 의사 폭탄 투척 행사장 배치도 Ⓒ박종섭
폭탄이 터지자 윤봉길 의사는 일본 군중들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해 피투성이가 되었다. 윤봉길 의사는 곧바로 현장에서 호위병과 헌병들에게 체포되었다. 현장에서 얼마나 얻어맞았는지 얼굴은 피투성이가 된 채 형체가 일그러져 있다.
폭탄 투척 후 피투성이가 된 윤봉길 의사 사진 Ⓒ박종섭
이 사건은 여러 나라에 긴급뉴스로 보도되어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독립을 갈망하는지 전 세계에 알려졌다. 폭탄 투척으로 상하이 파견 일본 사령관 시라카와 등 수뇌부에 중대한 타격을 입혔다. 이 거사로 인해 임시정부는 중국 장체스 총통의 인정과 중국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전 세계에 알린 윤봉길 의사 거사 사진 Ⓒ박종섭
거사 전 애국단에 입단한 윤봉길 의사가 선서문을 작성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하여 목숨을 바칠 것을 결의하는 맹세이다. 손에 든 수류탄과 권총이 그의 굳센 의지를 읽게 한다.
애국단 단원으로 선서하는 윤봉길 의사 Ⓒ박종섭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잘 알려진 김구 주석과 바꾼 회중시계가 있다. 행사장으로 거사를 하러 떠나는 날 아침 윤봉길 의사는 김구 주석과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아침 식사를 같이한다. 그리고 행사장으로 떠나는 자동차에 오르기 전 김구 주석을 돌아보며 말을 한다. “이 시계는 6원을 주고 산 것인데 선생님의 시계는 2원짜리이니 저와 바꾸시지요. 저는 이제 시계를 한 시간밖에 쓰지 못합니다.” 윤봉길 의사가 죽고 그의 유물과 함께 돌아온 시계가 전시되어 있다.
김구 주석과 맞바꾼 윤봉길 의사의 시계 Ⓒ박종섭
윤봉길 의사가 일본 대판 위수 형무소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24살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이 나라가 해방된 날 김구 주석은 그의 유해를 찾아 효창공원에 묻어주게 된다. 그리고 시민들이 산책을 위해 찾는 양재 시민의 숲에 그의 기념관이 지어졌다
양재시민의 숲에 지어진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전경 Ⓒ박종섭
필자는 지난해 중국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허락되지 않아 촬영을 못 해 아쉬웠지만 입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라는 간판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나라를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며, 잃어버린 나라를 다시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르는가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독립운동을 하던 상해 현장에서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그분들의 뜨거운 열정이 피부로 느껴졌다. 거사 당일 마지막 아침 식사를 마치고 행사장으로 떠나는 윤봉길 의사와 바라보는 김구 주석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안내
○ 위치 : 서울 서초구 매헌로 99(양재동 236)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6:30 (월요일 휴관)
○ 홈페이지 : http://www.yunbonggil.or.kr/
○ 문의 : 02-578-3388
* 현재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12월5일부터 임시 휴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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