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역사공원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다

시민기자 고소연

발행일 2019.09.19. 17:25

수정일 2019.09.19. 17:25

조회 379


서소문역사공원 입구에 세워진 이정표 ⓒ고소연

지난 6월 1일, 서울시 중구 칠패로에 위치한 서울 서소문근린공원이 리모델링을 거쳐 ‘서소문역사공원'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되었다. 현재 중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서소문역사공원은 지상의 역사공원과 시민편의시설, 지하의 역사박물관, 추념공간 등으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약 8년간 이루어진 공원조성사업으로 새롭게 역사공원으로 재단장하게 된 것이다.

서소문역사공원의 산책로 ⓒ고소연

지상공원에서는 잘 가꾸어진 각종 식물 속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으며 곳곳에 세워진 작품에서 조선 후기 사회적 변화와 종교적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서소문공원은 천주교의 '순교성지'로 유명한데 신유박해부터 병인박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처형되었기 때문이다. 천주교인 뿐만 아니라 많은 실학자와 개혁가가 이곳에서 핍박을 받았다. 박물관 내에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문서와 작품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서소문 공원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조선시대 후기 처형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이었다고 한다. 서소문(소의문)은 조선시대에 시신을 성 밖으로 운반하는 대표적인 통로였다. 서소문밖 네거리에는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물길인 '만초천'이 한강으로 흐르고 있었고 이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공원의 위치에서는 죄수들이 참형, 효시되었으며, 망나니는 사람을 죽이기 전 참형장 옆 우물을 열어 칼을 씻었다고 한다. '뚜께 우물'이라는 명칭을 가진 이 우물은 현재까지도 보존되어 있다.

망나니가 참형식 전 칼을 씻었다고 전해지는 '두께 우물' ⓒ고소연

공원의 지하로 내려가면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입구가 나온다. 박물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개관한다. 수요일에는 개장 시간을 오후 8시 30분까지 연장하며, 마감시간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며 상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서소문역사박물관은 매주 수요일에만 8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고소연

박물관 내부에는 성정하상기념경당이 있는데, 여기에서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가 열린다. 이 경당은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이자 참형터에서 순교한 정하상(1795년, 정조 19)과 그의 가족 순교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한다.
경당뿐만 아니라 도서관과 강의실 등의 시설도 시민에게 개방되어 있다. 천주교 순례성지지만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서울시민에게 열려있는 공간으로 거듭난 서울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와 다양한 기획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지하에 위치한 하늘광장 ⓒ고소연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가장 지하에는 하늘광장(혹은 하늘길)이 자리하고 있다. 카메라를 들고 출사 나온 시민들, 연인들, 가족들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부분의 관람객이 오래 머무르다 가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던 순교자들을 기리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사면이 모두 붉은 벽돌로 둘러싸여 있으며, 지하 3층부터 지상의 서소문역사공원까지의 공간이 뚫려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고개를 들면 푸른 하늘을 원없이 바라보며 도심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하늘과 땅의 소통'이라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주된 공간개념을 잘 나타낸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하늘광장에서 다시 실내로 들어오면 콘솔레이션 홀이 있는데 연극 등이 공연되기도 한다.  

하늘공장에서 내부로 들어오면 갤러리 분위기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 ⓒ고소연

서소문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지난 8월 제 37회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시 건축상은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구현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 건축물에 수여하는 상이다. 시민 투표에서도 상당히 높은 득표를 보였던 이곳은 역사적 공간에 종교적 상징성과 공공성, 예술성까지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위도 한풀 꺽이고 선선한 바람마저 느껴지는 요즘, 주말 나들이 코스로 서소문역사공원 어떨까. 자연을 즐기고, 지하의 박물관에서 역사와 순교자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위치 서울 중구 칠패로 5

운영 시간 매일 09:30~17:30, 설날 및 추석 당일 휴무, 수요일 09:00~20:30

문의 02-3147-2404

블로그 https://blog.naver.com/ssmsh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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