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공원의 여름 향기
발행일 2020.06.11. 13:38
온실 앞쪽에 조성된 물놀이장에서 놀이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박분
어느 계절에 찾아가도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선유도공원을 초여름의 문턱에 찾았다.
한강 한복판에 자리한 선유도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재생공원이다. ‘선유봉’이라 불리던 한강의 아름다운 명소였으나 암석을 채취하면서 훼손되기 시작해 1965년 양화대교가 이곳을 통과하며 건설되고 1978년 선유정수장이 건설되면서 옛 모습을 잃게 됐다. 2000년에 정수장이 폐기된 뒤 2002년에 정수장 시설을 재활용한 생태공원으로 수질정화원, 선유도 이야기관, 녹색 기둥의 정원, 수생식물원, 시간의 정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문객들이 수로 옆으로 난 데크를 따라 한가롭게 걷고 있다 ⓒ박분
사각형의 수조에는 노랑어리연과 수련이 시샘하듯 꽃을 피우고 있다 ⓒ박분
물의 공원답게 수로에는 물이 가득하다. 수로를 따라 당도한 곳은 수생식물원이다. 붉거나 분홍 빛깔을 띤 수련꽃도 예쁘지만 노랑어리연꽃에도 자꾸만 눈이 간다. 이 공간은 옛 정수장의 여과지로 사용했던 곳이다. 수생식물들의 정화작용으로 더욱 맑아진 물속에는 작은 물고기들도 떼 지어 몰려다닌다. 물과 푸른 식물들, 그리고 낡은 정수시설물이 한데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수생식물원에서 한 층 아래 저지대로 걸음을 옮기면 담쟁이덩굴이 무성한 높다란 벽체의 연속이다 ⓒ박분
오래된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시간의 흔적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박분
이곳은 옛 정수장에서 물속 불순물을 가라앉히던 침전지로 사용했던 공간으로 ‘시간의 정원’으로 불린다. 선유도공원의 여러 주제정원들 중에서 옛 정수장의 모습을 가장 온전하게 남겨 재생한 공간으로 알려졌다. 오래된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시간의 흔적을 뚜렷이 느낄 수 있기에 아마도 ‘시간의 정원’이란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선유도공원에서 시간의 정원은 선유도공원의 여러 재생 공간 중 단연 으뜸이라 할 만하다.
녹색 기둥의 정원에는 푸르름이 넘친다 ⓒ박분
콘크리트 기둥에 덩굴식물이 자리를 잡으며 녹색 기둥의 정원으로 탈바꿈한 현장이다. 과거 정수된 물을 담아두던 곳으로 정수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기둥을 남겼다. 삭막한 콘크리트 기둥을 덩굴식물이 감싸주면서 하나가 되었다.
이 밖에도 선유도공원 구석구석에는 옛 정수장의 설비들이 남아있어 재생공원 특유의 모습들을 하나씩 발견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환경놀이마당과 원형극장 및 환경교실 등은 옛 정수장의 탱크 설비들을 재활용해 만든 공간이다.
소풍을 나온 일가족의 모습 옆으로 빗물을 한강으로 방류할 때 정수장에서 사용했던 밸브가 예술작품처럼 놓여 있다 ⓒ박분
탁 트인 선유전망대에 올라서면 시원함이 그만이다. 강바람은 물론, 넓은 전망대와 쭉쭉 하늘 높이 뻗은 미루나무도 시원스럽다 ⓒ박분
하늘공원과 북한산 등 전망안내도에 나타난 장소를 찾아보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즐겁다 ⓒ박분
선유도공원 전망대는 볼록한 아치형의 선유교와 연결되어 있다 ⓒ박분
멀리 조선시대 적 선유봉에서 수돗물을 만들던 정수장 시절을 거쳐 아름다운 공원으로 시민들의 휴식처가 된 선유도공원에서 초여름의 향기를 맡아보면 어떨까?
■ 선유도공원
○ 위치 :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343
○ 운영시간 : 매일 06:00 ~ 24:00
○ 홈페이지 : http://parks.seoul.go.kr/template/sub/seonyudo.do
○ 문의 : 02-2631-9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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