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흔적, 몽촌토성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10.06. 00:00

수정일 2004.10.06. 00:00

조회 1,231



시민기자 진보라


어렸을 때 큰집에 가면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사촌 동생들과 늘 밖으로 놀러 다녔다. 큰집 근처에는 턱이 진 언덕이 길게 있었는데 거기서 구르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것은 지역성곽을 지탱하는 토성이어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던 중요한 것이었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다.
몽촌토성에 가보면 그렇게 생각이 될 수도 있다. 올림픽 공원의 현대식 시설 안에 조경처럼 보이는 언덕배기가 무엇이 그리 중요하냐고..
몽촌토성은 지하철 8호선의 몽촌토성 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거나 5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려서 올림픽공원 안으로 걸어가면 15분 정도가 걸린다.

88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몽촌토성의 존재를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 토성은 올림픽 공원의 조성 계획에 의해 발견, 보존된 곳이다.
지금은 올림픽 공원의 한 부분으로 주로 산책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경쟁 장소였다.
백제인들이 만든 몽촌토성은 건축 후 150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달라진 점이 없다고 하니 그냥 흔한 토성은 아니듯 싶다. 도구를 사용해 부수려고 해도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우선 몽촌 역사관에 들려 출토 유물을 관람했는데 토기와 기와등이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유물은 많지 않았다(100여점 정도). 몽촌토성에서 발굴된 유물은 만점이 넘지만 수용할 곳이 없어 서울대 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토성으로 향하는 길은 나즈막한 산을 오르는 기분이다. 현재 남아 있는 몽촌토성길은 약 2.7Km정도이다.
풀냄새가 폴폴 풍겨 어릴때 큰집 근처의 언덕에 올라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래에서 사람들은 인라인을 타고 시원하게 질주를 한다. 물줄기가 주변을 둘러싸고 흐른다.
한참을 걸어가다 보면 나무토막이 촘촘히 연결된 것을 볼 수가 있다.
목책이라는 방어용 도구이다. 허술한 방어도구 같지만 꽤 단단해 보인다.

또 토성 밖으로 일부러 만들어 놓은 해자(인공호수)역시 방어용이다. 토성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선조들의 기술과 정신이 살아있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문화재들이 우리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지... 몽촌토성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는 아쉽다면 올림픽 공원을 찬찬히 둘러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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