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창포원, 7월에도 꽃길만 걸어요~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0.07.10. 16:56

수정일 2020.07.10. 16:56

조회 237

산책을 하기 위해 야외 식물원 서울창포원을 찾았다. 5월에 한창 피었을 붓꽃은 아쉽게도 모두 지고 흔적만 남았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산책길을 걸었다. 식물원 꽃밭에 각양각색으로 피어있는 꽃의 매력에 금세 흠뻑 빠지게 됐다.

도봉산역 앞에 위치한 서울창포원
도봉산역 앞에 위치한 서울창포원 ⓒ이봉덕

서울창포원은 서울 강북의 끝자락인 도봉산과 수락산 사이에 세계 4대 꽃 중 하나로 꼽히는 붓꽃(Iris, 아이리스)으로 가득한 특수 식물원이다. 1만6,000평 넓은 대지에 붓꽃원, 습지원, 약용식물원, 습지원, 초화원 등 12개 테마로 조성돼 있다. 서울창포원은 도봉산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했는데, 서울둘레길 1코스 수락·불암산 구간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서울창포원의 붓꽃원에는 노랑꽃창포, 부처붓꽃, 타레붓꽃, 범부채 등 '붓'모양의 꽃봉오리로 된 붓꽃류 130여 종이 있다. 초화원에는 꽃나리, 튤립 등 화려한 꽃이 계절 별로 피어난다. 약용식물원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약용식물을 관살펴볼 수 있으며, 습지원에서는 각종 수생식물과 습지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단오(음력 5월 5일)가 되면 머리를 윤택하게 하는 창포로 머리를 감았다.

문득 빈센트 반 고흐의 아이리스가 생각났다. 우리가 잘 아는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고흐는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 ‘해바라기’등 수많은 역작을 남겼는데 그중 ‘아이리스’는 1889년 작품이다. 그림 속에서 붓꽃들이 한들한들 춤을 추는 것 같다.

창포원에 조성된 리아트리스꽃밭
창포원에 조성된 리아트리스꽃밭 ⓒ이봉덕

원산이 북미인 리아트리스(Liatris_spicata)는 국화과의 꽃으로 수십 개의 작은 꽃들이 모여서 한 송이를 이루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보니 하늘로 곧게 뻗은 꽃들이 보라빛 자태와 단아한 모습을 한껏 뽐내고 있다.

서울식물원 초화원에는 사시사철 화려한 꽃들이 계절마다 피어난다.
서울식물원 초화원에는 사시사철 화려한 꽃들이 계절마다 피어난다. ⓒ이봉덕

초화원에 초록 잎사귀와 노란 나리꽃, 분홍 리아트리스가 보색 조화를 이루며 화려하게 피어있다. 창조주의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같은 백합과인 노란 나리꽃과 하얀 백합은 모양이 꼭 닮았다. 모두가 뜨거운 여름 햇빛을 온 몸으로 잘 견뎌내고 있다.

식물원에 노란색 미국미역취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식물원에 노란색 미국미역취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이봉덕

초화원에는 화려한 꽃들이 계절마다 각양각색으로 아름답게 피어난다. 미국미역취는 줄기 끝에 갈라진 가지에 노란색의 두상화가 촘촘히 모여 달려 무리 지어 있다. 노란 뭉게구름이 되어 온 세상을 덮고 있다. 눈이 부시고 가슴은 설렌다.

습지원을 지나 '책 읽는 언덕' 가는 길 꽃터널에 능소화가 피어있다
습지원을 지나 '책 읽는 언덕' 가는 길 꽃터널에 능소화가 피어있다. ⓒ이봉덕

능소화(凌宵花)는 ‘구중궁궐 꽃’, 또는 '양반꽃' 이라 부른다. 꽃말이 ‘영광’, ‘명예’인 것처럼 중후한 기품이 특별하다. 금세 발걸음을 사로잡고 만다.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을 올려다보았다. 꽃 터널을 지나니 책 읽는 언덕에서는 시민들이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다. 방해될까 조심조심 돌아 나왔다.

창포원 능소화 꽃터널을 거닐며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창포원 능소화 꽃터널을 거닐며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이봉덕

창포원 능소화 꽃터널은 한 편의 영화 속 배경 같다. 주인공이 되어 초록 궁궐 주황 꽃 터널을 지나며 우아하게 걸어본다. 

창포원의 습지원 연못 위에 설치된 나무 데크길
창포원의 습지원 연못 위에 설치된 나무 데크길 ⓒ이봉덕

생태 연못에 여름 수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수련은 발갛게 피어오른다. 습지원에서는 각종 수생식물과 습지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연못 위에 평평한 데크길을 걸으며 산책을 즐겼다. 마스크와 이어폰을 끼고 양산을 바치고 걷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식물원 산책길에 자리한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식물원 산책길에 자리한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이봉덕

식물원 곳곳에는 쉼터와 원두막, 벤치 등을 조성해 여가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널따란 식물원 갓길을 따라 걷다보니 길가에 시원한 원두막이 보인다. 꽃밭에는 시원한 물줄기는 지쳐있는 화초에 생기를 넣어주고 있다. 여기저기 화초에 물을 주고, 연못의 녹초를 걷어내며, 잡풀을 제거하고 있는 공원 관리인들에게 미소로 고마움을 전했다.

아름다운 창포원을 산책하다가 시 한편이 생각 났다. "마지막 꽃잎을 떨구면서 오월 붓꽃은 속삭이는 듯했지요. 나는 당신이에요, 나는 죽지 않아요. 또 여러 번의 봄이 지나고 이곳에 나 혼자 남는다면 그래도 혼자 남는 게 아니라는 걸 오월 붓꽃이 말해 주겠지요." 류시화 시인의 5월 붓꽃이라는 시이다.

잠시 사라지는 것 같지만 때가 되면 꽃은 반드시 다시 피어난다. 기다리는 사람과 가꾸는 사람을 위하여 다시 피어난다. 내년 5월에는 놓치지 말고 붓꽃을 보러 와야겠다.

■ 서울창포원 안내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 916(도봉동 4)
– 교통 : 지하철 1, 7호선 도봉산역 > 도보 1분 > 서울창포원
– 운영시간 : 매일 05:00 - 22:00, 무료입장
– 홈페이지 : parks.seoul.go.kr/irisgarden
– 문의 : 서울창포원 관리사무소 02-954-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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