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에 취하는 '와우산공원'

시민기자 최병용

발행일 2020.11.19. 13:42

수정일 2020.11.19. 13:42

조회 349

깊은 산속에서 시작된 가을이 어느덧 집앞까지 내려왔다. 길거리를 온통 수놓은 낙엽을 '사각사각' 밟는 이 소리는 또 1년이 지나야 느낄 수 있을 테니, 지금 맘껏 느끼고 싶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아름다운 단풍 옷 갈아 입은 만추의 절경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와우근린공원'을 소개한다.

알록달록 울긋불긋 와우산 단풍이 아름답다.
알록달록 울긋불긋 와우산 단풍이 아름답다. ⓒ최병용

와우근린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 2번 출구로 나와 와우어린이공원 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가을색이 완연한 와우어린이공원은 서울시가 지원하고 어린이와 주민이 함께 만든 시민 참여형 상상어린이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와우 어린이 상상 공원
와우 상상어린이공원 전경 ⓒ최병용

와우어린이공원을 지나 홍익대학교 인문대 쪽 사잇길로 향하면 예쁜 벽화 계단을 만난다. 2016년 거리 미술전 작품으로 그렸다는 설명이 보인다. 계단을 오르다보니 '사랑과 기억에 시간을 더하면 추억'이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는다. '나는 지금 기억을 새기며 살고 있을까? 추억을 남기며 살고 있을까?' 생각하며 걷게 된다.

예쁜 벽화가 가득한 계단을 만나는 행운도 누린다.
예쁜 벽화가 가득한 계단을 만나는 행운도 누린다. ⓒ최병용

산속 오솔길을 지나니 점점 더 붉어지는 단풍이 발길을 끈다. 와우근린공원이 있는 '와우산'은 무악산의 지맥이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자리해 '소가 누운 모양 같다'는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와우산은 소가 누운 모양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와우산은 소가 누운 모양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최병용

언덕 길을 올라 와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와우정 주변으로 노랑 단풍이 가득하다. 앞쪽이 한강과 서강대교 방향인데 잘 보이진 않는다. 봄에는 누구나 시인이 되고 가을에는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는데, 잠시 와우정에 앉아 인생을 되새겨보는 철학자가 돼보는 것도 좋겠다. 

한강과 서강대교까지 조망이 가능한 와우정
한강과 서강대교 방향으로 자리한 와우정 ⓒ최병용

와우근린공원 산책길은 2020년 마포구에서 코로나19시대 호젓하게 걷기 좋은 '마포구 걷고 싶은 길 10선'에 선정한 길이다. 알록달록 물든 단풍길, 사계절 푸르름을 간직한 대나무 숲길 등 다양한 매력의 걷기 좋은 길이 가득하니 선정이 안됐다면 더 이상하다.

마포구 걷고 싶은 길 10선에 선정된 길
'마포구 걷고 싶은 길 10선'에 선정된 길 ⓒ최병용

와우근린공원 정상부에는 실내 배드민턴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야외 무대 등 다양한 주민을 위한 공간이 있다. 단풍으로 물든 나무에 둘러쌓인 게이트볼장에 동네 주민들이 모여 한가로이 운동을 즐기는 모습에 저절로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농구장에서 농구를 즐기는 주민들 주변으로 펼쳐진 단풍의 향연도 놓칠 수 없는 한폭의 그림이다.

단풍에 둘러쌓인 게이트볼장에서 게이트볼을 즐기는 주민들 농구장 주변으로도 단풍이 붉게 물들었다.
단풍에 둘러쌓인 게이트볼장에서 게이트볼을 즐기는 주민들(좌),  농구장 주변으로도 단풍이 붉게 물들었다(우) ⓒ최병용

와우산은 높이 101m의 낮은 산이지만 단풍 만큼은 여느 산 단풍 못지 않게 아름다워 가을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더 늦기전에 와우근린공원을 찾아보길 권한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가 품고 있는 나즈막한 산들이 서울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만드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조만간 붉은 비가 땅에 내린 듯 아름다운 낙엽이 깔린 길을 다시 찾아 걷고 싶다.

가을단풍이 만연한 산책로
가을단풍이 만연한 산책로 ⓒ최병용

와우근린공원 안내
○ 시설 : 실내 배드민턴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야외무대, 조깅트랙, 운동쉼터, 화장실, 전망대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30길 87(창전동 3-243)
○ 교통 : 지하철 6호선 상수역 2번 출구, 광흥창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마포구 걷고 싶은 길 10선
○ 문화공간이 산재한 '경의선 숲길' 
○ 영화 '기생충' 촬영지가 포함된 '아현동 고갯길' 
○ 마포나루 번성기를 되돌아보는 '마포나루길' 
○ 양화진 등 역사를 간직한 '마포 한강길' 
○ 와우산과 홍대 거리문화를 체험하는 '와우!홍대길' 
○ 한강과 망원동 골목을 함께 걷는 '망원 한강길' 
○ 성미산 마을을 산책하는 '성미산 동네길' 
○ 하천을 따라 형성된 산책로 '개천따라 한강길' 
○ 공원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어우러진 '하늘노을길'
○ 문화비축기지와 DMC(디지털 미디어 시티)의 특성을 살린 '매봉상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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