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촬영지 총정리!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0.02.25. 18:37

수정일 2025.05.21. 16:52

조회 2,473

영화 ‘기생충’의 열풍이 여전히 뜨겁다. IMF 외환위기 때 박세리 선수의 전설적인 투혼이 그랬던 것처럼 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던 차에 너무나 벅찬 소식이었다. 상상할 수도 없었던 놀라운 결과 앞에 많은 이들이 백 년 전 백범 김구의 소망을 상기하기도 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BTS의 RM도 수상소감에서 언급되었던 '백범 김구가 꿈꾼 바로 그 나라'가 실현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얘기처럼 가장 개인적인 것,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보편성을 얻었다. 오스카가 선택한 영화 '기생충' 촬영지를 찾았다.

영화에서는 ‘우리슈퍼’였지만 실제로는 ‘돼지슈퍼’인 가게가 마포구 손기정로에 있다
영화에서는 ‘우리슈퍼’였지만 실제로는 ‘돼지슈퍼’인 가게가 마포구 손기정로에 있다 ©이선미

영화 '기생충' 주인공 가족이 살던 집은 마포구에 있다. 영화에 등장했던 슈퍼는 실제로 영업 중인 곳으로 바로 그 골목에 그들이 살았다. 촬영이 끝난 후 ‘우리슈퍼’는 원래의 이름인 ‘돼지슈퍼’로 돌아갔다. 마을버스가 다니는 골목에 몇 번이나 시민들이 멈춰 서서 인증숏을 찍고 있었다. 영화 '기생충'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찾아왔다고 생각하니 반가웠다.

영화에서는 ‘박 사장 집’으로 향하던 계단이 슈퍼 골목 안쪽에 자리한다
영화에서는 ‘박 사장 집’으로 향하던 계단이 슈퍼 골목 안쪽에 자리한다 ©이선미

영화 첫 장면에서 주인공 가족은 돈을 벌기 위해 반지하 집에서 피자박스를 접는다. 영화에 등장한 ‘피자시대’는 노량진에 있는 ‘스카이피자'이다. 기생충 팬들의 성지가 됐다는 피자집에는 영화 ‘기생충’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었다. 봉 감독과 찍은 사진과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심지어 영화에 등장했던 ‘친환경 수세미’도 판매중이었다.

노량진에 있는 ‘스카이피자’에는 봉 감독과 주인할머니가 찍은 사진이 붙어 있다
노량진에 있는 ‘스카이피자’에는 봉 감독과 주인할머니가 찍은 사진이 붙어 있다 ©이선미

영화에서 ‘충숙’이 뜨개질하던 친환경 수세미는 피자가게 주인할머니에게 배운 것으로 가게에서도 팔고 있다
영화에서 ‘충숙’이 뜨개질하던 친환경 수세미는 피자가게 주인할머니에게 배운 것으로 가게에서도 팔고 있다 ©이선미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기택의 가족은 거짓으로 취업해 있던 ‘박 사장 집’을 나와 퍼붓는 빗속을 달린다. 그들은 이 계단을 내려가 터널을 지난다. 그리고 폭우로 침수된 자신들의 집을 맞닥뜨린다. 외면하고 싶은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현실 같은 장면이었다.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던 길은 자하문 터널 계단이다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던 길은 자하문 터널 계단이다 ©이선미

기택의 가족이 비에 젖은 채 돌아가던 터널 안으로 눈발이 쏟아지고 있다
기택의 가족이 비에 젖은 채 돌아가던 터널 안으로 눈발이 쏟아지고 있다 ©이선미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4관왕 수상 소식에 서울시는 ‘기생충’ 탐방코스를 만들어 열풍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누군가는 반지하 방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힘겨운 모습을 굳이 소문내야 하느냐고 하고, 또 누군가는 가난을 상품화하는 게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말했듯이 우리는 모두 자본주의라는 한 국가에 살고 있다. 그 안에서 겪게 되는 빈부격차 역시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런 까닭에 ‘기생충’이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 아닐까. 영화 기생충과 관련해 많은 의견들이 있겠지만 봉준호의 영화 수상 소식으로 즐거워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반가웠다.

기택 계단에서 내려다본 골목 풍경
기택 계단에서 내려다본 골목 풍경 ©이선미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기생충’ 촬영지들은 이미 ‘서울관광’ 홈페이지에 소개되었다. 정보를 접한 많은 외국인들도 돼지슈퍼와 피자가게에 많이들 찾아온다고 한다.

영화의 수상소식은 우리에게 상상도 하지 못했던 큰 기쁨을 주었지만 영화 ‘기생충’은 여전히 답답하고 여전히 우울하다. 기생충의 현실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자와 빈자의 ‘기생’은 ‘공생’이 될 수 없을까? 영화 ‘기생충’이 우리 사회가 공생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그런 꿈을 꿔보는 봄날 같은 겨울이다.

이미 많은 기생충 팬들이 방문한 ‘스카이피자’에는 사인을 위해 펜이 준비되어 있다
이미 많은 기생충 팬들이 방문한 ‘스카이피자’에는 사인을 위해 펜이 준비되어 있다 ©이선미

영화에서 ‘기우’가 부잣집 과외교사 면접을 보러 가던 골목은 담쟁이덩굴 푸르던 날의 성북동 주택가다
영화에서 ‘기우’가 부잣집 과외교사 면접을 보러 가던 골목은 담쟁이덩굴 푸르던 날의 성북동 주택가다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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